유연석 탐구생활 Ver.2.0 비호감 캐릭터? 실제론 호감 캐릭터!

 

▲ 영화<늑대소년>에서 지태 역의 배우 유연석이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미소를 짓고 있다. ⓒ 이정민

어쩌면 배우 유연석에게 2012년은 다소 억울한 한 해로 기억될 수도 있겠다. 상반기 대한민국을 첫 사랑 열풍에 빠지게 한 멜로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국민 여동생 수지를 괴롭히는 압서방으로 등장했고, 하반기 아련한 사랑의 추억을 불러일으킬 <늑대소년>에서 역시 사랑스런 박보영을 괴롭히는 못된 남자 지태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일단은 지태 나름의 타당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라며 그는 당당히 말했다. 압서방이든 지태든 결국 사랑하는 대상을 갈구하는 한 마리의 불쌍한 늑대일 뿐. 우린 다 알지 않나. 결국 많이 사랑하는 쪽이 비루해지고 못나보이는 법. 사랑의 역학관계를 몸소 보인 유연석이야 말로 이 시대 수많은 남녀들이 보고 감정이입할 캐릭터를 맡은 셈이었다.

① <늑대소년> 유연석은 성실파 배우

곱상해 보이는 외모와 훤칠한 키로 늘 주목과 사랑을 받으며 자랐을 거 같지만 배우 인생에서 유연석은 흔히 말하는 인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쪽이었다. 연기 역시 만들어진 캐릭터를 표현하기 보단 스스로 노력하며 풀어가는 성실파에 속했다.

그 증거 중 하나가 바로 <늑대소년>에서 지태로 '빙의'하는 모습이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박보영이나 선배 배우 장영남이 못된 남자 지태에 몰입하려는 유연석의 모습을 보며 놀릴 정도로 그는 현장 분위기에 빠져 들어 있었다.

"촬영을 들어가기 전에 2 대 8 가르마를 하면 지태로 빙의가 되기 시작했어요. 부잣집 아들로서 삐뚤게 행동하며 극중 순이(박보영 분)을 괴롭히는 역할이니 스스로 주문을 넣었죠. 제가 입술을 씰룩 거린다거나 눈을 감는 모습을 보고 보영이나 영남 선배가 '쟤 또 빙의한다고 재미있어 했어요(웃음)."

얄미우면 얄미워질수록 영화에서 배우 유연석은 성공한 거였다. 지면을 빌어 분명히 밝히지만 실제 유연석은 다정다감하며 재주도 많은 한국 영화계 젊은 피임을 새삼 강조한다. <늑대소년>에서 철수 송중기가 으르렁 거리며 순이를 무조건 보호하는 마성의 매력을 보였다면 유연석은 인간미를 새삼 강조한 것.

"지태는 화면에 등장하자마자 나쁜 짓을 하고 못 되게 구는데 대체 왜 저럴까,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나 그런 부분을 생각해서 했어요. 제 나름의 전사를 꾸며서 한 거죠. 부잣집 아들로서 보고 자라온 환경이 그랬을 거다. 갈등을 유발시키는 인물이면서도 사랑에 대한 간절함을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면서 접근했죠."

 

▲ 영화<늑대소년>에서 지태 역의 배우 유연석이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 영화<늑대소년>에서 지태 역의 배우 유연석이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우수에 젖은 눈빛을 보여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② 유연석에게 2012년은 악역의 해? "사랑의 도우미로 기억해 달라"

지난해 영화 <열여덟,열아홉>으로 4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알렸던 유연석이 올해 보인 모습을 악역으로만 기억하며 단정짓진 말자. 유연석 스스로도 캐릭터보단 작품 자체가 좋았기에 참여했다고 밝혔으니 말이다. 유연석은 "시기적인 문제지 좋은 작품을 통해 참여했다는 사실은 고맙고 감사한 것"이라며 "악역이라기 보단 사랑의 도우미 역할을 했다고 기억해 달라"고 덧붙였다. 사실 맞는 말이다. 지태로 인해 늑대 철수와 순이의 사랑은 더욱 극적이지 않았나.

그런 유연석을 의식한듯 박보영은 <오마이스타>와 인터뷰 자리에서 "편집 과정에서 연석이 오빠가 아쉬울 수도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귀띔해주기도 했다.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악역으로 표현했어요. 이야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몇 부분을 드러내야했죠. 그래서 일관성 있는 악역으로 보이기에 아쉬울 수도 있지만 제가 나빠질수록 둘의 사랑이 보이잖아요. 올해 제가 악역의 인상을 드렸다면 이후 그와 상반된 모습을 보여드리면 관객들은 더 흥미 있어 하지 않을까요?"

<늑대소년>을 볼 때 이 장면은 꼭 기억하자. 영화 말미에 지태가 순이를 발로 차는 부분에서 던지는 대사도 기억하자. "나는 널 좋아하는데 왜 넌 날 안 좋아하니!" 여기에 지태라는 캐릭터의 모든 게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말이다. 철수가 지태를 공격하게 하기 위해선 지태의 안타까운 감정은 최대한 줄여야 했기에 해당 부분은 살짝 톤 다운됐다는 후문이다.

 

▲ 영화<늑대소년>에서 지태 역의 배우 유연석이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③ 다재다능, 유연석의 요즘 취미는?

이미 지난 인터뷰에서 한창 사진 촬영에 열중임을 알린 유연석은 여전히 사진 촬영에 열심이었다. 새로 장만한 카메라로 산책할 때든 여행할 때든 항상 찍는다고 했다. 최근엔 한 영화잡지에 사진을 연재하고 있으니 참고하자.

또 하나 악기에 대한 취미도 있단다. 최근 포켓 색소폰에 심취한 그였다. 태국 여행 때 접한 이후 그 매력에 빠졌다고.

"제가 잡다하게 취미가 있어요. 남들이 많이 하는 거보단 특이한 거에 관심이 많고요. 피아노와 기타는 어릴 때 했었고 요즘엔 대나무로 된 색소폰을 하고 있어요. 포켓 색소폰이라고 하는데 리코더 소리가 나는 악기죠. 4년 전 태국에 놀러갔다가 처음 봤는데 너무 비싸서 사지 못하다 요즘 인터넷 경매 사이트로 주문을 했습니다(웃음)."

새롭고 평범하지 않는 평소의 취미처럼 유연석은 배우 생활에서도 개성을 담아내길 원하고 있었다. 올해 멜로 영화 <건축학개론>, 공포 옴니버스 영화 <무서운 이야기>, 그리고 <늑대소년>을 통해 배우 유연석을 한 번에 떠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연석은 "오히려 그게 제 장점이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마다 상반된 캐릭터를 그릴 수 있다는 건 분명 큰 장점이니 말이다.

그 역시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이 항상 있다고 한다. 영화계 신예 배우를 다루는 언론 역시 이들의 열정과 노력에 주목해야하지 않을까. 수지와 함께한 유연석 혹은 송중기와 함께한 유연석이 아닌 배우 유연석에 재대로 집중해보자. 생각 이상의 매력에 빠질 것이다. 10년짜리 보증서를 쓰는 심정으로 하는 이야기다.

 

▲ 영화<늑대소년>에서 지태 역의 배우 유연석이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강렬한 눈빛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 이 글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졸업생 이선필 기자가 <오마이스타>에 보도한 기사를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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