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부산 청춘들과 함께 한 명사들의 토크콘서트

“여러분, ‘이‧유‧강’만 기억하면 됩니다. 첫째, 이효리처럼 웃어라. ‘텐미닛(10 minutes)’의 가사처럼 10분 안에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으려면 많이 웃어야 합니다. 둘째, 유재석처럼 말하라. 유재석씨는 절대 남을 깎아내리면서 이야기 하지 않죠. 남을 기분 좋게 하는 유재석의 화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 강호동처럼 반응하라. 강호동씨는 별 말 아니어도 큰 리액션(반응)을 보여주는데요, 상대방이 이야기했을 때 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것 또한 호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29일 저녁 부산시 동구의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청춘토크콘서트에서 26년차 방송인 이숙영씨가 한 말이다. ‘소통하는 법’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이씨는 “요즘 사람들은 어디에 누구와 있든 스마트폰을 놓지 못한다”며 “딴청 부리지 말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방송인 이숙영씨와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는 400여 명의 관중들. ⓒ 정혜정
부산지역 젊은이들을 위해 비에스(BS)금융그룹이 주최한 이 행사에는 런던올림픽 축구 국가대표였던 박종우 김창수 이범영(부산아이파크)과 한국홍보전문가인 서경덕(성신여대) 교수도 강연자로 나왔다. 대학생 등 400여 명의 부산 시민들은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며 호응했다. 
 
‘국대’들이 슬럼프를 이겨내는 법
 
박종우 선수는 런던올림픽 준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독도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현했다가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를 기다리고 있다. 박 선수는 “(FIFA의 결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심적 부담을 느끼지만 현재 진행 중인 스플릿 리그(정규리그 성적에 따라 K리그를 상하위 8개팀으로 나눠 벌이는 경기)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국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영국측 마지막 키커 다니엘 스터리지(첼시)의 골을 잘 막아내 팀을 준결승으로 이끈 골키퍼 이범영 선수는 런던올림픽 뒷 이야기를 묻는 질문에 승부차기 직전 상황을 떠올렸다.
 
“승부차기에 들어가기 전, 연장전 후반 때 제가 볼을 잡고 일부러 시간을 끌었어요. 승부차기까지 가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작전이었죠. 그런데 제 연기력이 좀 부족했었나 봐요. 경기 끝나고 선생님과 형들이 국민체조하냐고, 거기서 왜 스트레칭을 하냐고 놀리셨어요.”(웃음)
 
런던올림픽 영국전에서 경기초반 오른팔 부상을 당해 교체된 뒤 귀국, 수술과 재활에 전념해온 김창수 선수는 최근 2개월 만에 경기장에 복귀했다. 그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선수들도 슬럼프를 겪는다고 털어 놓았다. 
 
“올 시즌 초반에 네 게임을 연달아 이기지 못했을 때 주장으로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지 선후배들과 회의도 많이 했어요. 저는 부상을 당했을 때나 게임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그날 경기 영상을 끝까지, (원인분석이) 될 때까지 다시 보고 생각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여러분들도 목표를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 청춘콘서트에 참여한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 ⓒ 정혜정
뉴욕 타임스퀘어에 한국전용 광고판 추진 
 
국가대표 선수들에 이어 무대에 오른 서경덕 교수는 청춘들에게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라’고 조언했다.
 
“제가 한국을 알리는 활동을 하는 이유는 재미가 있기 때문인데요, 스스로가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연봉이 적으면 어떻고, ‘월화수목금금금’이면 어떻습니까. 힘들더라도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성공적인 삶이죠.”
 
학창시절 10년간 150여 개 외국 도시를 여행하며 ‘한국홍보전도사’ 역할을 하던 대학원생 서경덕은 ‘새로운 방법으로 한국을 알려보자’는 생각으로 7년 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독도 알리기 광고를 실었다.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모은 돈으로 광고를 실었어요. 광고가 나오는 날, 밤을 꼬박 새고 새벽 5시40분에 집을 나가 신문을 사서 펼쳤습니다. 손이 파르르 떨렸는데, 그 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입니다.”

서 교수는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뉴욕 현대미술관 등 세계적인 박물관에 한국어서비스 개설을 유도하고,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 전광판 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전파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타임스퀘어 광장에 한국전용 광고판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또 세계에서 가장 광고비가 비싼 미국 슈퍼볼 경기 쉬는 시간(30초당 350만 달러)에도 30초짜리 깜짝 광고를 넣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강연을 마치며 “취업도 어렵고 힘든 상황이 많겠지만 여러분도 준비만 되어 있으면 언젠가 큰 꿈을 펼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격려했다. 
 
“인간관계와 삶을 돌아 볼 계기 됐어요”  
 
이날 콘서트는 오후 5시쯤 축구선수들의 사인회로 시작돼 강연과 질의답변 등으로 4시간 가량 이어졌다. 허남식 부산시장과 BS금융그룹 이장호 회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행사가 끝난 뒤 많은 청중들은 유익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 부산아이파크 소속 (앞쪽부터) 김창수, 박종우, 이범영 선수가 사인회를 갖고 있다. ⓒ 정혜정
회사원 김효영(31‧여‧울산)씨는 “맨땅에 헤딩하는 열정과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는 시야를 가진 서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내 삶에도 조금은 변화가 생길 것 같다”며 “한 곳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번 강연이 주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이숙영의 파워에프엠(FM)>을 10년째 듣고 있다는 김남중(26‧한국해양대3)씨는 “사회에 나가 어떻게 인간관계를 만들어가야 하는가에 대해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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