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대 미군의 태평양지역 핵심기지였던 필리핀의 해군기지

수비크만

수비크만은 냉전시대 미군의 태평양지역 핵심기지였던 필리핀의 해군기지다. 수비크만이 최근 미군의 아태지역 전진기지로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군과 필리핀군의 합동군사훈련에 참가하는 미 해군 함정들과 해병대 병력이 속속 수비크만에 입항하면서 과거 미국의 최대 해외기지였던 전략적 가치가 되살아나는 것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며 강공책을 고수하는 중국과 대치해야 할 필리핀과 아시아 중심의 군사정책을 표방하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활용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필리핀은 과거 미군의 최대 해외기지였던 수비크만을 전면 개방, 사실상 미군과의 군사협력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도 최근까지 로스앤젤레스급 `올림피아' 등 무려 4척의 핵잠수함을 파견하고 양국간의 상호방위조약을 거듭 확인하는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수비크만 관리공사(SBMA)는 최근 수비크 국제공항을 관광객 유치를 위한 테마파크 등 종합휴양지로 본격 개발하려던 기존의 계획을 전면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수비크만은 특히 잠수함과 대형 함정들이 정박하기 좋은 천연 심해 항구여서 아태지역 중심의 전력 재편에 나선 미국의 최우선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중심전략에 따라 항공모함 등 해군 자산과 공군 전력을 서태평양 지역으로 배치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항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남중국해에 직접 접하고 있는 북부도시 올랑가포에 자리잡고 있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에 따른 사태 발생시 신속대응이 가능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식민통치로 미국과 첫 인연을 맺은 수비크만은 2차 대전 당시 인근의 클라크 공군기지와 더불어 미국의 핵심 군사기지였다. 지난 1970년대 베트남전 당시 병참지원을 담당하는 보급기지 역할을 담당했고, 냉전시대에도 여전히 높은 전략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1990년대 초반부터 필리핀 전역에 민족주의 바람이 확산, 반미시위가 격화되자 여론을 의식한 필리핀 상원은 기지임대협정 연장안을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 1992년 11월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미국 함정의 출항을 끝으로 미군과 수비크만과의 질긴 인연이 단절됐다. 그러나 남부지역 이슬람 반군과 사실상 내전을 치르던 필리핀 정부는 1999년 미국과 군사교류협정을 맺어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이 재개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미군의 수비크만 사용을 허용했다. 이후 미군과 필리핀군의 합동군사훈련은 최근까지 정례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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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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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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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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