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비판적이면서 당 인정 받는 '특이한 존재'
인민일보 "진정한 노벨상 후보" 극찬

모옌은 중국의 작가들 중에서도 대표적인 ‘지한파’로 통한다. 그는 수차례의 공식 방한 외에도 부인과 함께 여행을 올 정도로 한국과 인연이 깊다.

2005년 서울국제문학포럼 때 모옌을 처음 만나 ‘의형제’를 맺은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은 “모옌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털털한 외모를 가졌지만, 사고가 합리적이고 문학관이 폭넓다”고 소개했다. 많은 중국 작가들이 낡은 리얼리즘 사고관을 가졌거나 공산당의 이데올로그 노릇을 하는 반면, 모옌은 개방적이라는 것이다. 당시에도 고구려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비판해 한국 언론에서 화제가 됐다.

체제비판적이면 중국에서 활동이 어렵고, 체제협조적이면 문학적 자유를 추구하기 어려운 중국 문단의 현실에서 모옌은 특이한 존재다. 옛 이야기에 빗대 현실을 비판하지만, 당이나 문인들과도 사이가 좋아 중국에서도 ‘대표 작가’로 꼽힌다.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민일보에서도 그를 두고 “우리도 진정한 노벨문학상 후보를 가졌다”고 평가할 정도다. 모옌은 지난해 11월 중국작가협회 부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이욱연 서강대 교수는 모옌이 “민중, 농민의 입장에서 중국 근현대사, 혁명, 자본주의의 의미를 그린다”며 “대단히 중국적인 것을 다루면서도 그 방식이 보편적, 인류적 경험과 맞닿아 있다”고 소개했다. 모옌의 수상 이유에 대해서는 “중국 작가 중에서도 영역이 제일 많이 돼 있어 해외에 잘 알려져 있다”며 “리얼리즘의 정신을 갖고 있으면서도 표현 방식이 다양해 서구 독자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는 2005년 서울문학포럼에 참석해 의미심장한 ‘예언’을 했다. 그는 포럼 참석자 중 4명을 가리키며 향후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불과 7년 만에 오에가 지목한 이 중 3명(르 클레지오, 오르한 파묵, 모옌)이 실제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오에가 지목한 마지막 1명은 한국 작가 황석영씨다.


* 이 글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졸업생 황경상 기자가 백승찬 기자와 함께 경향신문에 보도한 기사를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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