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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돌파할 동력 내수에서 찾아야
올해 2%대 성장 등 ‘경제 엔진’ 약화 뚜렷...구조적 전환 시급
[두런두런경제] 김광진 제정임의 경제카페
2012년 10월 11일 (목) 00:00:16 박정헌 기자 foxmulder7@naver.com
 
   
김광진(KBS2라디오 ‘김광진의 경제포커스’ 진행자): 올해와 내년의 우리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수정 전망을 내놓았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제정임(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국제통화기금이 최근 세계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수정했는데요, 우리 경제에 대해서는 올해 2.7%, 내년 3.6%의 성장률을 예측했습니다. 기존 전망에 비해 각각 0.3%포인트를 하향 조정한 것입니다. 세계경제는 올해 3.3%, 내년 3.6%로 종전 전망치보다 각각 0.2% 포인트와 0.3% 포인트 낮췄고요. 올해 우리경제 성장 전망이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보다 낮다는 데 눈길이 갑니다. 보통은 우리 경제 성장률이 세계 평균보다 높거든요. 국내에서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얼마 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당초의 3.0%에서 2.5%로, 내년 성장률 전망을 4.1%에서 3.4%로 낮춰 잡는 등 대다수 국내외 전문기관들이 올해 2%대, 내년 3%대의 성장률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여전히 올해 성장률 3.3%, 내년 4%라는 기존 전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김: IMF 등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이렇게 앞다퉈 하향 조정하는 이유는 뭔가요. 
 
   
제: 세계경제의 위기상황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고, 심지어는 잘못된 정책 대응으로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이라는 것이죠.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유럽의 재정위기입니다. 스페인 이탈리아로 번진 재정위기가 쉽게 해결될 가능성을 보이지 않아, 유럽의 위기국들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유럽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죠. 미국 경제도 전망이 불안정합니다. 미국은 경제회복이 여의치 않은 데다 재정균형을 위해 앞으로 예산지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재정절벽(fiscal cliff), 즉 갑작스런 정부지출 감축이 경제를 크게 위축시키는 효과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역시 미국시장에 수출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불리한 여건이죠. 미국 유럽보다 우리에게 더 큰 수출 시장이 중국인데요, 중국도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정책적 어려움 때문에 경제 상황이 불안합니다. 특히 최근 들어 성장이 이전보다 저조한 상황이어서 수출의 4분의 1 가량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 기업들의 전망을 우울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출이 부진하고, 가계부채 등으로 구매력이 떨어져 내수도 침체되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저조하기 때문에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잠재성장률 하락 가속

김: 경제성장률 2%라는 것은 경제위기 직후에나 볼 수 있었던 숫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게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자체가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죠? 
 
제: 네, 잠재성장률이란 한 나라 경제가 물가급등 같은 부작용 없이 이룰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4% 내외는 되는 것으로 봤는데, 수출부진과 설비투자 위축, 가계부채 등으로 인한 내수부족 등이 중첩되면서 잠재성장률 자체가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4년(2004~2007)의 우리나라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4.4%, 금융위기를 포함한 시기(2007~2011)은 3.9%로 낮아졌는데, 2012~2016년에는 연평균 3.7%로 더 낮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과 자본의 투입 여력 등에도 좌우되는데 우리사회의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노동 투입력이 약화된 것도 잠재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김: 그렇다면 우리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를 맞게 되는 것인가요? 
 
제: 우리 경제는 70년 대 이후 한동안 10%대의 고속성장을 해왔고 오일쇼크나 외환위기 등의 비상상황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5% 내외의 비교적 높은 성장을 지속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 경제의 규모나 대외 여건 상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앞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저성장추세와 관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장기전망은 다소 충격적인데요, OECD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12년 현재 3.4%인데 앞으로 급격히 추락해서 2018~2030년 무렵엔 연 2.4%로 가라 앉고, 2031년 이후엔 연 1%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노동투입력 약화, 투자부진, 수출 부가가치효과 하락, 내수 취약, 신성장동력 개발 부진 등이 이유로 꼽혔습니다. 물론 우리가 앞으로 어떤 정책선택을 하느냐에 달라질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죠.  

복지서비스 대체에너지 등 신성장산업 집중 육성 필요

김: 반면 정부는 예산안을 짜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4%로 전망했습니다. 예산안 발표 당시에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장밋빛 전망’이라는 비판이 있었는데요, 예산 설계를 다시 해야 할까요?
 
   
제: 실제 가능한 성장률보다 높게 전망하고 예산안을 짜면 결과적으로 세금수입이 모자라게 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죠. 앞으로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정부는 균형재정 목표를 앞당겨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는데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정부 전망보다 낮아진다면 이 목표도 실현이 어려울 것입니다. 경제가 어려울 때는 균형재정 목표에 집착하는 대신 현실에 맞게 유연한 재정정책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리 경제가 엘(L)자형, 즉 한 번 추락했다가 바닥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형태의 장기 불황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있어요. 보다 현실적인 분석과 전망에 기반한 예산안이 짜여져야 할 것입니다. KDI도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정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올 연말 대선에서 선택되는 정권은 내년에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여건에서 임기를 시작한다고 예상할 수 있겠는데요, 성장의 동력을 되찾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요?  
 
제: 우리 경제의 규모가 이미 세계 10~15위권 사이에 들 만큼 커졌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잠재성장률을 가급적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이에 걸맞는 성장을 해나가는 것은 경제 활력 유지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죠. 지금 우리 경제의 성장이 벽에 부닥친 것은 수출에 너무 목을 매는 대외의존형 경제여서 세계경제 여건이 나빠지면 가장 큰 타격을 받기 때문입니다. 또 경제양극화와 잘못된 금융정책의 결과로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소비가 위축되고 내수경기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죠. 그래서 앞으로 집권하게 될 새 정부는 지나치게 수출에 치우친 경제구조를 내수와 균형을 이루는 경제로 전환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수출대기업을 지원하는 데 치우쳐온 경제정책을 내수·중소기업지원 중심으로 전환하는 결단이 필요하죠. 또 현실적인 부채 구조조정 지원방안을 마련해서 100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를 줄여나가야 하고,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복지서비스와 대체에너지, 고부가가치농업, 문화콘텐츠와 관광 등 일자리도 늘리고 내수도 활성화할 수 있는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이 기사는 KBS2라디오 <김광진의 경제포커스>와 제휴로 작성했습니다. 방송 내용은 10월 10일 <김광진의 경제포커스> 다시 듣기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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