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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 스페인 이탈리아 꼴 날라
유럽 위기에 기름 붓는 지역정부 부실, 한국도 긴장해야
[두런두런경제] 김광진 제정임의 경제카페
2012년 07월 26일 (목) 23:07:35 임종헌 기자 mydreampaper@gmail.com

   
김광진(KBS2라디오 ‘김광진의 경제포커스’ 진행자):
요즘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지방재정 위기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 여파로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연 7%를 넘어서는 등 채권금리가 치솟고 증시는 폭락하고 있다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입니까.  

제정임(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지방재정이 워낙 부실해서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걱정이 컸는데, 최근 이런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유럽경제가 벼랑 끝으로 몰리는 모습입니다. 최근 며칠 사이 스페인 동부의 발렌시아와 무르시아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긴급 금융지원을 요청한 것을 포함, 총 17개 지방정부 중 7곳이 재정위기 상태에 빠졌습니다. 스페인의 지방정부들이 온 연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부채는 최소 150억 유로(약 21조원)에서 최대 360억 유로(약 50조원)에 달하는데, 은행부실 때문에 유럽연합에서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스페인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최근 사흘연속 연 7% 대, 최고 7.57%까지 기록했습니다. 이 정도 금리는 전면적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수준을 의미합니다. 이탈리아도 시칠리아 지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임박했고, 이런 위기가 10여개 도시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면서 국채금리가 6%대로 치솟았습니다.

김: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의 지방재정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이유는 뭔가요.

   
제:
스페인, 이탈리아의 지방정부들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지방채를 발행해서, 즉 빚을 내서 공항과 박물관 도로 공원 등을 짓는 등 무리한 사업을 많이 벌였습니다. 또 교육과 의료 등의 복지 혜택을 과도하게 늘렸다는 분석도 있고요. 최근 1~2년 사이 경제가 부쩍 어려워졌는데도 지방정부들이 긴축 대신 부채를 더 늘리는 등 방만한 운영을 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주의 경우 주지사가 마피아와의 결탁 등 부패혐의를 받고 있고, 재정상황이 나쁜데도 지난해 공무원을 30% 증원했다고 합니다. 특히 스페인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유로지역의 경제상황이 나빠져 재정수입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일 신용등급전망도 하향조정

김: 이 여파로 독일의 신용등급전망까지 하향조정됐다고 하는데,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재정위기가 유럽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요.

제: 스페인은 지방정부 재정위기 확산으로 이제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이미 그리스 포르투갈 등의 구제금융으로 타격을 받은 유로존, 즉 유로화 사용 17개 나라의 경제에 추가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특히 스페인, 이탈리아는 유럽 3,4위권의 경제인데, 이들을 구제할 책임을 지게 될 유럽 최고의 부자 독일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독일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3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습니다. 이들은 최고등급인 트리플 에이(Aaa)를 받고 있는데, 앞으로 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현지시간 23일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유럽경제의 추가적인 위기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수출둔화와 금융불안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지켜보는 국내의 시선도 조마조마합니다. 

김: 유럽각국은 이 문제를 놓고 어떤 해법을 찾고 있나요.

제: 일단 당사자들은 긴축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향후 3년간 650억 유로규모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추가임금삭감과 세금인상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전국의 행정구역을 110개에서 43개로 줄여서 공무원 수를 감축하는 등 긴축계획을 내놓았습니다. 또 스페인 증권감독당국이 증시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앞으로 3개월 동안 주식시장 전종목에 대한 공매도(앞으로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빌려서 파는 것)를 금지하기로 했고, 이탈리아도 한 주 동안 은행주와 보험주 공매도를 금지시키는 등 증시규제에 나섰습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앞으로 유럽재정안정기금이나 유럽안정화기구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은데, 문제는 이들 기구에 충분한 자금이 없다는 것입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로존의 주도 국가들은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고요. 

   
김:
스페인, 이탈리아 뿐 아니라 사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최근 재정상황이 크게 나빠져 논란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제: 맞아요. 전반적으로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가 낮은데, 몇몇 지방자치단체들은 심각한 수준의 재정난을 겪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등 신용평가회사들이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이 나빠 신용등급을 올려주기 어렵다'고 지적할 정도입니다. 강원도 태백시의 경우 오투 리조트에 대한 투자실패 여파 등으로 지방공사의 부채가 순자산의 6배를 넘을 만큼 빚더미에 앉아 있습니다. 인천은 2014년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 등 시설투자 때문에 역시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고요. 경기도 용인시는 경전철 사업에 1조원 넘게 투자했다가 재정이 바닥나 지난 4월 공무원 월급을 깎는 사태까지 겪었어요. 이밖에 부산, 대구, 성남, 시흥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재정 악화로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서울 서초구가 예산부족으로 영유아 무상보육지원 중단을 선언하는 등 이른바 ‘부자 지자체’도 사업예산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세입구조, 세제개혁과 지출 감시 필요

김: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위기에 빠진 것은 무엇 때문인가요.

제: 우선 세입의 문제가 있습니다. 조세수입 중 중앙이 80%, 지방이 20%를 차지하는데 지출은 중앙과 지방의 비중이 거의 반반이에요. 그래서 원천적으로 지방의 재정자립이 어렵고 중앙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중앙정부의 지원이 충분치 않아 지방의 어려움 큰 것이죠.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지방의 지출은 늘어났는데 종합부동산세, 소득세, 법인세 등을 줄이는 대규모 감세정책으로 지방의 세입이 줄어든 것이 중요한 원인입니다. 부동산 경기부양을 위해 지방세인 취득세를 감면하면서 지방세입이 크게 줄어든 것도 큰 영향을 미쳤고요. 지출측면에서는 동계올림픽을 겨냥한 강원도 평창의 알펜시아 리조트나 인천시의 월미 은하레일 등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은 과잉투자, 성남시 신청사와 같은 과시성 선심성 사업으로 지방정부가 예산을 낭비한 경우가 많았던 게 문제입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복지비용 부담이 늘어났는데 중앙에서 충분한 재원을 지원하지 않은 탓도 큽니다. 지자체 전체 예산에서 사회복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6년 13.3%에서 2010년 20.7%로 늘었거든요. 특히 최근에는 0~2세까지의 무상보육 등 제도는 만들어 놓고 중앙정부가 충분히 지원하지 않아 예산이 바닥나는 사태까지 발생했죠.

김: 그렇다면 정부는 어떤 대책을 추진하고 있나요.

   
제:
세입 측면에서 부가가치세의 일정비율을 지방소비세 명목으로 지방에 배정하는데, 이 비율을 더 높이는 등 세입구조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또 지출감시를 위해서 지방재정위기 사전경보시스템을 도입해 부채비율이 높은 지자체에 자구노력을 압박하고 있고요. 그래서 용인시처럼 해당 지자체들이 공무원 월급을 깎거나, 경기도처럼 신청사 건립계획 등 사업을 보류하거나, 인천의 경우처럼 도시철도 등의 사업기간을 연장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추진 중인 행사나 축제성 경비를 일괄 삭감하기로 했고요.

김: 지방 재정위기가 반복되는 것을 막고, 근본적으로 재정건전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일단 세입구조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세수 중 지방의 몫을 늘리는 세제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8대 2인 중앙과 지방의 세입 비율이 6대 4 정도로 조정될 수 있게 세입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종합부동산세 등의 이른바 ‘부자감세’로 지방의 세입이 줄어든 부분과 취득세 등에 대해 감세를 철회해서 세입이 확충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앙정부의 정책에 따라 시행되는 보육 등 사회복지예산은 중앙이 확실히 책임지는 구조가 될 수 있어야 하고요.
  이와 함께 지출에 대한 감시를 통해 재정낭비를 예방해야 합니다. 지자체의 과잉투자와 전시성행사를 억제할 수 있도록  공사실명제를 도입하고, 지자체장의 예산 낭비에 대해 사후 피해를 보상하게 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습니다. 특히 지자체 내부적으로 집행부와 지방의회 주민 간의 상호견제시스템을 확충해서 재정운영이 불합리하게 될 여지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고요.


* 이 기사는 KBS2라디오 <김광진의 경제포커스>와 제휴로 작성했습니다. 방송 내용은 7월 25일 <김광진의 경제포커스> 다시 듣기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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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 (220.XXX.XXX.241)
2012-07-27 16:19:53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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