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다큐제] 일상에 드리워진 감정들

 

 

작품명 : 미용실 페이소스

연 출 : 이성제

R . T : 14'47"

서울 마장동 래미안 아파트 앞 상가 2층, 은하미용실. 머리자르러 드나들었던 이곳은 항상 아줌마들로, 아줌마들의 이야기로 북적였다.

의자에 앉아 머리 자를 때면 그들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귀 기울이게 된다. '부동산' '주택 융자' '여행' '목욕탕 때밀이' '아들 딸' '슈퍼마켓 세일' 등등 내가 관심 주지 않았던 소재들이 흘러 나온다. 거기에 아줌마들의 맞장구와 추임새가 덧붙는다.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끝날 것 같다가도 이상하게 이어졌다. 그 모습(?)이 신기했고 어리둥절했다. 가끔 웃음이 터져나와 민망했던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언제부턴가 이야기들에 깔린 어떤 감정을 보게 되었다. '50~60대' '여성' 이 일상에서 느끼는 슬픔 안타까움 분노 즐거움. 그것들은 이리 저리 뒤섞여 있었다. 그 바닥에는 '애잔함'이 고요히 흘렀다. 그건 그들의 처지에서 비롯되었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마주해야 하는 감정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추어보자' '한 꺼풀 벗겨내 감정의 속살을 들여다보자'

이번 다큐가 담으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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