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연임 여부 결정됐지만 사퇴…"유운성 프로그램 해임 판단 틀리지 않았다"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위원장이 전격 사퇴를 결정했다. 민병록 위원장은 2일 오전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 '전주국제영화제를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임의 뜻을 전했다. 지난 6월 28일 이사회를 통해, 9년간 영화제를 맡아온 민병록 집행위원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된 상황이었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해임과 지난 3년의 임기 동안 있었던 업무상 공과에 관해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했고, 투표를 거쳐 저의 연임을 결정했다"면서 "제 연임 결과와 상관없이 유 프로그래머의 이의제기를 기다렸지만 지난 29일까지 이의제기 서한이 사무국에 도착하지 않아 해임이 확정됐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 전주국제영화제 민병록 집행위원장. ⓒ 전주국제영화제

민 집행위원장은 이번 사퇴에 대해 "개인의 명예만을 생각했다면 진작 사퇴했을 것"이라면서 "연임을 위해서가 아니라 저로 인해 비롯된 논란을 마무리 짓고 이사회로부터 제 판단에 대한 평가를 받기 위해 지금껏 기다렸을 뿐"이라고 변을 전했다.
 
최근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 민 집행위원장은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해임의 부당함을 증명하기위해 보인 글과 언행을 보며 (해임 결정)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다"면서 "해임 절차는 전주국제영화제 인사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거듭 정당성을 주장했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이제 전주국제영화제 구성원이 아니"라며 "더 이상 영화제와 구성원들의 명예를 훼손시키지 말라"고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민 집행위원장은 "제 연임이 전주국제영화제 발전에 부담이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기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서 "저와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없는 전주 국제영화제는 새롭게 시작돼야 하고, 지금까지 지켜온 명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며 지속돼야 한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 했다.
 
한편 이번 민병록 집행위원장의 연임이 결정됐던 지난 6월 28일 이후 영화제 내외부에선 강한 비판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주영화제 일부 집행위원들은 "다른 국제영화제 사례를 보더라도 한 위원장이 12년씩 임명되는 경우는 없다"고 반발한 바 있다.
 
또한 연임 결정 여부가 가려지기 전까지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 스태프와 여러 영화인, 그리고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은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일방적 해임에 항의하며 민병록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해왔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지난 6월 5일 영화제 측으로부터 해임을 통보받은 상태였다. 그간 유 프로그래머는 해임 이유에 대해 공식적 통보를 요구했지만 전주영화제 측은 대외비라는 이유로 대응을 하지 않다가 최근 서면을 통해 해임 통지서와 사유를 유운성 프로그래머에게 발송했다.
 
그간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으로 인해 국내 영화인은 물론 전주영화제와 협력관계를 맺어오던 로카르노 영화제와 같은 해외 영화 단체들 및 인사들 역시 전주영화제에 항의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 이 글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재학중인 이선필 기자가 오마이스타에 보도한 기사를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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