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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삼바, 하하의 레게는 잊어라
[공연] 초여름 밤 뜨겁게 달군 라틴 음악의 매력
2012년 06월 17일 (일) 20:37:23 김희진 임종헌 기자 journalisthj@naver.com

‘라틴 음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문화방송(MBC)의 <무한도전>을 열심히 본 사람이라면 유재석이 우스꽝스런 분장을 하고 정신없이 스텝을 밟던 흥겨운 리듬, 삼바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혹은 걸쭉한 목소리로 노랫가락을 뽑아내던 하하의 레게를 생각할 수도 있겠다. 영화팬이라면 <여인의 향기>에서 알 파치노와 가브리엘 앤워가 ‘간발의 차이(Por Una Cabeza)’에 맞춰 멋들어지게 탱고를 추던 장면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 MBC <무한도전> 강변북로가요제에서 유재석이 노래 '삼바의 매력'을 부르며 삼바를 추고 있다. ⓒ MBC 화면 캡처

하지만 라틴 음악이 삼바와 레게, 탱고로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중남미 사람들은 아주 섭섭해 할 것이다.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일대 라틴계 이민의 민속적 음악유산과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음악 장르를 총칭하는 라틴 음악은 훨씬 다양하고 풍성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3일까지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열린 ‘2012 중남미 문화축제’에서는 상상 이상으로 진하고 뜨거운 매력의 라틴 음악이 국내외 음악팬들을 사로잡았다. 외교통상부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 축제에서는 라틴아메리카 사진전, 식음체험전, 문화 설명회 등 다양한 행사와 함께 라틴 콘서트가 열렸는데 브라질, 에콰도르, 자메이카,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멕시코, 페루 등 7개국의 뮤지션이 출동했다.

지상 최대의 댄스 축제에서 날아온 '브라질 삼바'

지난 2일 공연 무대에 오른 브라질 상파울루 ‘바이바이’팀의 삼바는 원초적이고 강렬했다. 각종 삼바 경연대회에서 14회나 우승했다는 이 팀의 무희들은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고 4분의 2박자 힘찬 드럼 연주에 맞춰 열정적인 몸짓으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 태극기와 브라질 국기 '아우리베르데'를 흔들며 관객들의 박수를 받은 '바이바이팀'. ⓒ 중남미문화축제 기록취재팀

브라질의 전통춤인 삼바는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에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리우 카니발’ 등을 통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흥분과 열정을 표현한 독특한 댄스인데, 보통 우리가 아는 삼바는 리우데자네이루 삼바라는 뜻의 ‘삼바 카리오카’를 가리킨다. 이 외에도 리우데자네이루의 고지대에 사는 흑인들이 카니발 때 추는 격렬한 춤 ‘삼바 디 모로’, 소박하면서도 리드미컬한 ‘삼바 바투카다’ 등이 있다. 또 느린 템포의 삼바 리듬을 가미한 가요를 ‘삼바 캉시옹’이라 부르는데 이 삼바 캉시옹에 모던재즈를 곁들여 발전시킨 것이 바로 브라질의 ‘보사노바’다.

http://www.youtube.com/watch?v=K3mYDwRTALo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http://www.youtube.com/watch?v=_RaCODyCiIE&feature=related (바이바이팀 공연 모습)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아르헨티나 탱고’

브라질에 삼바가 있다면 아르헨티나에는 탱고가 있다. 탱고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19세기 말 아르헨티나의 항구도시 보카에서 쿠바 출신 흑인 노예들의 민속음악 ‘하바네라’와 백인 음악인 ‘밀롱가’가 결합해 태어났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진다. 초기 탱고는 흑인 노예와 백인 하층민이 즐기는 저속한 음악으로 취급되면서 주로 빈민가와 매춘지대에서 연주됐다고 한다. 

경쾌하고 활기찬 분위기였던 아르헨티나 탱고는 20세기 초 유럽에 전달되면서 우수의 정서를 띤 우아한 스타일로 변화했다. 현재 널리 알려져 있는 탱고는 대부분 유럽 스타일인 ‘콘티넨탈 탱고’다.

   
 ▲ 섬세한 탱고 무대를 선보인 탱고 댄서 까를로스 파꾼도 리쏘(남)와 까롤리나 소사(여). ⓒ 중남미문화축제 기록취재팀

매혹적인 탱고를 보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사랑에 빠질 것 같다. 그래서인지 탱고를 추는 남녀댄서는 연인인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한국을 찾은 까를로스 파꾼도 리쏘와 까롤리나 소사도 아르헨티나에서 유명한 커플이라고 한다. 슬프면서도 관능적인 음악에 맞춰 흐느끼듯 춤추는 그들의 몸짓을 보면서 관객들은 마치 각자가 이별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 속에 빠져 들었다.

http://www.youtube.com/watch?v=qaRBLT9MDXE (영화 <아비정전>에서 장국영이 탱고음악 ‘마리아 엘레나’에 맞춰 춤추는 장면)
http://www.youtube.com/watch?v=bXhQNRsH3uc (정열적이고 관능적인 아르헨티나 탱고)

조용히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자메이카 레게’

1960년대 말 카리브 해의 자메이카에서 태동한 레게는 비교적 역사가 짧은 라틴 대중음악이다. 레게는 전통적인 흑인 댄스음악인 블루스에 미국의 재즈가 결합해 세련된 느낌과 요란하지 않은 흥겨움을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레게의 선구자라 불리는 밥 말리가 1972년 ‘더 웨일러즈’라는 그룹을 결성해 앨범 <캐치 어 파이어(Catch a Fire)>를 발매하면서 레게음악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다. 국내에서는 1980년 미국 그룹 ‘블론디’가 레게 리듬을 가미한 팝 ‘타이드 이즈 하이(Tide is high)’를 발표하면서 유행을 일으켰다. 국내 가수 중에서는 김건모가 ‘핑계’로 인기몰이를 하면서 국내 레게의 지평을 넓혔다.

   
 ▲ 때로는 흥겨운, 때로는 우수에 젖은 레게음악을 선보인 자메이카 레게밴드 '씨-샤프'. ⓒ 중남미문화축제 기록취재팀

이번 라틴 콘서트에는 자메이카 출신의 ‘씨-샤프’가 한국 팬들을 찾았다. 2001년 결성된 이래 유럽과 미국 등에서 명성을 쌓아온 씨-샤프는 특히 감성적 사운드로 유명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노 모어’ 등 인기곡을 통해 젊고 생기 가득한 리듬을 선보이며 객석을 흥겨움으로 이끌었다. 

http://www.youtube.com/watch?v=sonYFxHHvaM (레게의 거장 밥 말리 ‘원 러브’)
http://www.youtube.com/watch?v=t3pPttrFB-E (블론디 ‘타이드 이즈 하이’)
http://www.youtube.com/watch?v=qO2mjXvdaAg (씨-샤프 ‘노 모어’)

인디오와 아프리칸의 만남 ‘에콰도르 쿠쿨라오’

에콰도르는 남미 국가치고는 비교적 국토가 좁은 나라다. 하지만 서쪽에 태평양, 동쪽에 아마존 밀림이 있고 국토 정중앙을 안데스 산맥이 가로지르는 다양한 지리환경을 갖고 있다. 이 중 태평양에 접한 서부 에스메랄다 지역에서 에콰도르 토착음악에 아프리카 출신 노예들의 음악이 결합해 ‘쿠쿨라오’가 탄생했다. 나무에 구멍을 뚫어 만든 피리 ‘께냐’와 팬플루트 같은 민속 악기 ‘꾸꼬노’, 타악기인 ‘마림바’ 등이 어우러져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 관악기와 타악기, 현악기의 조화가 인상적인 에콰도르 '쿠쿨라오'를 연주하고 있는 '밤부 앙상블'. ⓒ 중남미문화축제 기록취재팀

중남미 문화축제에 에콰도르 대표로 참가한 ‘밤부 앙상블’은 쿠쿨라오를 중심으로 다양한 에콰도르 음악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맑은 께냐 소리를 들으며 하늘 높이 솟은 안데스 산맥을 상상하다가, 마림바의 통통 튀는 소리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기도 했다. 추수를 마친 농부들의 축제를 표현한 ‘빠사까에’는 경쾌한 북소리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게 만들었다.

http://www.youtube.com/watch?v=YGpC1ukXMKg(밤부 앙상블의 조지아 공연 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G4xmrwSDAtQ (대표적인 빠사까에 공연)

경쾌한 혁명의 노래 ‘멕시코 마리아치’

“라 쿠카라차~ 라 쿠카라차~.”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 노래. 챙 넓은 모자 ‘솜브레로’를 쓰고, 기타 등 현악기에 맞춰 부르는 ‘마리아치’ 음악이다. 멕시칸 특유의 낙천적인 기질이 드러나지만 슬픈 역사를 담고 있기도 하다. 마리아치는 다양한 악기와 노래까지 소화해내는 음악가들을 뜻하기도 한다.

마리아치는 멕시코 원주민 꼬까스 부족의 음악에 스페인 선교사들이 들여온 서양 악기가 결합해 탄생했다. 탱고와 반대로 본래 낭만적이고 서정적이었지만 1910년 멕시코 혁명 당시 군가로 쓰인 이후 경쾌한 노래로 탈바꿈했다고 한다. 기타와 바이올린, 비우엘라 같은 현악기에 트럼펫을 더해 사랑과 인생을 노래하는 마리아치는 ‘멕시코의 영혼’이라고 부를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 유럽에서 건너온 악기를 들고 멕시코의 정열을 노래 한 '마리아치 가요스 드 멕시코'. ⓒ 중남미문화축제 기록취재팀

이번 라틴 콘서트에서는 ‘마리아치 가요스 드 멕시코’의 단원 7명이 보컬과 연주를 두루두루 소화하며 남미와는 또 다른 중미 국가 멕시코의 열정을 선보였다. 굵고 힘찬 목소리로 웅장한 화음을 뽐내다가도 “이히~”, “야이야이~” 같은 추임새나 휘파람으로 관객들을 쥐락펴락했다.

http://youtu.be/xS-4jE4xhq8 (멕시코를 대표하는 마리아치 '비바 멕시코')
http://youtu.be/1uU8m3UXByw (마리아치 가요스 드 멕시코 '로스 가요스 드 멕시코')
http://youtu.be/_COOcMfoHGI (영화 <프리다> 삽입곡 '우는 여인')

무아지경의 카리브 음악 속으로

카리브 해 서부, 니카과라 해안에서 230킬로미터(km) 떨어진 산 안드레스 제도는 독특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콜롬비아 영토이고 스페인이 발견했지만, 오랫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은 탓에 주민들은 영어와 스페인어, 원주민어가 섞인 크레올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한다. 제 2언어는 영어이고, 스페인어는 3순위다. 음악 역시 카리브해 토속음악에 서구의 영향까지 받아 독특하다.

   
 ▲ 경쾌한 카리브해 토속음악을 노래하고 있는 '끄레올'. ⓒ 중남미문화축제 기록취재팀


이번 축제에 콜롬비아 대표로 참가한 ‘끄레올’팀은 칼립소, 레게, 폴카, 쿠아드릴 같이 다양한 장르를 융합해 자신들만의 경쾌하고 독특한 음악을 펼쳤다. 만돌린과 기타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선율과 ‘착착’ 하는 마라카스 소리, 흥얼흥얼 부르는 노래에 흥이 절로 났다. 말 턱뼈를 잘라 만든 산 안드레스식 전통 타악기 ‘기로’는 신기한 모양과 특이한 소리로 관객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http://youtu.be/K2tJAib_CUI (끄레올 '재일뎀(jail them)')
http://youtu.be/dZ5bXFmyiC8 (끄레올팀의 중남미문화축제 공연 실황 영상)

이날 라틴 콘서트 현장에는 유창하게 스페인어를 구사하며 추임새를 넣는 히스패닉계 외국인 등 국내외 관객들이 남녀노소 다양하게 자리했다. 최근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라틴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성지영(30•여•서울 자양동)씨는 “에콰도르 팀의 음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굉장히 생소한 음악이고 처음 보는 악기들인데도 우리 전통 악기와 비슷한 소리가 나서 더 와 닿았던 것 같다”고 평했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12년째 한국에 살고 있다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기매네스 아나리아(40•서울 광진구)씨는 “그동안 모국의 음악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고향 생각도 나고 굉장히 의미 깊은 공연이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라틴 음악을 처음 들어본다는 딸 김소희(12)양 역시 “신기하고 재미있는 공연이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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