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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방송 못지않은 트위터
[세계와 나]
2010년 07월 14일 (수) 15:48:46 민경욱 kwmino306@hotmail.com

            
▲ 민경욱 앵커(KBS 열린토론 진행자)
“맹형규 수석, 장관설이 있네요.......”

딱 요 한 마디였다.

지난 3월 어느 날, 라디오 예고 녹음을 마치고 보도국으로 돌아와서 보도정보를 살펴봤더니 맹형규 당시 정무수석이 행정안전부 장관에 내정됐다는 기사가 보였다. 관련 기사가 몇 개 있었고,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위한 원고도 올라 있었다. 나는 트윗 친구들에게 새로운 소식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별 생각 없이 위에 소개한 한 마디로 된 트윗을 날렸다. 트윗이 여러 트위터 친구들의 리트윗을 받고 세상을 돌아다닌다 싶을 때, 다른 매체의 한 기자가 매우 심각한 질문과 코멘트를 해왔다.

“민 선배,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알고 있나요? 매운 소리 좀 들으시겠네요. 우리도 알고 있었지만 엠바고가 걸린 기사라서 쓰지 않고 있었는데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알고 봤더니 그 장관 내정 기사는 불과 몇 분 뒤로 엠바고가 걸린 청와대 기사였다. 그러나 보도정보에 올라온 기사에는 엠바고 표시가 되지 않은 상태였으니 내가 그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나는 급하게 그 트윗을 삭제했다. 그러나 이미 일은 일파만파로 커진 뒤였다. 연합통신의 매체담당 기자가 나의 ‘엠바고를 어긴 트윗’을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알렸고 그 기자들은 청와대에서 이 사실을 크게 문제 삼았다. 결국 청와대를 출입하는 KBS 기자들은 한 선배의 잘못된 트윗 때문에 청와대 기자실 일주일 출입금지라는 엄한 처분을 당해야 했다. 그 소식을 후배기자에게 전해들은 나의 심정은 참담했다. 정치부장은 따로 전화를 해서, “트위터를 하는 것은 좋지만 (내보내도 좋다는) 사인이 난 기사를 활용하라”고 따끔하게 질책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트위터 국내 사용자가 7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블랙베리 등 스마트폰의 초기 확산현상에서 얼마만치 밀려있었던 국내시장이 뒤늦게 폭발하면서 트위터 사용자가 폭증하고 있다. 지금 트위터에 뛰어들면 아직은 블루오션이지만 사용자가 수백만 명으로 늘어나면 그 땐 이미 레드오션이 되고 말 거라는 미래학자들의 조언도 있다.

스마트폰 하나하나가 그대로 하나의 방송국처럼 되면서 이제 신문과 방송, 인터넷 매체들이 스마트폰의 속보성과 경쟁하는 시대가 돼버렸다. 엔진이 멈춘 비행기를 허드슨 강에 불시착시킨 ‘허드슨강의 기적’도 한 구조대원의 아이폰을 통해 세상에 제일 먼저 알려졌다. 아이티에 강진이 있었을 때도 트위터에서는 아이티 현지에서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찾는 세계 굴지의 통신, 방송사 기자들의 글이 실시간으로 날아다녔다. 자기 회사의 특파원들이 현지에 도착하기 전에 다른 매체에 특종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그래도 트위터 사용자들은 쏟아지는 각종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리되고 걸러진 정보’, ‘정제되고 믿을만한 뉴스’에 목말라하고, 그래서 검증받은 기자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쫑긋 기울인다. 뒤늦게 깨달은 것이지만, 언론사 종사자들일 경우 아직 가공 중에 있는 기사를 트위터에 옮길 경우, 그러니까 자기 매체를 통해 보도되기 전에 트위터에 옮길 경우에는 회사의 재산을 빼돌린 책임을 질 각오를 해야 한다. 트위터가 지인들에게 보내는 잡담 수준 대화의 장을 벗어난 지 벌써 오래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매체에 따라서는 트위터 상의 대화와 정보, 자주 인용되는 단어와 뉴스 속 인물만을 취재하는 전담 기자를 배치할 정도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언론매체와 경쟁하고 새로 자리매김하는 트위터를 사용하는 데는 꼭 언론인이 아니라도 지켜야 할 원칙과 요령들이 있다고 한다. 그 가운데 ‘음주 트윗’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술을 마시고 흥분된 상태에서 남긴 트윗들은 다음날이면 큰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이다.

만약에 자신이 남긴 음주 트윗을 다음날 발견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민감한 사안이 언급된 내용이 있다면 즉각 삭제는 기본! 그러나 삭제로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다고 한다. 남에게 모욕이나 상처를 준 내용이 있었다면 그걸 삭제하는 것만으로는 상대방에게 준 상처를 치유하기 어렵다. 삭제와 함께 반드시 상대방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삭제만 한다면 욕을 한 뒤에 ‘못들은 걸로 해달라’는 말과 똑같으니 사람을 두 번 욕되게 하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잘못된 트윗은 모두 지워야 할 것인가? 그건 아니라고 한다. 취중에 바보 같은 일을 하는 건 누구나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실수다. 그럴 때는 실수로 가득한 트윗을 그대로 두고 그런 말을 하게 된 이유를 함께 게시해서 모두에게 교훈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고 용서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친구 여러분, 아직은 블루오션으로 남아있는 트위터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minkyungwook을 팔로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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