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특강] MBC 신정수 PD, ‘예능의 한계와 가능성’

그가 예능PD에 끌린 이유

“예능 프로그램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줍니다. 야간자율학습이나 업무가 끝나고 밤늦게 집에 와서 예능 프로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재미를 느끼는 거죠. 매일 달리기만 할 수 없잖아요. 삶을 즐기고 풍요롭게 하는 것도 먹고 사는 문제만큼이나 중요한데, 이를 충족시켜주는 게 바로 예능입니다.”

1995년 MBC에 입사해 <전파견문록> <게릴라 콘서트> <놀러와>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연출한 데 이어 지난해 큰 이슈가 됐던 <나는 가수다>의 연출을 맡았던 신정수 PD. 17년차 인기 피디가 생각하는 예능 프로의 큰 목적은 오락기능이다. 그는 극적인 이야기를 보여주는 드라마나 정보를 제공하고 사회비판을 담당하는 교양 프로그램과 달리, 예능은 단순하게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오락 장르라고 정의했다. 

KBS <1박 2일> 나영석 PD,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 등 PD들이 프로그램 전면에 나서면서 PD와 시청자 사이 거리가 줄었다. 무료한 일상에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하는 예능을 보고 예능PD를 꿈꾸는 사람도 늘어났다. 베테랑이 느낀 예능PD의 장점은 무엇일까? 신 PD는 가장 큰 장점으로 각종 취미와 일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남들은 취미로 영화를 보고 미술관에 가지만, 예능PD는 자신의 취미 활동을 프로그램에 녹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능은 다른 장르에 견주어 소재나 장르에 구애될 게 별로 없다. 재미를 주는 동시에 감동을 주기도 하고, 음악이 소재가 되는가 하면 퀴즈나 양심의 영역까지 넘나든다. 원래 그는 드라마PD를 꿈꿨다. 하지만 드라마 말고도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대학생 신정수는 결국 모든 걸 다룰 수 있는 예능PD가 됐다. 

▲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서울 강의실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신정수 PD. ⓒ 김태준

 ‘올드 미디어’ TV에 아이돌 가수만 나온다면

“TV는 유행을 만들기보다는 유행을 따라가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행을 선도하는 세대에 초점을 맞춘 예능 프로가 늘어났습니다. 활동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타깃 층이 되는 거죠. 시청률은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하지만 이러면 안되거든요.”

신 PD는 “시청대상을 잘 알고 그에 맞춰 요소를 투입할 수 있어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다”면서도 “시청률을 좇아 청소년층만을 시청 타깃으로 삼는 점이 한국 예능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프로그램 존폐 여부가 시청률에 달려있다 보니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유행이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유행을 좇는 경우가 많다. 

유행을 창출해내는 세대는 주로 10대, 20대 그리고 30대라고 한다. 이들은 TV도 능동적으로 본다. 보여주는 것만 보지 않는다. 인터넷으로 프로그램에 대해 즉각 반응하거나 의견을 제시한다. 제작진의 반응도 즉각적이다.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아이디어를 프로그램에 녹여내는 건 이제 당연한 일처럼 돼버렸고, 누리꾼 때문에 드라마 결말을 바꾸는 때도 있다. 상황이 이러니 활발하게 의견을 제시하며 유행을 선도하는 젊은 층이 시청 타깃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처럼 보인다. 그들만을 위한 예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다 보니 예능의 젊은 층 편중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아이돌 가수들이 떼로 출연하는 예능 프로가 늘어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하지만 아이돌에 열광하는 청소년층은 TV 속 세상에만 빠져있지 않다.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면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매체들이 급증한 데 반해, 일방향 소통 방식인 TV는 ‘올드 미디어’로 전락했다. ‘올드 미디어’의 대상들 역시 늙어간다. 결국 프로그램 제작자는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혈안이 되지만 정작 젊은 층은 ‘올드 미디어’인 TV보다 SNS나 인터넷 컨텐츠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TV는 내 어머니, 아버지뿐 아니라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모든 사람이 쉽게 볼 수 있는 매체입니다. 따라서 누가 보더라도 거부감이 없도록 느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방송을 만들 때, 중학교 졸업 학력 정도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예능 프로의 수준이 너무 높으면 프로그램이 난해해지고, 수준 이하이면 저질 프로그램이 되고 맙니다.”

신정수 PD는 텔레비전을 ‘모든 사회적 계층이 즐길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평등한 문화적 수단’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텔레비전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독서나 스포츠 같은 문화생활을 다양하게 즐기는 국가들은 그 의존도가 낮지만, 한국에서는 문화가 청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진다. 문화생활에서 소외된 장년층과 노년층은 TV에 많이 의존한다. 대중이 공유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수준이 대중 수준보다 지나치게 앞서거나 뒤처지면 사람들이 외면할 수 있다. 

“한 보 앞서기보다는 반 보 정도 앞서가며 대중을 부드럽게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PD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야 반 보 앞서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시청자가 어떤 마음으로 TV를 보는지, 어떤 걸 기대할지를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는 거지요.”

모두가 즐기는 예능 프로 가능성 입증한 ‘세시봉’ 

이런 믿음 속에 만든 프로가 바로 ‘세시봉’ 열풍을 일으킨 <놀러와> ‘세시봉’ 특집이다. 10대에 초점을 맞춘 예능이 범람하는 가운데, 포크가수인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조영남이 등장해,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했다. ‘왜 우리는 사오육십대의 감성들을 여태까지 잊고 살아왔을까? 왜 예능을 10대 중심으로만 생각해왔을까?’ 바로 이런 고민 끝에 ‘세시봉’이 탄생했다. 

‘세시봉’은 작년 추석 때 큰 반향을 일으켰다. 통기타 판매가 급증하고 옛날 청춘 영화처럼 대학 MT에 다시 통기타가 등장했다. 신 PD는 ‘세시봉’ 성공의 의미를 10대 위주 예능에서 소외돼 보이지 않던 중•장년층이라는 수요층을 되돌아오게 한 데 두었다. 6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 이어져온 그들의 오랜 우정은 젊은 세대에도 감성적으로 다가갔다.  

▲ 신정수 PD는 MBC <놀러와> '세시봉' 특집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 iMBC 자료 사진

<칭찬합시다> <양심냉장고>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로 유명한 MBC 김영희 PD. 그는 6년간 제작 현장에서 떠나 있다가 2008년 복귀해 <우리들의 일밤>을 맡았지만, ‘우리 아버지’ ‘단비’ 등 야심 차게 준비했던 코너들이 줄줄이 실패했다. 2010년 겨울, ‘세시봉’ 열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김영희, 신정수 PD는 중장년층도 즐길 수 있는 예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세시봉’을 통해 그들의 욕구를 파악한 것이다. 

아이돌 문화에 지친 중•장년층을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 바로 <나는 가수다>이다. <나가수>는 아이돌 위주 음악시장에서 벗어나 자기 목소리가 있는 노래 잘하는 가수를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TV 채널을 아무리 돌려도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었던 중•장년층에게 제대로 먹혔다. 

타깃을 제대로 잡은 <나가수>의 또 다른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세계는 물론 한국에서도 범람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속에서 독특하고 색다른 형식을 찾았다. 지금까지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일등 한 명을 뽑기 위한 구조였다. 그러나 <나가수>는 거꾸로 생각했다. 일등을 뽑는 대신 꼴찌를 떨어뜨리는 ‘역삼각형 구조’를 택했다. 신 PD는 이 역삼각형 구조가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과는 구분되는 차별점으로 시청자들에게 참신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했다.

쉬운 혁신적 사고 “그게 왜 안 돼”

처음엔 신 PD도 프로가수끼리 경연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선을 넘는 형식에 과연 스타들이 나올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수들의 음악적 자존심을 익히 알고 있던 신 PD는 프로그램으로 비난을 받게 되지는 않을지, 캐스팅 난항으로 ‘엎어지는’ 것은 아닐지 고민했다. 하지만 김영희 PD는 음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지속적인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김 PD는 신 PD보다 쉽게 접근했다.

“그게 왜 안돼? 모든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경쟁하는데. 경쟁이 문제되는 것은 아니야. 공정한 틀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

혁신은 외부의 시선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신정수 PD는 김영희 PD를 보며 혁신이란 ‘그게 왜 안돼’라는 질문을 통해 탄생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김 PD는 불도저처럼 밀어붙여 스타 가수를 섭외했다. 가장 중요했던 가수는 이소라였다. 이소라는 가장 많은 음반을 판 여가수인데도 비주류의 상징이었다. 비주류가 주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면 <나가수>는 비주류 아티스트도 나오는 프로그램으로 인식될 수 있었다. 

그 다음은 김건모였다. 김건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음반을 판 가수이자 가수왕을 차지했던 주류 중의 주류다. 이소라가 출연한다고 하자 그녀를 믿고 박정현과 김범수가 합류했다. YB(윤도현 밴드)도 섭외했다. 스타급 캐스팅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출연진의 조화도 좋았다. 주류와 비주류가 함께 했고, 실력은 있지만 인기는 없었던 박정현과 김범수가 <나가수>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했다. YB는 락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출연진 섭외와 마찬가지로 경연 방식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부분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유명 가수가 일반인 참가자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는 프로끼리 경연이다. 김영희 PD는 '실력파 가수들을 어떤 기준으로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느냐’가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을 누가 평가하느냐는 것은 매우 애매한 문제였다. 하지만 곧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평가를 일반인에게 맡기는 것이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민의 평가를 받듯이, ‘대중’가수를 ‘대중’이 평가하는 것이야말로 옳은 평가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심사위원이 될 대중을 선정하는 방식도 신경 썼다. <슈퍼스타K> 등 다른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은 10대 참여 비중이 높았다. <나가수>는 다양한 세대를 위한 프로를 꿈꾸며 10대부터 50대까지 균등하게100명씩 모집해 세대가 쏠리는 것을 피했다. 가수들도 모든 연령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욕구 때문에 이런 방식에 불만이 없었다고 한다. 

다양한 세대가 가수를 평가하는 방식을 통해 중•장년층은 YB의 노래를 듣고 락에 대한 편견을 깨뜨렸고, 젊은 층에 인기가 없을 것 같던 조관우가 6라운드까지 진출하는 등 이변이 생길 수 있었다. 청중평가단의 다양한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음악으로 승부해야 했다. 그 덕분에 가수들은 계급장을 떼고 노래로만 진검 승부를 벌일 수 있었다. 

<나가수>의 성공과 위기는 어디에서?

언론과 시청자들의 관심과 우려 속에 2011년 3월 6일 <나는 가수다>가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5%를 채 넘기지 못하며 깊은 수렁에 빠져있던 <우리들의 일밤> 시청률을 단번에 10.4%(AGB닐슨미디어리서치 수도권 기준)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수많은 화제의 무대를 선보이면서 <나가수>는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방송을 시작한 지 2회 만에 불거진 ‘김건모 재도전 논란’은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샀다. 시청자로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이런 결정에 대해 신정수 PD는 이렇게 설명했다.

“야심 차게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즐겁게 경연도 마쳤지만, 막상 결과 발표 때 분위기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거죠. 탈락자가 호명되자 장내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는 정도가 아니라 서로 눈을 못 마주칠 지경에 이르렀어요. 예상치 못한 분위기에 다들 너무 당황해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었던 겁니다. 분위기에 휩싸여 재도전 결정을 내린 거죠.”

신 PD는 이런 결정이 프로그램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일으켜 시청자들의 분노를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 이후 제작진은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청자와 한 약속이고, 처음 세운 원칙이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김영희 PD가 프로그램에서 중도 하차했고, 신정수 PD가 바통을 넘겨받았다. 첫 경연의 경험은 프로그램의 룰을 1인1표제에서 1인3표제로, 한 번이 아닌 두 번에 걸친 경연을 통해 탈락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계기가 되었다. 프로그램이 재정비되고 안정기에 접어들 무렵,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바로 ‘옥주현 캐스팅 논란’이었다. 옥주현의 실력이 다른 가수들과 경쟁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지 않느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옥주현 캐스팅이 기존 출연 가수들의 자존심을 훼손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신정수 PD는 이렇게 대답했다.

“옥주현씨는 김영희 PD 시절부터 미리 연락이 되어 있었어요. 자칫 프로그램이 어른들 위주로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죠. 가수들 스펙트럼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청년층이 잘 알 법한 옥주현씨를 캐스팅한 거죠. 가수가 이 프로에 왜 나오는지,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옥주현씨가 아이돌 출신 가수들 중 노래를 가장 잘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프로그램의 생명력과 음악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이런 가수들은 배척할 대상이 아닌 안고 가야 하는 대상인 거죠. 그러나 캐스팅이 조금 이르진 않았나 하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이런 논란 속에서도 <나가수>는 매주 안정적 시청률을 작년 10월까지 이어갔다. 그러나 연이어 가수들이 교체되고 프로그램이 장기화하자 탄력을 잃기 시작했다. 시청률 정체 현상이 계속되자 MBC는 결국 <나가수>를 시즌 1로 규정하고 프로그램을 잠시 중단하기에 이른다. 

신 PD는 서바이벌 형식이라는 프로그램 특성상 <나가수>가 장기화하면 출연진, 제작진, 시청자 모두가 진이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은 길어질수록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워 시즌제로 걸러 가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한다. <나가수>는 방영기간을 길게 잡아 시청률을 쌓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라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 해외로 판권이 수출되고 있는 신정수 PD의 <나는 가수다>. ⓒ iMBC 자료 화면

예능 프로는 문화소비 패턴도 바꾼다

<나가수>가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자 다양한 변화들이 음악계에 나타났다. 가장 고무적인 것은 공연문화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세계 음반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가수들이 공연으로 수익을 창출하는데 반해, 한국 대중가수들은 지금껏 그러지 못했다. TV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는 가수들이 방송이란 매체를 통하지 않고서는 대중을 만나기 힘들었던 탓이다. 

그러나 <나가수> 방영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식 공연문화가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다. <나가수>에 출연한 가수들의 콘서트 티켓이 연이어 매진됐고, TV로만 보던 중·장년층이 직접 공연에 가서 무대를 관람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가수>는 문화 콘텐츠로서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현재 <나가수>는 미국에 프로그램 판권을 수출한 상태고, 중국에도 수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나가수>는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포맷을 한국 정서에 맞게 변형했다. 인기 가수끼리 경합과 그들을 평가하는 청중평가단 체제는 연예인을 동경하는 대중의 특성을 한껏 반영한 발전적 포맷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런 포맷은 대한민국에서 처음 나왔고, 그 덕에 수출할 수 있었다. 

신정수 PD가 참여한 프로그램 중 해외에 팔린 것은 <나가수>가 처음이다.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이 해외에서 주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신 PD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미래는 밝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가 MBC 파업에 적극 참여하는 이유도 그런 신념에서 비롯되는 듯했다. 자율적인 제작 환경이 망가진다면 누가 ‘밝은 미래’를 창조하려 들 것인가?  


*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특강은 <인문교양특강I> <저널리즘특강> <인문교양특강II> <사회교양특강>으로 구성되며 매 학기 번갈아 가며 개설됩니다. 저널리즘스쿨이 인문사회학적 소양교육에 힘쓰는 이유는 그것이 언론인이 갖춰야 할 비판의식, 역사의식, 윤리의식의 토대가 되고, 인문사회학적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학기 <저널리즘특강>은 보도와 칼럼, 방송제작, 매체창업 등을 통해 한국사회의 담론형성과 의사소통에 크게 기여해온 분들이 진행합니다. 한국의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언론사의 핵심간부와 논객들이 한 특강을 <단비뉴스>가 중계합니다. 이 특강은 우리 저널리즘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도 흥미롭지만, 학생이 쓴 기사를, 함께 강의를 듣는 강좌책임교수가 데스크를 봄으로써 ‘강연ㆍ연설기사 쓰기’ 수련을 겸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특히 언론인이 되려는 학생들의 관심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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