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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명령은 위법하다. 취소하라.
[단비현장] 이슬람 사원 공사중지 명령을 취소시킨 법원의 안과 밖
2021년 12월 02일 (목) 10:51:31 최태현 기자 cth3424@gmail.com

대구 북구청이 이슬람 사원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부(부장판사 차경환)는 지난 1일 오후 2시 이슬람 사원 건축주 쪽이 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이슬람 사원 공사중지 처분 취소소송에서 “북구청이 내린 행정명령은 아무런 법적인 근거가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법치행정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처분”이라며 “공사중지 처분에는 절차적, 실체적 위법사유가 있어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지난 7월 소송이 제기된 지 약 5개월 만이다.

 

지난 1일 오후 2시 대구시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주 쪽이 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공사중지 처분 취소소송 선고가 내려진 법정이다. 일부 주민과 기자 등 20~30명이 법정 앞에서 모였다. 선고가 끝난 뒤 서창호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장(셋째 사진)과 김정애 이슬람 사원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넷째 사진)이 각각 간단히 소감을 말했다. ⓒ 신현우

이날 재판부는 북구청이 행정명령을 내린 법적 근거와 그 과정을 나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월 16일 대현동 일부 주민이 북구청에 ‘이슬람 사원 건축허가 취소’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접수하자 북구청은 민원이 해결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라고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관해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비춰 단순히 집단 민원이 제기되었다고 공사를 중지할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특히 공사중지 처분은 개인에게 일정한 의무를 명령하는 탓에 엄격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북구청은 처음에는 공사중지 처분에 대한 아무런 법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다가, 소송이 시작된 뒤에서야 주민들의 정서불안, 재산권 침해, 슬럼화 우려 등 공공복리를 고려해 공사를 중지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관해 “헌법 37조 2항에 따라 공공복리를 위해 기본권을 제한할 때도 법률에 근거해 이를 제한할 수 있을 뿐 헌법 규정에 따라 곧바로 기본권을 제한할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또한, 건축주에게 ‘주민들과 합의하여 민원을 해결할 때까지’ 공사를 중지해야 한다고 기한을 규정한 것에 관해 재판부는 “[주민들이 제기한] 민원의 내용이 이슬람 사원 건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인데, 건축주(원고)가 이러한 민원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영원히 공사를 재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매우 부당하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북구청이 공사중지 행정명령을 내리는 과정에 당사자인 건축주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주지 않은 점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행정절차법 제21조와 22조는 행정청이 당사자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 처분 내용과 근거 등을 미리 알리고, 이에 관해 당사자가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또한, 이슬람 사원 공사중지처분서에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령을 전혀 명시하지 않은 점도 위법이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현장과 그 입구다. 공사현장으로 가는 길에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붙인 현수막이 여러 개 붙어있다. 노란색 천막은 일부 주민이 집회를 위해 세워뒀다. ⓒ 신현우

공사중지 처분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공사가 재개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슬람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은 이번 판결에 관해 강하게 반발했다.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애 이슬람 사원 건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판결은 법리에 치우쳐 대현동의 평화를 완전히 박살 낸 것”이라며 “주민들은 이슬람 사원 건립을 끝까지 결사반대할 것이며 강경한 법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북구청은 항소할 계획이다. 북구청 건축주택과 관계자는 “법무부 지휘를 받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북구청은 항소하려는 입장이다”라고 지난 1일 <단비뉴스>와 통화에서 설명했다.

지난 1일 재판 선고 직후인 오후 3시 대구 이슬람 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북구청 앞에서 ‘이슬람 사원 공사재개 결정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창호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장은 “이러한 사태를 발생시킨 근본적인 원인은 북구청에 있다”라며 “북구청은 무슬림 유학생에게 적절한 사과와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구청도 공공기관으로서 윤리의식과 책임을 생각한다면 항소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오후 3시 대구 북구청 앞에서 무슬림 유학생과 시민단체가 모여 ‘공사재개 환영’ 기자회견을 열었다. 건축주 쪽 소송대리인 박정민 변호사가 이번 판결의 의미를 설명했다(둘째 사진). 무슬림 유학생을 대표해 압둘이에킨 씨가 발언하고 있다(셋째 사진). ⓒ 신현우

무슬림 유학생 압둘이에킨 씨는 “북구청이 이 사안을 제대로 중재하지 않고 편파적으로 판단하는 걸 보고 놀랐다”라며 “북구청은 이번 판결에 기초해 앞으로 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잘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편집: 강훈 기자

[최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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