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기자학교] 턱없이 부족한 학교 체육 시간

사단법인 <단비뉴스>는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제천교육지원청과 함께 지난해에 이어 이번 1학기에도 '미디어 콘텐츠 일반'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해왔습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3시간씩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에서 진행된 이 과정은 미디어는 물론 팬데믹, 다문화사회, 위험사회 등 학생들 자신이 처한 사회환경을 이해하는 주제 강연과 글쓰기 강연을 9차례 하고, 미디어 제작 체험을 2차례 해봄으로써 진로모색에도 도움을 주도록 설계됐습니다. 이제 그 결과물을 <단비뉴스>에 연재하니 그들의 눈에 비친 지역사회의 모습을 기사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편집자)

[앵커]
청소년의 신체 활동은 평생의 건강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어릴 때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건데, 요즘 청소년들은 얼마나 많이 움직일까요?

2019년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 146개 나라 가운데 아동․청소년이 가장 적게 움직이는 나라는 한국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의 청소년 운동량 권장기준인 하루 1시간도 운동하지 않는 아동․청소년이 94.2%나 됐습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진 이후는 더 심각합니다.

국내 한 어린이재단이 조사해봤더니, 하루 평균 30분 미만으로 운동하는 청소년은 코로나19 이전보다 24.4%포인트 오른 55.6%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문제는 청소년 신체 활동을 보장해야 할 학교 체육 교육이 부족한 청소년 신체활동량을 채울 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자세한 내용을 송혜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북 제천 한 고등학교입니다.

다른 일반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이 학교의 체육 수업은 일주일에 두 시간입니다.

2015년 개정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을 보면, 체육 교과의 필수 이수 단위는 10단위입니다.

1단위는 50분씩 17번을 수업한다는 말로, 보통 1단위는 일주일 시간표에서 1시간을 뜻합니다.

체육 교과를 필수단위인 10단위만 적용하면,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 때는 일주일에 두 시간씩 체육을 배우고, 고등학교 3학년 때는 1시간만 배우게 됩니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두 시간밖에 안 되는 체육시간이 적다고 합니다.

이번 달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동안 충북 제천 지역 고등학교 3학년 50명의 의견을 들어봤더니, 80%에 이르는 40명이 ‘부족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일주일에 체육 시간이 3시간 이상이었으면 좋겠다고 답한 학생은 76%였습니다.

[ 임혜민 / 제천 세명고 3학년 : “수업하고 야간자율학습까지 하면 하루 종일 앉아있는데, 체육시간이 늘어나면 좀 더 활동량이 많아지고 운동을 더 할 수 있으니까 좋을 것 같아요.” ]

[ 이재성 / 제천 세명고 3학년 : “공부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서 (체육 시간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

해외 체육 교육은 어떨까요.

독일은 ‘운동, 놀이, 스포츠를 학교에서’라는 슬로건으로 정규 체육 수업은 물론 스포츠클럽과 활발히 연계하는 등 학생의 신체 활동을 늘리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고등학교까지 체육 수업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연간 108시간 이상 육상과 수영부터 등산이나 복싱까지 다양한 체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은 고등학교 3년을 통틀어도 체육 필수 이수 시간이 170시간뿐입니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의 신체 활동이 이전보다 더 적어진 지금, 교육과정부터 수정해 학교 체육 시간이라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 신기범 제천 세명고 체육 교사 : “하루에 한 시간씩, 일주일에 3일 정도는 학생들이 운동할 수 있는 체육 시간이 있으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학생들의 정신적인 건강(을 좋게 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사회적으로 성장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한국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체육교사들이 학생을 위한 체조 영상 등을 제작하기도 했지만, 강제성이 없다 보니 청소년 운동량을 늘리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행복기자학교 송혜빈입니다.

(촬영 : 박선우 / 편집 : 조한주 / 그래픽 : 조한주 / 앵커 : 신민경)


* 송혜빈·신민경·박선우 기자는 세명고 3학년 학생들입니다.

* 취재·첨삭지도 : 조한주(단비뉴스 편집국장), 이봉수(단비뉴스 대표)


편집 : 고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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