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제천시 아이스팩 재사용 정책

[앵커]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음식물을 배달하는 데 많이 쓰이는 아이스팩의 사용량도 크게 늘었죠.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아이스팩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제대로 되고 있을까요?

저희 단비뉴스는 충북 제천시의 아이스팩 재활용 상황을 점검해봤는데, 웬일인지 기껏 수거한 아이스팩 대부분이 그냥 버려지고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 이동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북 제천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코로나19로 사용량이 급증한 아이스팩을 재활용하기 위해 수거함이 설치돼 있습니다.

이곳에 주민들이 버린 아이스팩은 일주일에 한 번씩 제천시가 거둬갑니다.

세척을 한 뒤 재사용이 가능한 아이스팩을 골라냅니다.

재사용 아이스팩을 원하는 소상공인들은 제천시 자원순환센터에 와서 필요한 만큼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세척된 아이스팩은 반찬가게나 식품회사 등에서 재사용됩니다.

아이스팩의 주성분은 고흡수성 폴리머라는 미세 플라스틱의 일종인데, 자연 분해되는 데 500년이 걸립니다.

또 불에 잘 타지 않는 성분이어서 소각 처리하기도 어렵습니다.

[윤여명 / 충북대 환경공학과 교수 : 미세플라스틱이 처리되는 공정은 사실 없죠. 당연히 재사용 정책을 펴면 (아이스팩의) 플라스틱 사용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인 거고]

하지만 무상으로 나눠주는 재활용 아이스팩은 지역 소상공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이스팩에 찍힌 상호 같은 표시 때문입니다.

[제천시 자원순환과 공무원 : 아이스팩에 자기네 상호를 찍는겁니다… 정육점 같은 데서 쓰기 곤란하잖아요. 엉뚱한 게 이름이 붙어 있으니깐요…]

[제천시 A 정육점 직원 : 아이스팩을 사용하는 경우가 수산물이나 정육이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있잖아요.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가 물건을 받았을 때 고기가 들어가 있는데 생선 스티커가 붙어있는 아이스팩이 들어가 있으면 얼마나 기분이 나쁜 거예요.]

전문가들은 아이스팩 겉면에 상호 표시를 금지해 아이스팩 재사용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윤석표 / 세명대 바이오환경공학부 교수 : 회사를 나타내는 로고나 그런 것들은 안 하고 누구나 똑같은 형태가 되면 재활용하는 것들이 조금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스팩을 수거해 재사용하는 친환경 정책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관심과 함께 아이스팩 생산 단계부터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단비뉴스 이동민입니다.

(편집 : 이동민 / 촬영 : 이동민 / 앵커 : 정진명)


편집 : 이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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