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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학생이 대학생 과제까지 대행
[제1회 시사보도 공모전] 카카오톡 과제대행방 갈수록 성행
2021년 03월 27일 (토) 20:08:05 구성준 김현지 이서인 danbinews@naver.com

카카오톡 등을 통한 과제대행방이 갈수록 성행하면서 과제대행은 물론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강의가 일반화함에 따라 대리시험까지 쳐준 사례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카카오톡 과제대행방을 운영중인 한 업자는 특목고 고등학생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 누구나 개설하기 쉬운 과제대행업은 고등학생이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과제의요뎡'(가명ID)이라는 대행업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인터뷰 등을 통해 스스로 특목고 학생이라고 밝혔다. ⓒ 구성준

카카오톡에 과제대행방을 개설한 ‘과제의요뎡’(가명ID)은 지난 1월 25일 취재팀 인터뷰에서 용돈벌이를 주목적으로 과제대행방을 개설했는데, 대학생이 주고객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제대행방의 수익구조가 학생이 과제의 내용과 기한을 보내주면 해당 과제의 난이도와 남은 기한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고 주로 계좌이체로 입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총수익에 관한 질문에는 “좀 꺼려진다”면서도 “보통 대학 학기 중에 많이 들어오는데 바쁠 때는 하루 5~6건 이상 처리하곤 했다”고 답했다.

그는 “비대면이어서 대리시험을 쳐준 적도 있다”며 “시험 과목과 시간대, 시험 범위를 확인한 뒤 문제를 보고 풀 수 있는 시간대에 실제로 대리시험을 봤고 가격도 더 올려 받았다”고 털어놨다. 과제는 일정기한 안에만 하면 되지만 시험은 특정 시간 안에 끝마쳐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는 “과제대행방을 찾아오는 학생들 신원을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학교인지 다 알게 된다”며 과제물 hwp 파일이나 pdf 파일을 통째로 받는 편이고 시험도 ‘ㅇㅇ대학교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식으로 시험 파일을 통째로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세대, 이화여대, 한국해양대, 충남대, 숙명여대가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버대학도 종종 의뢰한다”며 “학교 수준과 관계없이 그냥 잘 맡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카카오톡에 과제대행방을 개설한 이유로 “오픈톡방(카카오톡 채팅방)이 절차 없이 간편하게 개설할 수 있고, 신고만 없으면 남의 개입 없이 혼자서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학 입시를 준비중이며 법적으로 처벌당한다면 모를까 과제대행방 운영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대학교 과제대행을 해주는 업체나 개인의 채팅방이 카카오톡에 수십 개 개설돼 있다. 카카오톡 과제대행방이 비윤리적 학점 취득은 물론이고 부정시험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 대행업자에 맡겨 작성한 과제를 제출하더라도 대학에서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일반화하면서 확인하기가 더 힘들어졌다. ⓒ pixabay

‘모든 과제의 해결사’ 과제대행방

카카오톡 오픈채팅 과제대행방에서 불가능한 과제는 거의 없어 보인다. 인문∙공학∙자연 계열 가릴 것 없이 돈만 내면 대행과제부터 대리시험, 석∙박사 논문 작업까지 가능해 보인다.

리포트 과제대행의 진행 절차는 아주 간단하다. 신청자가 과제 내용과 마감 기한을 알려주면 대행자는 가격을 정하고 입금이 확인되면 진행되는 방식이다. 대학생 리포트 가격은 업체나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A4용지 1장에 1만~2만원 선이다. 장당 1만5천원에서 2만원으로 가격을 제시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구체적으로 글자 포인트를 기준으로 잡는 곳도 있다. 한 페이지를 작성하는 데 글자 크기가 10포인트이면 1만5천원, 11포인트이면 1만2500원이 되는 식이다.

공대나 자연계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학, 프로그래밍, 전자회로 등 신청자가 풀어야 할 문제를 사진으로 전송하면 과제대행자가 가격을 제시하고 진행하는 방식이다. 과목과 상관없이 문제당 평균 5천~8천원 선으로 거래된다. 5~10 문제가 포함된 과제라면 2만5천원에서 많게는 8만원에 대행업체에 맡길 수 있다. 과제를 대신해주는 사람은 다양하다. 학부생부터 졸업자, 석사연구생까지 자기 전공에 기반한 과제들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 취재진이 과제대행업자 '수학전문가'(가명ID)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 이서인

이밖에 대학생 온라인 대리시험과 중고생 과제대행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행업체에서는 “미적분학 시험대리도 가능할까요”라는 질문에 ‘수학전문가’(가명ID)는 시험 날짜와 시간을 물었고 8만원을 제시했다. 또한 “학부생인가요”라는 질문에는 “졸업생”이라고 답했다. 중고생 과제도 대리가 가능하다. 취재팀이 “고등학생 영화감상문 한 페이지 가능할까요”라고 질문하자 대리작성자는 “고등학생분들은 입금이 잘 안 되는 분들이 있었다”면서 거부하는 듯했지만, 곧 가격을 제시하면서 고등학생의 과제도 진행했다.

논문대행의 경우 “작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하면서도 “박사학위를 소지한 사람이 직접 지도를 해준다”며 컨설팅 가격으로 “250만원에서 300만원 정도면 가능하다”고 답했다. 취재팀이 “이전에 하셨던 분 얼마나 있을까요”라고 질문하자 업체 담당자는 “셀 수가 없네요”라고 답했다. 이처럼 온라인에는 석박 논문지도 간판을 달고 이를 전문적으로 사업화한 업체들도 있다.

과제대행방은 누구의 책임인가?

취재팀이 과제대행 대학생들의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과제대행이 성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불법행위라는 인식 자체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서울∙강원∙경상∙전라∙충청 지역 9개 대학의 ‘에브리타임’에 올려 128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제대행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과제대행 사이트의 존재를 아는 학생들은 30명으로 집계됐다. 알게 된 경로는 ‘친구, 동기’가 대부분이었고, 뉴스, SNS, 인터넷 검색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주변에 과제대행방을 운영하거나 이용하는 타인을 보거나 본인이 이용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28명 중 5명이 '타인의 과제 대행방 이용을 알고있다'고 답했다. ⓒ 김현지

주변에 과제대행방을 운영하거나 이용하는 타인을 보거나 본인이 이용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유보하는 듯한 결과가 나타났다. 71명은 응답이 없었고 ‘아니오’는 50명이었다. 타인의 과제대행방 이용을 알고 있는 학생은 5명이었고, 과제대행방 운영자를 알고 있는 학생은 2명으로 나타났다.

과제대행방 서비스 이용 의향에 관해서는 ‘이용한다’가 128명 중 18명이며 ‘고민이 된다’가 37명이었다. 또 18명이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한 것으로 미루어 보면, 대리시험이나 대리과제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카카오톡 과제대행방 존속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① 이용자들의 인식, ② 접근성이 좋은 플랫폼(카카오톡, 블로그), ③ 관망하는 정부당국, ④ 운영사이트 순으로 응답했다. 한 학생은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귀책 사유가 없다고 보긴 어렵지만, 학생을 탓하는 것은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과제대행방 이용 경험이 있는 서울 모 대학교 기계공학과 김철수(가명) 씨는 과제대행을 이용하는 대학생이 “제 주변만 열댓 명이지 한 학과로 치면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제대행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도 본 적이 없다”면서 “학교 내 규정으로만 퇴학이나 제적 처리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합법? 불법? 결국은 양심

과제대행에 관하여 직접 처벌할 수는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진홍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과제대행을 법적으로 처벌하려면 피해자의 재산이나 신체를 침해한 사실이 있어야 하는데, 과제를 맡기는 행위는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고 심부름대행에 가까운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는 법적 처벌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제대행방을 개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 플랫폼(카카오톡, 네이버)이 일일이 검토해주면 좋겠지만 전수조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현시점에서는 “과제대행방을 강제로 저지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결국 학생과 업자의 윤리적 인식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제대행은 해당 과제가 대행된 것인지 판별하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 6월 15일 <한경 잡앤조이>에 실린 기사 ‘과제 돈 주고 해서 그냥 만점인데ㅋㅋ’ 대학가에 성행하는 ‘과제 대행’ 논란’에서 김활빈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실제로 과제대행업체가 보낸 결과를 보고 “결과물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평가하며 “대학원생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교수로서는 A 학점을 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표절 검사도 피해가기 때문에 누가 대신 작성해준 과제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문선아 건국대 교양대학 교수는 “과제대행방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도 문제지만 이용자들의 비윤리적 행위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플랫폼의 문제를 막을 수 있는 제도 보완이 필수적”이라며 “지식을 쌓는 대학에서 과제를 돈 주고 사는 행위는 스스로에게 가장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과제대행방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만 100개가 넘게 있다. 또 네이버, 중고나라, 디스코드 등 여러 플랫폼에서도 과제대행이 성행하고 있어 이를 모두 합치면 엄청나게 많은 대행방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플랫폼들은 일상 속에서도 접근하기 매우 쉬워 부정적인 방식의 학점취득이 우려된다. 비대면 온라인 교육이 일상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특히 대학에서는 저작권 교육을 필수교양으로 지정하는 등 학생들의 윤리의식을 제고하는 노력이 크게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저널리즘연구소가 주최한 ‘제1회 시사보도 기획안 공모전’에서 당선된 기획안들이 후속 취재를 거쳐 기사로 완성됐습니다. 지난 1월 중순 당선작이 발표된 뒤부터 수상자들은 저널리즘스쿨 교수들 지도 아래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우수작으로 뽑힌 건국대 글로컬 캠퍼스 신문방송학과 구성준∙김현지∙이서인 씨의 현장 취재 기사를 싣습니다. (편집자)

편집 : 이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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