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유리 궁전’ 공공 건축 실태

[앵커]

통유리창으로 된 건물 외벽, 초고층 상업용 빌딩부터 주거, 사무 등 다양한 용도의 고층 빌딩에서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통유리창으로 건물 외벽을 짓는 걸 ‘커튼 월(curtain wall)’ 공법이라고 합니다.

겉보기에 화려해 보여서 ‘유리 궁전’이라고도 불리는 이런 통유리창 건축물이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문제는 없는지, 제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송파구에 있는 롯데월드타워입니다. 

지난 2017년 4월 문을 열었는데, 지상 123층, 높이 555미터로 국내에서는 최고층, 세계에서는 5번째로 높은 건물입니다. 

건물 외부를 화려하게 덮고 있는 유리창은 모두 4만 2천여 개나 됩니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강변 테크노마트 역시 높이 188미터의 건물 외벽을 덮은 유리가 눈에 띄는 건물입니다.

이렇게 건물 외벽을 유리로 덮는 건축 방식을 ‘커튼 월 공법’이라고 합니다. 

철강과 함께 현대 건축의 주요 재료 중 하나인 유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합니다. 

커튼 월 공법을 이용해 만든 건물은 건물 내부와 외부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고 건물 내부에 햇볕이 잘 들어와 건물 내부가 밝다는 점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커튼 월 공법은 에너지 측면에서 오래전부터 문제를 지적받았습니다.

지난 2019년 <헤럴드경제>가 보도한 서울시의 ‘자치구별 최근 3년간 전기료 납부 내역’을 보면 2018년 한 해 동안 유리 청사를 둔 9개 구의 전기요금은 평균 5억 2천여만 원으로 보통 청사를 둔 구보다 약 1억 5천만 원 많이 나왔습니다. 

2008년 완공한 마포구 청사는 대표적으로 에너지 낭비가 심한 건물로 손꼽힙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전기요금만 매년 7억 4천여만 원을 써 서울 시내 다른 자치구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많은 전기요금을 냈습니다. 

지난 2012년 문을 연 서울시 청사도 완공 이후 디자인뿐만 아니라 많은 전기 사용으로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또 서울 시내 주요 철도역인 서울역과 청량리역, 용산역을 비롯해 지난해 5월 말 새로 문을 연 충북 제천역 새 역사도 이런 커튼 월 공법으로 지어졌습니다. 

2017년 6월부터 국토교통부가 전국적으로 에너지소비총량제를 도입하는 등 그나마 최근에는 건축물에 관한 에너지 효율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인터뷰 이응직 세명대 건축학과 교수: 비록 유리로 건물 외피를 마감을 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보장하지 않으면 건축 인허가가 나지 않는 어떤 이런 제도가 지금 시행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심각한 어떤 상황을 발생시키지는 않는다. 이렇게 우선 얘기를 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그것도 아직까지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겠죠. 단지 과거에 비해서는 훨씬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죠.] 

건축은 흔히 종합예술이라고 불립니다. 

따라서 건물을 지을 때는 에너지 효율 등 기능적인 면뿐만 아니라 디자인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간 건물과 달리 시민의 세금으로 건설하고 운영하는 공공 건축물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설계해야 합니다. 

과거 기준에 따라 지어진 공공 건축물 역시 차양 장치를 설치하는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단비뉴스 김계범입니다.

(영상취재 : 김계범 / 편집 :김계범 / CG : 김계범 / 앵커 : 김계범)


편집 : 이예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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