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현장] 에너지전환포럼 그린뉴딜 기자간담회

"현재 코로나로 일자리가 없어지고 수출이 막히고 내수가 약해지고 기업이 어디에 투자할지 모르는 이런 엄청난 위기 속에서 경제위기와 기후위기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전략은 그린 뉴딜뿐이라고 단언합니다."

19일 오전 서울 통인동 에너지전환포럼 회의실에서 열린 ‘그린뉴딜 정부정책 제안 및 프로젝트 추진방향 기자간담회’의 사회를 맡은 홍종호 에너지전환포럼 상임공동대표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한국형 뉴딜’에 그린뉴딜을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을 거론하며 “그린뉴딜의 구체적 사업방향과 프로그램을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기후위기·경제난 돌파구는 그린뉴딜 

▲ 19일 에너지전환포럼이 주최한 그린 뉴딜 기자간담회에서 홍종호 상임공동대표가 사회자로서 발언하고 있다. ⓒ 에너지전환포럼

이성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석연구원은 ‘솔라스쿨, 솔라파밍 프로젝트 및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스마트 전력계통 구축’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전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에너지의 95%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재생에너지 기술을 발전시키면 에너지 수출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연구원은 전국 초ㆍ중ㆍ고 1만여 곳에 각각 100킬로와트(kW) 규모의 태양광 시설을 건물 옥상과 운동장 스탠드 등에 설치하는 ‘솔라스쿨(solar school)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는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1기가와트(GW) 설비를 설치할 경우 약 2만 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또 태양광 사업과 농업을 병행하는 ‘솔라 파밍( solar farming)’, 즉 영농형 태양광을 소개하며 “전체 농지의 약 1%에 총 7.5GW의 태양광을 설치해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성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석연구원이 솔라스쿨과 솔라파밍 등으로 태양광 발전을 확대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에너지전환포럼

주민과 지자체 참여로 풍력발전 확대를  

위진 지에스(GS)풍력부문장은 ‘풍력산업발전과 일자리 창출 및 국민-지자체-지역주민 주주만들기’ 발제에서 “지역 주민 참여형이나 지자체 참여형 제도를 통해 풍력발전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풍력발전 사업의 투자구성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제외한 30%의 자본 중 절반에 지역주민과 지자체,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할 것을 제안했다. 

윤용상 ㈜에너지공유 대표는 ‘건물 그린 리모델링 프로젝트와 마을재생에너지, 농어민 기초소득 프로젝트’ 발표에서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 요인 중 24%가 건물부문”이라며 건축물의 에너지효율을 개선하는 그린 리모델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투자비용 대비 회수비용을 고려,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연계해 중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그린 모빌리티와 디지털 그린뉴딜 특구’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세계 1위 수준인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국내 수요 부족으로 해외에만 공장을 짓고 있다”며 국내에서 전기차 산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도별 전기차 판매 목표의 조기 집행, 중고차 교환 프로그램(노후 차량 전기차 교환 보조금 지급), 전기차 의무판매제(판매량 중 일정 비율을 전기차로) 등을 통해 국내 수요를 키우면 고용창출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그린 모빌리티와 디지털 그린뉴딜 특구’를 주제로 발표하는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 ⓒ 에너지전환포럼

신산업으로 고용창출하는 ‘디지털 그린 특구’

한 위원은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융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역에 신산업을 도입해 고용을 창출하는 ‘디지털 그린 특구’를 제안했다.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해 데이터 센터를 가동하는 ‘그린 데이터센터 특구’, 구도심 등을 리모델링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그린 리모델링 특구’, 미래차 전환을 위한 인프라를 지원하는 ‘디지털 모빌리티 특구’ 등이 그것이다. 한 위원은 또 기존 석탄발전·원전 산업이 무산된 곳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을 하도록 만드는 ‘디지털 클린에너지 특구’도 제안했다. 그는 “기존 산업의 쇠퇴로 고용위기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지역들을 겨냥해 각각의 성격에 맞게 특구를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윤을진 탑인프라 부회장은 “태양광 에너지는 개인이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수평적 에너지”라며 “아파트 베란다, 옥상 등에서 오천 만 국민이 태양광 발전을 하면 약 50기가와트(GW)까지 전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허화도 유니슨 대표는 “풍력발전설비를 12~13기가와트(GW) 규모까지 확충하면 15만 명 정도의 고용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은 “모든 공유차량을 100% 친환경차로 운영하도록 강제하는 스웨덴처럼 우리도 쏘카나 그린카 같은 공유경제 차량을 먼저 전기차로 전환하는 정책을 만들면 더 효용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발제가 끝난 후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종호 에너지전환포럼 상임공동대표,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 허화도 유니슨 대표, 윤을진 탑인프라 부회장. ⓒ 에너지전환포럼

편집 : 이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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