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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국 음악가 ‘추모앨범’에 유족 눈물
[세월호, 잊지 않겠습니다] 참사 6주기, 간절히 기억하는 사람들
2020년 04월 16일 (목) 01:09:41 임지윤 이예슬 조한주 기자 dlawldbs20@naver.com
수학여행을 가던 고등학생 등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가 16일로 발생 6년을 맞았다.  많은 국민들에게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남겼다고 할 만큼 참담했던 이 사건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미진하다는 지적과, 일부 유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할 정도의 고통 등이 ‘현재진행형’이다. 동시에 이 비극을 기억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노력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단비뉴스>는 4년간 세월호 추모음악 프로젝트를 이끌어 온 작곡가 윤지수(20) 씨와 세월호 희생자 남지현(당시 단원고2) 양의 언니 남서현(28) 씨, 세월호 진상규명 활동가 김수창(47) 씨를 만나 그들의 ‘기억’에 귀를 기울였다. (편집자)

다국적 청년 8명의 ‘영혼들에게 건네는 작별인사’ 

“전 세계 사람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알리고, 아름다운 영혼을 떠나보내는 유가족을 음악으로 위로하고자 3년 전부터 세월호 추모 프로젝트를 해왔어요. 작년에 세월호 수색이 마무리됐고 (올해) 6주기를 맞아 프로젝트도 잘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각국의 작곡가들을 모았습니다.”

미국, 독일, 핀란드, 벨기에, 한국 등 5개국 작곡가 7명과 첼로 연주자 1명이 세월호 추모앨범 <영혼에게 건네는 작별인사>를 제작해 지난달 7일 유튜브 등에 공개했다. 제작 총괄을 맡은 윤지수(활동명 제시 윤) 작곡가는 영화에 주로 사용되는 웅장한 분위기의 ‘에픽 음악’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 5개국 청년 음악가 8명이 참여한 세월호 추모앨범 <영혼들에게 건네는 작별인사(Farewell to the Souls)>. 윤지수 작곡가의 ‘바다의 메아리’를 포함해 7곡을 실었다. ⓒ 제시 윤(윤지수) 유튜브 

“23분 분량 앨범에 7곡이 수록됐는데, 첫 곡 ‘마지막 항해’와 두 번째 곡 ‘이별의 언어’에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슬픈 마음을 무겁게 담았어요. 세 번째 ‘언제나 우리와 함께’, 네 번째 ‘바다의 메아리’, 다섯 번째 ‘끝없는 기억’, 여섯 번째 ‘향수’는 희생자들이 우리 마음속에 있고, 그들을 기억한다는 메시지를 담았고요. 끝 곡은 ‘마지막 인사’인데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미국 유타대 아시아 캠퍼스(인천 송도)에서 영화영상학을 공부하면서 음악활동도 하는 윤 씨는 각국 작곡가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세월호 참사 관련 다큐멘터리와 뉴스 기사를 공유하면서 작업을 함께 할 사람을 모았다고 한다. 16세에서 25세의 젊은 음악가들이 자원했는데, 이 중 몇몇은 이미 세월호 추모 프로젝트를 알고 있었고, 자국에도 비슷한 참사가 있어 공감하는 마음으로 참여한다고 밝힌 이도 있었다고 윤 작곡가는 전했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한 달간 온라인 플랫폼 ‘트렐로(Trello)’에 모여 믹싱, 마스터링 등 가상 음악 작업으로 곡을 완성했다고 한다.

윤 작곡가가 유튜브에 올린 추모앨범에는 세계 각국 방문자들이 ‘아름답고도 슬픈 음악이다’ ‘마음이 아프다’ ‘놀라운 작업을 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앨범 수록곡은 유튜브 외에 사운드클라우드 등에서 모두 무료 공개된다. 윤 작곡가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음악으로 위로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들 기억하게 하는 음악에 감사” 

세월호 사고로 숨진 남지현 양의 언니 남서현 씨는 <영혼들에게 건네는 작별인사> 앨범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남 씨는 지난 14일 <단비뉴스> 이메일 인터뷰에서 “수록된 곡들과 제목이 다 좋았다”며 “이별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시간이 흐르며 다양한 방식의 추모를 통해 아이들을 기억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희망이 생긴다”고 밝혔다.

여섯 살 차이 나는 어린 동생을 떠나보낸 지 6년, 남씨는 “시간이 지나도 그날의 공포와 상실감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매년 동생 생일이 되면 특별히 더 보고 싶고, ‘살아 있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하며 그리워하게 된다고 한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은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쏟아지는 ‘무자비한 말’을 들었을 때였다고 남 씨는 털어놓았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사건은 2015년 12월 세월호 진상규명 1차 청문회다. “학생들이 철이 없어서 그렇게 됐다” “기억이 안 난다” 등 증인들의 막말과 거만한 태도에 분노했다고 한다.

   
▲ 남서현씨가 아홉 살이었을 무렵, 여섯 살 어린 동생 지현과 강원도 강릉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 서현씨는 동생의 생일이 되면 특별히 더 그립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못 지킨 죄책감’이 커진다고 말했다. ⓒ 남서현

‘세월호 막말’은 지난 6년간 끊임없이 유가족들을 괴롭히고 상처를 주었다. 최근에도 차명진(60)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가 선거토론회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자원봉사자가 불미스러운 행동을 한 것처럼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다. 차 전 의원은 지난해 세월호 5주기 당시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 먹고, 찜 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유가족을 비난해 공분을 샀다.

   
▲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유가족 등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4.16연대 대회의실에서 ‘막말 파문’을 일으킨 차명진 후보를 심판할 것 등을 요구하며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남 씨는 이 같은 막말에 관해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 이념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어른들이 어른으로서 사회에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 씨는 언론에 관해서도 “유가족의 아픔과 슬픔을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계속해서 진행 중이기 때문에 4월 뿐 아니라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는 언론이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참사 당시 관련 기관과 공직자 책임 제대로 물어야

“문재인 정부가 3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정부 차원에서도 자체 조사로 마무리하고 있고, 전면 재수사는 국민들에게 내놓는 허울일 뿐, 단 1도 실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서명운동 등에 참여해 온 김수창(IT네트워크 엔지니어) 씨는 박근혜 정부의 초동수사가 관련자료 압수수색도 없이 부실하게 진행됐고, 세월호특별법 제정 후 특별조사위원회 체제에서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성토했다. 이 때문에 당시 청와대, 국방부, 국가정보원, 기무사, 국가안보실, 안전행정부, 해군,  해경, 해양수산부, 전라남도소방방재청, 검찰청, 감사원 등 관련 정부기관과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합당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지난 14일 <단비뉴스> 이메일 인터뷰에서 “세월호특별법으로는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제대로 하지 않으니, 대통령 직속기구(특별수사단)를 둬서 세월호 관련 전면 재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수창 씨 등 시민들이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홍대역 앞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을 설치하라고 요구하며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 김수창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은 조사단 활동이 올해 말로 끝나게 돼 있고, 참사 당시 공무원 등에게 적용할 주요 혐의의 공소시효가 1년밖에 남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조사기간 연장과 조사 인력 보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현장조사가 어렵게 된 상황도 기간 연장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보수·진보의 기울어진 언론 지형과 극성스런 가짜뉴스 등으로 건전한 여론형성이 힘든 사회입니다. 제대로 이슈화가 안 되니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갈등이 잠복하는, 이른바 ‘Non-issue, Non-decision Society’가 바로 한국입니다. 주요 정책이나 법을 결정할 때 공론화 또는 숙의 과정이 한국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학계 또는 소수자의 건강한 목소리조차 기성 언론은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네이버> <다음> 포털과도 뉴스검색제휴를 한 <단비뉴스>가 여러분의 목소리를 확성하는 [여론광장]을 개설합니다. 자료를 미리 보내주시면 취재에 도움이 됩니다. (편집자)

편집 : 김현균 기자

[임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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