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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말하는 교육은 ‘사교육’?
[미디어비평] MBC ‘공부가 머니?’ 파일럿
2019년 12월 14일 (토) 16:18:28 양안선 PD yasun2002@gmail.com

시청률이 1%대에서 시작해 23.8%까지 치고 올라간 드라마가 있었다. 올해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JTBC <SKY 캐슬>이다. <SKY 캐슬>은 상류사회의 명문대 진학 욕망을 드러내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속 주인공은 억대 비용도 서슴지 않고 입시 코디를 고용하며, 자녀의 의대 진학을 인생 목표로 삼는다. 드라마는 교육 현실 풍자를 의도했지만, 현실 사회에선 입시 코디를 찾는 문의가 늘어났다.

은유가 아니라 직설은 어떨까? 지난 8월 22일, 29일에 방송한 MBC 파일럿 프로그램 <공부가 머니?>는 공부 컨설팅을 내세우며 핫한 ‘교육’ 이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프로그램은 공부하는 자녀와 고민 많은 부모를 위해 1:1 맞춤 솔루션을 제시하는 신개념 ‘에듀버라이어티’를 표방한다. 자녀 공부에 고민을 가진 부모가 고민을 의뢰하면, 관찰 VCR을 보고 스튜디오에서 교육전문가 패널이 해결책을 내놓는 형식이다.

   
▲ 지난 8월 22일 파일럿 1회를 방송한 MBC <공부가 머니?>가 11월 1일 결국 정규 편성되었다. ⓒ MBC

사교육 전제한 공영방송 MBC 예능

‘억!’ 소리 나는 우리 자녀의 교육비가 불필요하고 엉뚱한 곳으로 줄줄 새고 있다면?!
더 이상 쓸데없는 비용 지출과 시간 낭비는 그만!
이제는 ‘확실’하고 ‘정확’한 곳에 지갑을 열어야 할 때!
성적은 쑥쑥 올리고! 교육비는 반으로 확~줄이는!
지금껏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1급비밀 교육 노하우가 공개된다!

프로그램 기획의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사교육’을 통한 성적 올리기 비법 전수다. 확실하고 정확한 곳에 지갑을 열자며 사교육을 전제하고 있다. 파일럿 1회에 등장한 배우 임호의 세 남매는 무려 34개의 방과 후 수업을 받는다. 9살, 7살, 6살 세 남매의 나이를 알면 34개 사교육은 놀라움을 넘어 두렵기까지 하다. 초등학교 2학년과 유치원생의 평균 취침시간이 12시라는 발언, 공부에 지쳐 아는 문제를 일부러 틀리는 아이의 불안한 행동까지 전파를 탔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라는 문제제기 댓글이 등장했다.

   
▲ <공부가 머니?> 파일럿 1회에 출연한 배우 임호의 세 남매는 34개 사교육을 받고 있다. ⓒ MBC

이런 상황에서 <공부가 머니?>가 세 남매를 위해 제시한 해결책은 34개 사교육을 11개로 줄이는 것이었다.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상상력이 사교육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생의 주당 사교육 참여 시간은 평균 6.5시간이었다. 교육전문가 패널 중 최성현 에듀맘 멘토링 대표는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지도 않은 둘째 아이(7살)에게 주 7시간 사교육을 제안했다. 9살인 첫째도 주당 약 8시간 사교육을 해법으로 제시했으며, 막내에게는 ‘6살 나이에 맞게’라며 주 5시간의 사교육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공교육을 외면한 MBC <공부가 머니?>의 솔루션은 공영방송에서 나와서는 안 될 위험한 해결책이다.

교육 = 대학 입시?

이 프로그램이 사교육 토대에서 공부를 논하는 이유는 ‘교육은 대학 입시’라는 생각이 근저에 있기 때문이다. 파일럿 1회에서 선행학습에 관한 논쟁이 있었다. 전문가 패널 중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은 선행학습 반대 논리로 ‘학습의 종착점은 대학교 입학’이라 말한다. 대학교 입학이라는 종착점은 같으니 너무 빨리 가봐야 의미 없다는 뜻이다. 대학교 입학만을 공부의 목적으로 세우는 TV 프로그램은 유치원생이 과도한 과외지도를 받는 사실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교육전문가 패널 구성에서도 ‘공부는 대학 입시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드러난다. 공교육 관련 전문가는 진동섭 전 서울대 입학사정관뿐이다. 그도 전직이며, 대학입시를 담당했던 전문가다. 진동섭 입학사정관을 ‘입시 전쟁의 천군만마’라고 소개하는 글은 프로그램 내에서 그의 역할이 ‘공교육 정상화’가 아님을 말해준다. 최성현 에듀맘 멘토링 대표는 자녀를 명문대 입학시켰다는 것이 이력이다. 교육을 대학 입시라는 좁은 해석으로 보고 있다.

교육의 주체는 ‘엄마’뿐?

교육에 대한 잘못된 시각은 교육 주체 선정에서도 보인다. <공부가 머니?>는 ‘엄마’의 의뢰에서 시작한다. ‘아빠’는 교육에서 한걸음 물러난 상태다. 배우 임호의 아내 윤정희 씨는 ‘과도한 사교육 때문에 아이들과 생긴 감정의 골’을 의뢰하고, 마라토너 이봉주의 아내 김미순 씨는 ‘학원 가라는데 혼자 한다는 아들’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아빠’가 유명인이라 출연했지만, 의뢰를 하고 해결책을 듣는 쪽, 즉 교육의 주체는 ‘엄마’다. MC인 유진의 경우, ‘아빠’는 관찰 VCR에서도, 스튜디오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배제됐다는 점이다. 파일럿 2회에 출연한 이봉주 가족은 ‘고1인 아들이 사교육 없이 성균관대를 갈 수 있을까’라는 엄마의 고민에 맞춰 해결책을 모색한다. <공부가 머니?> 프로그램은 솔루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당사자인 아들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는다.

정규편성,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

<공부가 머니?>는 파일럿 방송 당시 동시간대 2049 타깃 시청률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방송 이후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높은 화제성이란 성적표를 받아든 덕분에 <공부가 머니?>는 지난달 1일 정규편성되었다. MBC는 파일럿 프로그램에 제기된 유명인 중심의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정규편성이 되면 일반인, 사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의뢰인이 출연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공교육과 IT를 활용한 맞춤형 해결책도 제공한다고 했다.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교육기본법 제2조는 교육이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이념 아래 있다고 말한다. 민주시민으로 자질을 갖추게 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것 등이 교육의 목적이다. <공부가 머니?>가 말하는 공부는 대학입시다. 프로그램 정체성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정규 프로그램을 보아도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편집 : 양안선 PD

[양안선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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