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제천 두학동 불량 퇴비

<앵커>

성공한 농부들은 질 좋은 퇴비를 씁니다. 그럼 질 좋은 퇴비는 어떤 걸까요? 오염되지 않은 원료를 사용해 발효 과정에서 유익한 미생물이 살 수 있고 유기물 함량이 높은 것입니다. 악취가 없고 취급과 사용이 편리해야 하고요. 근데 좋은 퇴비 사용은 둘째 치더라도 오히려 사람에게 해로운 퇴비를 쓰는 곳이 있습니다. 최근 제천 두학동에서 불량 퇴비로 주민들이 악취를 호소하고 있는데요. 그 실상을 권영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이곳은 제천시 두학동 일대입니다. 마을에 들어서자 악취가 코를 찌르는데요. 이곳에 매립된 오염된 퇴비 때문입니다. 퇴비 주위엔 가축의 피로 추정되는 붉은 색의 침출수가 고여있습니다. 

인터뷰) 이춘흥(69) 충북 제천시 두학동 주민

“피가 고였다는 건 음식물 쓰레기보다 더 문제야 사람한테도 안 좋고… (얼마 전에) 상수도 물이 들어와서 상수도 먹는 사람도 있고 (침출수 때문에) 안 먹는 사람도 많아. 저기 고인 피가 어디로 흘러가겠어.” “피가 벌겋게 고였어. 길바닥에도 피가 나오고...”

인터뷰) 엄정옥(74) 충북 제천시 두학동 주민

“피가 고이고 차가 지나가는 길옆 도랑에 거품이 말도 못 해요. 냄새가 나가지고 (보통 심한 게 아니에요)”

퇴비가 매립된 현장에 서보니 신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축축한데요. 이곳에 한 비료생산업체가 10월 24일부터 퇴비 500t을 매립할 예정이었습니다. 주민들이 악취와 침출수 유출로 거센 항의를 해 210t을 매립하고 중지했습니다. 시에서는 원상복구 조치를 하겠다 했지만 한 달이 된 지금도 퇴비가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안동호(72) 충북 제천시 두학동 주민

“시청은 업체한테 퇴비를 파가라 하고 업체는 못 파간다고 하고... (업체는 퇴비를 이 정도) 파갔으면 됐지 얼마나 더 파가느냐고…(우리는 퇴비가) 이렇게 많은데 안 가져가면 어떡하냐 하니까 (업체는) 이걸 어떻게 퇴비만 파가냐고 해. 우리보고 (흙과 섞인 퇴비에서 퇴비만) 골라달래. 골라주면 가져가겠다고… (흙이랑 퇴비가) 다 섞인 걸 어떻게 골라줘” 

인터뷰) 엄정옥(74) 충북 제천시 두학동 주민

“(우리보고 파내달라는데) 우리 동네에 포크레인이 있으면 해보자 할 수도 있어. 지금 (포크레인을) 다른 동네에서 빌려와야 해. 그게 못해도 40~50만원이야. (업체에서 사과를 한 적) 없죠.” 

가축분뇨법 17조에 따라 내년 3월 25일부터 퇴비 부숙도 검사가 의무화됩니다. 퇴비 부숙도는 퇴비 원료를 액체로 모아 발효 시켜 식물과 토양에 안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사람에게 유해한 퇴비가 또다시 사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터뷰) 제천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

(붉은 침출수가 무엇인지?)

“음식물 폐기물을 묻었다가 잔재성분이 남아있는거에요 음식물 퇴비 성분이 흘러 내린거죠 배수로에동물의 피는 아니죠 피로 생각할 수는 있는데”

(업체는 절차대로 한건가요?)

“사전 신고를 하죠. 청주 비포장도로 업체니까 청주시에 사전신고를 했죠 제천시 두학동에 가져다 놓는다고. 사전신고를 해서 저희한테 공문으로 접수가 됐어요 절차대로 한거긴 해요 땅구덩이에 매립해서 문제가 된거죠.”

(시에서 퇴비를 확인했는지?)

“(처음본) 그때도 문제가 많았죠. 갖다 놓은 날부터 냄새가 나니까. 업체에서는 비료라 하는데 농가에서는 음식물찌꺼기랑 폐기물 아니냐 하고. 냄새도 나고 하니까 환경오염 발생 우려가 있으니 (업체한테) 가져가라고 한 거에요 (우리는) 침출수 흘러내려서 길 안 얼게 배수로 공사까지 하고.”

(마을에 사과는 했나요?)

“마을에는 양해를 구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 없겠다고. 관리감독 잘하겠다고. 피해보상은 따로 없죠.”만약에 침출수로 문제가 생기면 ? “유해성분의 퇴비도 아니고 비료로 쓸 수 있는 성분이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문제가 생기면 수질 검사를 해봐야죠”

시군에서는 비료공장에서 퇴비를 신고할 때 자체적인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허술한 퇴비 신고 절차의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갑니다. 퇴비 부숙도 검사가 의무화되기 전 적절한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단비뉴스 권영지 기자입니다.

(영상취재, 편집 : 권영지, 박두호 / 앵커 : 박두호)


편집 : 임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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