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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사실 공표’ 인권과 알권리의 조화
[시시탐탐] 피의사실 공표죄
2019년 10월 12일 (토) 11:58:14 최유진 윤상은 기자 gksmf2333@gmail.com

(최유진) 네, 시의 적절하게 시사 이슈를 집중 점검해 보는 단비뉴스의 신설 코너. 시시탐탐을 시작하겠습니다. 윤상은 기자! 30년 넘게 미궁에 빠진 화성 연쇄 살인 사건, 또,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일가 의혹 수사와 관련해 요즘 뜨거운 논란을 빚는 문제가 있죠? 

(윤상은) 네, 바로 ‘피의사실 공표죄’인데요. 직무상 취득한 피의사실을 기소 즉 재판에 붙이기 전에 알리면 처벌받는다는 법조항입니다. 

(최유진) 네, 피의자나 용의자의 인권을 위해 꼭 필요하겠군요. 그런데 국민의 알 권리와는 부딪치는 측면도 있겠어요.    

(윤상은) 맞습니다, 1953년 형법을 제정하면서부터 인권보호를 위해 ‘피의사실 공표죄’를 뒀는데요. 이게 때로 국민의 알권리와 충돌하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그래서 공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유진) 최근 ‘고유정 사건’ 때 피의사실을 경찰이 언론에 알린 것이 그런 경우이겠군요. 그런데 이건 형법위반 아닌가요?

(윤상은) 맞습니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거나, 언론에 그릇된 보도가 나올 경우 피의사실을 알리도록 하는 공보준칙을 2010년 법무부가 만들었어요. 이에 따른 거죠. 하지만, 법무부 준칙은 법 아래이기 때문에 준칙대로 공개해도 결국 형법을 위반하는 겁니다.

(최유진) 그렇군요. 그래서 경찰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의 신원을 공개하는 것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군요. 하지만, 이미 언론은 용의자의 사진을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까?

(윤상은) 그렇습니다. 언론은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하지 않거든요.

(최유진) 범죄 혐의를 받는 용의자나 피의자의 인격권이냐, 공적 관심사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냐? 쉽지 않은 문제네요.

(윤상은) 네, 맞습니다. ‘피의사실 공표죄’를 좀 더 깊이 있고 알기 쉽게 따져보기 위해 현장으로 나가 이야기를 더 진척시킬까요?

(최유진) 3년 전인 2016년 10월 촛불혁명이 시작된 서울 광화문 광장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배경으로 한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국민적 분노를 불러왔는데요. 당시 언론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명명하며 각종 의혹보도를 쏟아 냈습니다. 수사를 통해 밝혀진 최순실과 딸 정유라의 피의사실이 연일 언론을 장식했습니다. 국민은 박근혜 정부의 불법에 분노하며 일어섰고,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 냈습니다. 당시 ‘피의사실 공표죄’는 국민 알권리, 즉 언론보도의 자유에 자리를 내줬습니다.  

(윤상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담당하는 경기남부 경찰청에 나와 있습니다. 경찰은 지난 19일 DNA 증거를 들어 특정 용의자를 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1994년 발생한 청주 처제 살인사건의 범인 이모 씨였습니다. 하지만 이모 씨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확정된 건 아닙니다.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단순히 용의자일 뿐입니다. 더구나 살인죄 공소시효 15년도 지나 기소할 수도 없으니 피의자도 아닙니다. 언론은 신원을 공개하고 있지만, 경찰은 말을 아끼는 상황입니다. 배용주 경기 남부 경찰청장은 “적절한 시점 이전에 언론에 보도되면 유출자를 반드시 찾겠다”고 말할 정돕니다. ‘피의사실 공표죄’와 무관하게 국민은 피해예방 차원에서 용의자 얼굴을 공개하라는 입장입니다.

(윤상은) 네, 조국 법무장관 가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내용을 야당이나 언론에 계속 흘리며 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겁니다. 검찰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고요. 

(최유진) 이에 대한 국민여론은 반으로 갈리는 것 같아요. 공인인 법무부장관 가족관련 수사이니 그 진전 내용을 국민이 알아야 한다는 쪽, 다른 한쪽은 헌법 27조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공개하면 안 된다는 쪽으로 말예요.

인터뷰) 신종범 법률사무소 누림 변호사

"피의사실 공표죄를 원칙적으로는 처벌하되, 예외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 위법성을 조각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규정해내고, 수사 기관도 그 법률에 근거해서 각 규정들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사실 문제가 되는 건 언론이 스스로 취재해서 보도하는 건 피의사실 공표죄와 무관하니까… 피의사실 공표죄는 수사 기관이 범죄의 주체거든요. 그러니까 언론기관이 스스로 취재해서 보도하는 건 문제가 안 되는데"

"항상 피의사실 공표죄와 관련해서 정치적으로 대치하는 것들이 수사기관에서 기준이 없다 보니, 어떤 사항은 수사기관이 흘리고, 어떤 사항은 철저히 막고. 이러다 보니 기준이 없어서 굉장히 자의적으로 운영되는 측면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유진) 네, 전문가 의견을 들어도 역시 쉽지 않은 문제군요.

(윤상은) 1953년 형법이 제정되면서 도입됐고, 2010년에는 법무부 공보준칙까지 만들어졌지만, 아직 ‘피의사실 공표죄’가 적용된 사례는 없습니다. 사실상 사문화 되고 있었는데요. 이번에 조국 법무부장관 가족의혹사건 수사로 다시 불거진 거죠.

(최유진) 인권 보호냐 공적인 사안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냐. 둘 다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커 보여요.

(윤상은) 맞습니다, 정파적인 유불리로 급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최유진) 윤상은 기자! 지난 일요일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 수사내용에 대한 피의사실 공표를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죠?

(윤상은) 네, KBS <일요진단 라이브>가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 '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에 대한검찰 수사과정에서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했는데요. 응답자의 64%가 피의사실 공표를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대는 24%에 그쳤습니다. 국민 다수는 알권리를 더 중요시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최유진) 그렇군요. 법조계나 학계뿐 아니라 일반 국민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는 안이 필요하겠군요. 인권을 보호하면서도 고위 공직의 부패를 막아 민주주의를 심화시키고 공공의 안녕을 지킬 수 있는 제도. 나아가 언론보도의 자유가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세밀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시시탐탐이었습니다.


편집 : 김은초 기자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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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말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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