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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 기업 ‘역차별’ 없애야
[단비발언대]
2018년 11월 22일 (목) 10:56:03 박경민 기자 bkminrudals@naver.com
   
▲ 박경민 기자

인터넷데이터센터는 서버 컴퓨터와 네트워크 회선 등을 제공하는 시설로, 서버들을 한 장소에 모아 안정적으로 운용해 준다. 특히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중요한 시설이다. 온라인 게임은 서버가 없으면 서비스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초창기 온라인 게임에서는 게임사가 직접 일정 대수의 서버 컴퓨터를 확보해 서버를 운영했다. 하지만 유저(User)수가 줄어들어서 불필요한 서버 유지비용이 부담되는 경우가 많아지자 게임사는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임대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서버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데이터센터는 인터넷 기업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다.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규모에 따라 매해 수백억 원까지 데이터센터 사용료를 지급한다. 트래픽 규모가 큰 기업은 직접 데이터센터를 만들기도 한다. 네이버는 2013년부터 ‘데이터센터 각’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데, 4,800억 원을 들여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그러나 외국 기업인 유튜브는 몇 년 전부터 KT, SK브로드밴드, LGU+ 등 망 사업 3사가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에 사용료를 내지 않고 캐시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KT 데이터센터에만 캐시 서버를 두고 있는데 이 비용 역시 무료에 가깝다고 알려졌다.

   
▲ 2013년,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 업계 최초로 축구장 7배 크기의 ‘데이터센터 각’을 설립했다. ⓒ데이터센터 각

유튜브는 2011년 국내 통신사에 무상으로 캐시 서버를 설치하고 이를 발판으로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캐시 서버는 자주 쓰는 데이터를 모아놓은 서버다. 국내에 캐시 서버를 설치하면 국내에서 바로 이용자에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외국에서 불러올 때보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고 버퍼링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당시 유튜브는 서버를 홍콩과 일본에 두고 있어, 국내 통신사들은 홍콩·일본 통신사 네트워크에 접속해 콘텐츠를 전송받았다. 전송 속도도 문제였지만, 한국에서 외국 네트워크로 접속할 때 통신사는 국제 구간 중계 접속 비용을 내야 하는데, 국제 회선 비용에 부담을 느낀 통신사가 아예 자사 데이터센터에 유튜브 캐시 서버를 설치하고 망 사용료는 받지 않기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망 비용을 줄인 유튜브는 트래픽 사용료 걱정 없이 화질을 업그레이드하고 콘텐츠를 계속 늘렸다. 전송 화질이 높아지고 콘텐츠가 늘어나니 이용자가 몰렸고 광고 수입이 늘었다. 유튜브는 망 비용 없이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은 이용자수 증가로 동영상 트래픽이 늘어날수록 망 비용도 늘어나는 부담을 지게 되었다. 화질 개선도 어렵다. 그만큼 트래픽이 늘어 망 비용이 2배에서 많게는 6배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2016년 기준 망 비용으로만 734억 원, 카카오는 200억~300억 원, 아프리카TV는 150억 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트래픽을 대량으로 발생시키는 동영상 사업 부문에서 망 비용은 수익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등 외국 인터넷 기업은 세금도 ‘합법적으로’ 포탈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이용료를 고려하면, 이들이 내야 할 세액 또한 상당한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코리아나 페이스북코리아 등 외국계 기업은 대부분 유한회사다. 국내 매출 등 경영정보를 공시할 의무가 없고, 외부감사도 받지 않는다. 2016년 구글코리아는 국세청에 매출을 2671억 원으로 신고했는데, 광고 게재 빈도와 모바일 판매 수익 등으로 추정한 매출은 그 10배 이상이다.

맹점을 없애기 위해 입법이 진행됐다. 유한회사도 외부감사 대상에 포함하는 ‘외부감사법 개정안‘이 내년 11월부터 시행된다. 하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는다. 법인세법상 세금 징수 대상은 ‘국내 사업장’에서 벌어들인 매출액만 대상으로 한다. 페이스북 매출 일부는 페이스북코리아에서 나오는 것으로 집계되지만, 많은 부분은 본 서버가 있는 페이스북 아일랜드로 집계된다. 외감법 개정안이 시행된 뒤에도 ‘본서버가 있는 아일랜드 매출’이라는 이유를 대면 ‘합법적 세금 포탈’이 가능하다.

국내 사업장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지난 8월 31일 기재부는 외국 법인의 국내 사업장 예외 조항 넷 중 셋이 삭제된 법인세법 개정안을 내놨다. 문제는 살아남은 예외 조항이 ‘광고 등 예비적, 보조적 성격을 가진 사업 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장소’라는 점이다. 페이스북 같은 ICT 기업은 광고수입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다. 세법 개정안이 실효성이 거의 없는 지경이니 살아남은 예외 조항도 삭제해야 한다.

또한 페이스북 등 외국 인터넷 기업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대신 국내 통신망 업체에 캐시 서버를 늘리려고 한다. 한국에서 데이터센터를 만들면 국내 사업장이 되므로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외국 인터넷 기업이 통신망 회사와 계약해 헐값에 데이터센터를 임차한 것을 뒤집기는 힘들 것이다. 정부는 외국 기업에 특별 세금을 매겨 이용료를 올려 받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 국내 인터넷 기업이 받고 있는 ‘역차별’을 시정해야 한다. 인터넷 강국을 일군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불합리하게 무너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


편집 : 양영전 기자

[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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