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등장에 따라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마부들을 보호하기 위한 세계 최초의 교통법으로 잘못된 규제의 대표적인 사례

1865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은 ‘붉은 깃발법(Red Flag Act)’을 선포했다. 자동차의 등장으로 사양화 하는 마차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한 대의 자동차엔 3명의 운전사가 필요하며 그중 한 사람은 붉은 깃발을 들고 차보다 55m 앞에서 마차로 달리면서 자동차를 선도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6.4㎞이며 시가지에서는 3.2㎞로 제한한다” 등이 법안 내용이었다. 마차가 선도하는 6.4㎞ 이하 느림보 자동차를 사람들은 외면했다. 자동차회사의 폐업이 속출하고, 자동차 산업이 죽을 쑤는 동안 프랑스와 독일은 영국 덕분에 자동차의 대량생산과 함께 자동차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사양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 조치가 결국 마차와 자동차 모두를 망치게 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 전문 은행에 대한 ‘은산(銀産) 분리 규제’를 ‘붉은 깃발법’에 비유해 규제 완화를 언급, 규제혁신에 시동을 걸었다. 은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해 산업재벌의 은행 지배를 막는다는 취지로 기업이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규제로, 특히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4%로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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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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