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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7년, 일부 마을 오염 더 증가”
[에너지대전환, 내일을 위한 선택] ⑱ 그린피스 특별보고서
2018년 03월 01일 (목) 14:19:55 박희영 강민혜 기자 안윤석 PD hyg91418@naver.com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7주년을 앞두고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현지 방사성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인근 마을의 오염도가 줄지 않았고 일부 지역은 방사성 준위가 전년보다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원전 인근의 방사성 오염은 이번 세기말 혹은 22세기까지 지속될 정도로 심각하다”며 “일본 정부는 피해 지역 주민을 성급하게 귀환시키는 정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린피스 전문가팀 ‘지속되고 있는 재난’ 확인

그린피스가 1일 전 세계에서 동시 발표한 <후쿠시마를 돌아보며: 7년간 지속되고 있는 재난> 보고서에 따르면 그린피스의 방사선 방호 전문가팀은 지난해 9월과 10월 두 차례 후쿠시마현 나미에와 이타테 지역에서 집중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두 지역의 방사성 오염 수준은 국제적으로 설정된 일반인 연간 피폭 한계치 1밀리시버트(mSv) 보다 최대 100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방사선 방호 전문가팀이 2017년 9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 마을에서 방사성 오염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 그린피스

후쿠시마 원전에서 서북서 방향으로 20킬로미터(km) 떨어진 나미에 지역 오보리 마을에서는 시간당 11.6마이크로시버트(μSv/h)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는데, 이는 연간 피폭량으로 101밀리시버트에 해당한다. 피난지시가 해제된 나미에 지역 학교 인근 숲에서도 연간 10밀리시버트 피폭량의 방사선이 측정됐다. 이는 피난지시가 해제돼 오염지역에 돌아와 살고 있거나 앞으로 살게 될 주민들, 특히 어린이들이 심각한 건강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주민 피난지시가 해제된 이타테의 경우도 방사선 준위가 전반적으로 높았고 2016년에 비해 증가한 지점도 관찰됐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35km 떨어진 안자이 토루씨 집 주변 4688개 지점을 측정한 결과 전반적인 방사선 준위가 2016년 이후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숲과 가까운 몇몇 지점에서는 수치가 이전보다 높아졌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인근 이타테, 나미에 마을에 살았던 안자이 토루, 칸노 미즈에씨의 그린피스 인터뷰 영상. ⓒ 그린피스, 안윤석

그린피스는 오염도가 높은 주변 산비탈 삼림 지역으로부터 방사성 핵종이 이동해 재오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장다울(40) 그린피스 선임활동가는 “일본 정부는 민가와 도로에서 20m 반경까지만 제염 작업을 시행한다”며 “삼림을 제염한다는 것은 산을 다 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니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과 숲을 지금처럼 방치할 경우 바람이 불거나 눈, 비가 올 때마다 삼림 지역이 방사성 물질을 방출하는 거대한 저장고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후쿠시마 원전에서 35km 거리에 있는 이타테 마을 주민 안자이 토루씨의 집 개략도. 이 집 주변은 땅 표면을 5센티미터(cm) 이상 긁어내고 새 토양으로 덮는 제염대상 구역이었다. 지난해 10월 그린피스가 4688개 지점의 방사선 준위를 측정한 결과 전 구역에서 정부 목표인 0.23시간당마이크로시버트(μSv/h)를 초과했고 숲과 맞닿은 주택의 양면(4, 11구역)에서는 1μSv/h를 넘었다. ⓒ 그린피스

“방사성 오염 여전한 곳 피난 해제는 인권 침해”

이번 조사팀을 이끈 그린피스 벨기에 사무소의 전문가 얀 반데푸트는 “만약 원자력 시설이었다면 엄격한 관리가 필요할 수준의 방사성 오염이 이번에 조사한 모든 지역에서 측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아이와 여성을 포함한 주민들이 이렇게 오염된 환경으로 돌아오게 됐는데, 매주 한 차례 흉부 엑스레이를 찍으면서 사는 것과 같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또 이 지역에서 앞으로도 제염작업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노동자들의 건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 후쿠시마현 이타테 마을에 있는 임시저장소(TSS)에서 2017년 10월 한 노동자가 제염작업으로 걷어 낸 흙 등 핵폐기물을 하역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오랜 시간 방사선에 노출된 상태에서 일하는 제염노동자들이 심각한 건강 위험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그린피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방사선 피폭 기준치를 상향 조정해 피난 구역을 추가로 해제하고 주민들을 원래의 거주지로 돌려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17일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제59차 회의록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장기 방사성 제염 목표치인 0.23마이크로시버트(µSv/h)를 높여야 한다는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토요시 후케다 원자력규제위원위원장은 회의에서 “현재의 목표치는 대피 주민들의 귀환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린피스는 일본 정부가 목표치를 1.0µSv/h로 올려 주민들의 귀환을 촉진하려 한다고 관측했다.

   
▲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난구역 현황(2018년 3월 1일 기준). ⓒ 그린피스

일본 정부는 지난해 3월 나미에와 이타테 마을의 피난구역 지시를 일부 해제하는 등 빠른 속도로 주민 귀환 정책을 추진하면서 원전피난민에게 제공했던 지원 조처를 하나씩 거둬들이고 있다. 자발적 피난민(피난지시구역이 아닌 후쿠시마 인근 마을에서 스스로 피난을 떠난 사람들)에게 지급하던 주거지원금을 2017년 3월 끊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자발적 피난민들은 일본 정부의 공식 피난민 집계에서도 제외됐다.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8월 28일 자에서 “중앙정부는 2011년 핵재난 이후 후쿠시마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탈출한 사람들을 공식 피난민 명단에서 제외함으로써 그들을 사라지게 했다”며 “2017년 3월 일본 전역에 사는 피난민 수가 2만9412명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는 이타테 및 나미에 주민 수천 명에게 지급하던 주거지원금 또한 중단될 예정이다.

유엔인권이사회 ‘피난민 인권 보호’ 일본 정부에 촉구

그린피스 일본사무소의 스즈키 카즈에 에너지캠페이너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조사 결과 사고지역으로 돌아가는 피난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있다는 게 증명됐다”며 “일본 정부는 피난민 강제 귀환을 즉각 멈추고 유엔인권이사회의 권고안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유엔인권이사회(UNHRC)는 지난해 11월 일본에 대한 인권상황 정기검토(UPR, Universal Periodic Review)에서 후쿠시마 후속 조치와 관련해 네 개의 권고 사항을 제시했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UNHCR의 주요 회원국들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피난민들의 인권을 존중할 것, 여성과 어린아이를 포함한 시민들의 방사선 피폭 위험을 줄일 것,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자발적 피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강력한 조처를 할 것 등을 촉구했다. 특히 독일은 일본이 연간 피폭 한계치를 사고 전 1m㏜에서 사고 후 20m㏜로 올린 것에 대해 ‘사고 전 기준치로 되돌리라’고 요구했다. 이 권고를 적용하면 일본 정부는 피난 지시 해제를 멈춰야 한다. 일본 정부는 UNHRC의 UPR 제도에 따라 오는 3월 16일까지 이 권고 사항의 채택 여부를 결정하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

(영상제공: 그린피스 / 편집: 안윤석 / 번역: 나연임)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 오염, 그리고 후쿠시마 참사가 보여 준 원전재난의 가능성은 ‘더 이상 위험한 에너지에 기댈 수 없다’는 깨달음을 확산시키고 있다.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으로 본격화한 탈핵 논쟁은 우리 사회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에너지체제를 전환할 수 있을 것인지 가늠할 시험대가 되고 있다. <단비뉴스>는 기후변화와 원전사고의 재앙을 막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에너지구조’를 만들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모색하는 심층기획을 연재한다. (편집자)

① “아이들 미래 위해 원전 말고 안전!”

② '블랙스완' 부인하다 일본도 당했다.

③ 생존배낭 챙겨 두고 ‘쿵’ 소리에도 깜짝

④ 동해안 원전에 쓰나미 덮칠 수도

⑤ 100만 명 ‘7시간 내 대피’ 가능할까

⑥ 사고 은폐, 불량부품에 근무 중 마약도

 사용후핵연료 저장건물 테러 무방비

⑧ ‘핵쓰레기통’ 10만년 묻을 땅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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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나혜인 기자

[박희영 기자]
단비뉴스 지역농촌부, 환경부 박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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