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청년들의 우울증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지역 의료공백의 해법은 없을까. 여러분이 원하는 솔루션 아이템에 투표해 주세요.”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니스의 지역신문 <니스마땅>은 뉴스레터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독자들에게 다음 솔루션 기사의 주제 선정을 부탁한다. 독자는 세 가지 이슈 가운데 가장 궁금한 것을 선택한다. 주제가 정해지면 기자들은 취재를 시작하고, 문제의 해법을 찾아 나선다. 독자들은 지역사회의 관심사를 파고드는 기자들을 응원하고, 좋은 기사가 나오길 기다린다. 지난 6월 현지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Kyiv) 인근 도시 부차(Bucha)에서 러시아군은 민간인을 학살했다. 서른세 살의 마리아 티모셴코(Mariia Tymoshenko) 씨의 삼촌도 희생자가 됐다. 마리아 씨의 삼촌, 올렉산드르 크리벤코(Oleksandr Kryvenko) 씨는 사망한 지 2주 만에 가족에 의해 발견됐다. 그의 어깨에는 러시아군 총알 두 발이 박혀 있었다.최근 우크라이나 정부는 부차 지역에서 발견된 458구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조사 결과 시신 419구에서 고문과 폭행, 총살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8일 <워싱턴 포
스물두 살 청년 강도영(가명)은 가난한 형편에도 불치병을 치료하려 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몰랐다. 그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비싼 수술을 택했다. 이후 빚더미에 시달리는 신세가 됐다. 2천만 원의 병원비가 청구됐다. 3개월 치 월세와 전기료, 가스비, 인터넷 이용료 등이 연체됐다. 난방이 들어오지 않았고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었다. 간병인을 구할 돈이 없으니 간병도 직접했다. 두 시간마다 아버지를 돌아 눕혔다. 코에 호스를 직접 연결해 음식물을 넘겨줬다. 수시로 대소변이 묻은 기저귀를 갈았다. 그러느라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 벙커에서 수백 명의 사람이 함께 지냈다. 해가 뜨면 음식과 물을 누가 먼저 먹을 것인지를 두고 다퉜다. 해가 지면, 서로의 온기로 추위를 견뎠다. 변기가 없어, 모두가 양동이 하나에 볼일을 봤다. 생후 4개월 된 아이의 엄마, 스물네 살 안나 자이체바(Anna Zaitseva) 씨는 양초 위에 분유를 데워 아이에게 먹였다.
착취도시, 서울/이혜미 지음/글항아리/1만3000원부모의 울타리 밖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대학 시절, 주머니 형편에 맞춰 삶의 질을 결정했다. 4년 동안 내 삶의 질은 주거환경에 따라 바닥을 쳤다가 조금 나아지기를 반복했다. 학보사 기자 생활을 하던 2017년, 직접 겪어온 주거 빈곤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겠다는 생각으로 서울 창신동 쪽방촌을 찾았다.그곳에서 만난 어느 할아버지는 키가 175cm였는데, 두 발을 뻗고 잠들 수 없을 정도로 좁은 1평짜리 방에 살고 있었다. 1평 남짓한 쪽방에는 인간의 존엄성을 무너뜨리는 가난과 외로움의
지난 3월 26일 <단비뉴스>는 우크라이나 제95공수여단 중위 데느스 안티포우(Denys Antipov) 씨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의 부대는 3월 9일 러시아 무인항공기의 폭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여러 명의 동료가 목숨을 잃었다. 데느스 씨는 허리에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군 병원에 입원중인 그는 <단비뉴스>와 다시 인터뷰했다. 4월 1일부터 2주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줌(ZOOM) 화상회의와 온라인 메시지 등을 통해 전쟁의 실상을 <단비뉴스>에 이야기했다.팔다리를 잃고 병원 복도에 누운 군인들데느스 씨는 빠른 부대
하늘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내 새하얀 섬광이 번뜩였다. 몸이 공중으로 치솟는다 싶은 순간, 우크라이나 제95공수여단 중위는 의식을 잃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콘크리트 바닥 위의 자신을 발견했다. 가장 먼저 머리, 가슴, 팔, 그리고 다리를 만졌다. 그것이 아직 몸통에 붙어 있는지 확인했다. 안도의 순간은 아주 잠깐이었다. 귓속을 찢는 날카로운 이명이 울렸다. 겨우 눈을 들어 주변을 보았다. 숨을 거둔 채 널브러진 동료들이 있었다. 검은 연기도 보였다. 목구멍이 조여져 숨쉬기 힘들었지만, 냄새를 맡았다. 뜨거운 화약 가
여기 두 사람의 '이리나 마치쉐브스카'가 있다. 26살의 이리나 마치쉐브스카 씨는 할머니의 이름을 받았다. 아버지가 당신 어머니의 이름을 맏딸에게 붙였다. 같은 이름의 할머니 이리나 마치쉐브스카 씨는 올해 81살이었다. 더 오래 살았을 것이다. 전쟁만 아니었다면. 할머니 이리나 씨는 지난 8일 숨졌다. 러시아 군이 발포한 포탄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의 죽음을 전해 들은 지 나흘 뒤인 12일 오후, 손녀는 서울 성북구 월곡동의 어느 카페에 앉았다. 그가 일하는 직장 근처였다. 꿈을 좇아 먼 나라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손녀를 할머
경계를 넘는 기자들/이샘물 지음/이담북스/1만 8000원 흔히 ‘언론 고시’라 불리는 언론사 입사 시험을 위해 출간된 수많은 수험서가 있다. 시사상식 시험 준비, 글쓰기 시험 준비 등을 주로 다룬다. 그러나 이런 책을 아무리 읽어도 언론계 현실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입사 후에는 어떤 삶이 펼쳐지는지, 또 어떤 태도로 그 삶에 임해야 하는지 물을 곳은 정작 마땅치 않다. <경계를 넘는 기자들>은 그 미지의 영역을 파헤친다.저자 이샘물 기자는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하고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첫걸음
힘 있는 워킹(걸음), 날카로운 눈빛, 당당한 미소. 화려한 조명 아래 평균 연령 60대의 시니어 모델들이 무대를 장악했다. 15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창신동 이음피움 봉제역사관 앞에서 ‘시니어 아트 페스티벌’의 이름으로 열린 길거리 패션쇼. 900여 개의 봉제공장이 밀집한 60년 전통의 봉제거리에 보랏빛 조명이 켜지고 붉게 페인트칠 된 ‘런웨이’로 네 명의 여성 모델이 노래를 부르며 등장했다. .cycle-slideshow, .cycle-slideshow * { -webkit-box-sizing: border-box; -mo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