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의욕적으로 ‘국민동의청원’ 제도를 도입한 국회가 청원 상당수를 심사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법에 규정된 청원 심사 의무는 물론 국회법에 규정된 심사 기간도 무시하고, 수년째 심사를 시작조차 하지 않은 청원이 절반 이상이었다. 심사 기간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심사 기간 연장 요구서를 규정보다 뒤늦게 제출하거나 아예 연장 요구조차 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둔 경우가 많았다.<단비뉴스>는 21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3년 동안 접수된 국민동의청원의 진행 상태를 분석했다. 이 기간 접수된 심사 기간 연장
<단비뉴스>가 실태를 보도한 지역농협 비상임조합장의 무제한 연임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비상임조합장도 3선까지만 연임할 수 있게 하는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새로운 규제를 적용할 시점이다. 올해 초 전국 동시선거로 새 조합장들이 임기를 시작했지만, 연임제한은 4년 뒤에 치러질 다음 선거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법을 만든 때보다 앞서 일어난 일에 새 규정을 적용해 불이익을 주면 ‘소급 입법 금지’라는 헌법 원칙을 어긴다는 것이다.발의된 법안은 당장 현직부터 연임을 제한하는 내용이었지만 상임위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사무국이 지난해 비용은 제천시에서 받은 것보다 더 집행하고 수익은 예상보다 줄어 5억 원이 넘는 손실을 내 논란이 된 가운데 업무추진비도 방만하게 써온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법령에 따라 사용이 금지된 주점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주말이나 명절 같은 공휴일에도 마트나 음식점 등에서 이용하기도 했다. 사용 상대방이 없는데도 혼자 식당이나 카페에서 쓴 횟수도 많았다. 연초에 계획한 한도를 넘겨 지출한 해도 있었다. 하지만 사용 내용 상당수는 무슨 목적으로 썼는지 제대로 기록을 남기지 않아 제천시가 사후
<단비뉴스>는 지난달 29일 충청북도 제천시 봉양농협 조합장의 갑질 논란을 보도했다. 직원들에게 100만 원 상당의 바자회 티켓을 강매하는가 하면 운전을 하거나 물건을 배달하는 등 잔심부름을 시키는 등 갑질을 했다고 주장하며 노조가 벌이는 파업은 12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논란의 대상이 된 홍성주 봉양농협 조합장은 37년째 집권하고 있다. 조합장의 임기는 4년으로 10번이나 연임에 성공한 건데, 홍 조합장은 11선인 박준식 서울 관악농협 조합장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다.지난 2004년 농협법이 개정돼 비로소
목조 주택에서 불이 나 어린이와 청소년 10명이 숨졌다. 여름날 밤샘 파티를 하러 모인 아이들이었다. 어른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숨진 이 가운데는 태어난 지 3개월 된 아기도 있었다. 살아남은 사람은 없었다. 화재 원인은 끝내 알 수 없었다. 다만 소방 당국은 폐허 안에서 이미 작동을 멈춘 화재경보기를 찾았다. 2018년 미국 시카고에서 있었던 일이다.지역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화재경보기를 제대로 갖췄다면 아이들이 살 수 있었을 거라고 건물주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언론도 관련 보도를 내놓았다. 이 주택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난해 6.1 지방선거로 취임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민선 8기 공약사업을 확정했다. 아직도 세부적인 추진안을 논의 중인 정책도 일부 있지만 예산 편성을 마친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약 이행에 나선다. <단비뉴스>가 위치한 제천시의 공약은 선거 때와 비교해 후퇴하지 않았는지, 추진 과정에서 우려될 만한 점은 없는지 점검하기 위해 제천시가 지난해 하반기 세 차례 걸쳐 공약을 검토한 문건을 확보해 들여다봤다.김창규 제천시장은 임기 4년 동안 추진할 49개 공약을 발표했다. 몇 가지를 제외하면 못 지키겠다고 삭제한 공약은 거의 없었고, 반대로
경찰은 범죄가 일어난 뒤 범인을 찾는다. 이미 벌어진 피해는 회복하기 어렵다. 범인의 꽁무니만 쫓다 보면 누가 언제 범죄를 저지를지 파악해 미리 막고 싶다는 데까지 생각이 뻗을 수 있다. 이런 상상을 영화로 만든 것이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그런데 이 일을 현실에서 이루려다 주민을 감시하고 조직적으로 괴롭힌 경찰이 지역 언론의 탐사보도로 드러났다.<탬파베이타임스>의 탐사보도팀 캐슬린 맥그로리(Kathleen McGrory)와 네일 배디(Neil Bedi) 기자는 범죄를 예측하겠다며 빅데이터에 기반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치안 책임자가
“2014년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서 빙하가 녹아내리는 모습을 포착했어요. 제가 2010년에 갔을 때는 여름이었는데도 그런 광경을 못 봤거든요. 지구온난화가 4년 사이 많이 진행된 겁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이 맺어진 것도, 한국은 잘 모르고 있었지만 이런 현상이 세계적으로 많이 발견됐기 때문이죠.”지난 10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에서 열린 저널리즘특강에서 이은정(53) 해설위원이 ‘팬데믹과 기후위기 시대 전문기자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했다. 남극과 북극을 합쳐서 네 번이나 다녀온 이 위원은 “혼란한 상황에서
2020년 전라북도 군산시의 ‘배달의명수’를 시작으로 전국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공공배달앱을 출시한 지 3년째다. 중개수수료와 플랫폼 입점비, 광고료를 거의 받지 않음으로써 자영업자를 돕고,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민간배달앱 3사가 지배하는 독과점 구조를 견제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덩치가 커질 대로 커진 민간업체와 경쟁이 애초 무리였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공공배달앱은 등록 업체가 적어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이 좁고 지역화폐를 쓸 수 있다는 점을 빼면 혜택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수익을 내는 구조도 아니어서 밑 빠
“이게 다예요. 나 거짓말하는 게 아니에요.” 오후 4시가 넘은 시각, 주차관리원 김수철 씨가 하루 동안 번 돈을 꺼내 보였다. 가슴 쪽 주머니에서 나온 돈은 지폐로만 2만 5천 원이었다. 형광색 조끼를 입은 김 씨는 번 돈을 거스름돈 주머니와 다른 쪽에 넣는다. 잔돈이 없는 손님에게 받은 듯 만 원짜리 한 장도 섞여 있었다. 그가 일하는 충북 제천시 노상공영주차장의 요금은 10분에 200원이다.그는 월급을 받지 않는다. 손님들이 내는 주차요금이 곧 수입이다. 대신 주차장 관리를 시에서 위탁받은 사장에게 하루 만 5천 원씩 ‘사납금
비탈길 높은 곳에 오르자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작은 집들이 언덕에 옹기종기 들어선 모습이 동화 속 장면 같았다. 귀촌인만으로 이뤄진 ‘자크르마을’이다.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에 있는 이 마을의 집은 모두 10채. 크기와 모양이 똑같은 초소형 목조주택이다. 작은 집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품앗이로 집을 짓고, 함께 산다.거실과 주방이 6평, 침실로 쓰는 다락이 2평이다. 하지만 뜻이 맞는 이웃과 함께 사니 별로 좁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도시에서처럼 벌집 같은 집 한 칸에 갇힌 몸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을 이름에도 이런 철학
농경문화 예술제에서 ‘남성성을 살린 농기계 모터쇼’를 하겠다며 여성 레이싱 모델을 배치하려다 성차별 논란이 일자 모델을 부르지 않겠다고 했던 제천시가 발표를 뒤집었다. 모델 초청을 취소하면 팬들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제천시는 모터쇼에 모델들을 참여시키는 대신 의림지를 배경으로 한 모델 촬영행사를 진행해 당장 논란거리는 피했다. 하지만 제천시는 여성단체가 제기한 비판에도 여전히 무엇이 문제인지 못 느낀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섭외한 모델들에게 클럽 분위기에서 춤을 추는 행사에 관중과 어울리라고 하기도 해 모델의 직업과 역할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양1, 산양2, 산양3...’ 2018년 산양 28마리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문화재청이 강원도 양양군에 있는 설악산 천연보호구역 일부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해도 된다고 허가하자, 이를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낸 것이다. 3.5km 길이 공사 예정구간에 산다는 멸종위기 1급 야생 산양들이었다. 20여 년 동안 산 밑에서 살며 산양을 돌봐온 주민이 후견인 자격으로 소장을 냈다. 멸종위기종을 연구하는 생태학자 김산하 박사도 산양들과 함께 원고로 참여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소송을 각하했다. 소송을 제기할 자격인 ‘원고적격’이
(영상 넣는 자리)청년의 ‘당선율’이 평균을 넘어섰다. 1995년 첫 지방선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제8회 지방선거에서 2~30대 후보의 당선율은 58.3%. 전체 세대 평균 56.2%보다 높았다. 특히 30대 당선율이 61.7%로 청년 세대 평균을 끌어올렸다. 청년 10명이 출마해 6명이 당선했다는 얘기다.청년의 지방선거 당선율은 지금껏 30%대를 넘지 못했다. 2006년 4회 지방선거 때는 22%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만큼 유권자가 청년 정치인을 선호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선택이 달라지고 있다. 이번 6.1
지난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창규 충북 제천시장 후보 당선은 이변이었다. 김 당선인은 상대 후보와 15%포인트나 차이가 난 사전 여론조사 예측을 뛰어넘었다. 당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던 현직 이상천 시장을 2천여 표, 4%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선거 열기가 다소 가라앉은 7일 <단비뉴스>는 김 당선인을 만나 선거를 치른 소감과 앞으로의 시정 운영 계획을 들어봤다.김 당선인은 먼저 선거 결과에 대해 ‘무너진 제천 경제를 살리겠다’는 호소가 지지를 받았다는 해석을 내놨다. 지방선거가 대선 연장전처럼 진행되면서 전국적으로 여당
세 명의 후보가 출마했던 충북 제천시장 선거는 4.2% 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국민의힘 김창규 후보는 50.8%의 득표율로 46.6%에 그친 더불어민주당 이상천 후보에 앞섰다. 득표 수로는 김창규 당선인 3만 1200여 표, 현직 시장인 이상천 후보 2만8600여 표였다. 무소속 김달성 후보는 1500여 표를 받아 2.6%의 득표율에 그쳤다.여론조사 뒤집은 이변…김 당선인 측 “당선될 줄 알았다”사전투표 일주일 전인 지난달 20일부터 사흘 동안 KBS청주방송총국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 결과와 많이 달랐다. ‘어느 후보
F-6 비자 제도는 아무런 갈등 없이 결혼생활을 유지하거나(F-6-1) 심각한 폭행 등 한국인 배우자의 거의 전적인 잘못으로 이혼할 때만(F-6-3) 결혼이주여성에게 체류를 보장한다. 중간지대가 거의 없다. 양육할 자녀가 있다면 배우자가 잘못한 정도와 상관없이 이혼 뒤 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머물 수 있는 시한부 체류자격이다(F-6-2). 결국 이주여성은 웬만한 억압이 아니면 갈등이 있어도 일방적으로 참을 수밖에 없다. 체류자격 유지가 남편에게 매여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취재팀은 결혼이주자의 체류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