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농촌 마을에 ‘먹는 물’로 인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농촌에서 생활하다 보면 도시에서와는 다른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특히 시골 마을에는 인간이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먹는 물’ 부족으로 인한 분쟁이 많이 생긴다.1970년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주춧돌이었던 베이비 붐 세대의 귀농·귀촌이 급격히 증가하고 늘고 있다. 충북 단양군 영춘면의 한 마을은 45가구 가운데 절반이 귀농·귀촌인일 정도로 그 증가세가 뚜렷하다. 그러다 보니 곳곳에서 물 부족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먹는 물 보급률, 어느 정도일까?지난 1월
지난 3월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직 조폭기자로부터 시민과 공직자를 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기자가 조폭 출신이라는 것을 이용해 시민과 공무원을 상대로 폭행과 협박을 일삼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연루된 기자들이 제천 지역 폭력조직인 ‘조가파’ 출신이라는 주장이었다. 곧바로 ‘제천 조폭기자’ 사건으로 이름이 붙은 이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제천 조폭기자’로 불리는 사람은 두 명이다. ○○매일 제천 주재 기자인 A씨와 ○○경제TV 제천 주재 기자 B씨다. 그런데 이들은 이미 지난해 12월, 청주지검
2021년 5월 기준 제천시에는 음식점 2882개, 숙박업소 224개, 노래방 98개, 게임업소 80개가 있다. 음식점에는 식당, 카페, 편의점 등이 포함되고, 숙박업소에는 여인숙, 모텔, 호텔은 물론 펜션, 캠핑장, 글램핑장 등이 포함된다. 게임업소로는 피시방, 오락실, 게임장 등이 있다. 하강기에 들어섰는데 코로나19 타격까지이들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영업제한 대상 업종으로 지정되어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특히 노래방은 밀폐공간으로 집단감염 사례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 때문에 마음이 움직이면 시간이 오래 지나도 기억에 남는다. 감동의 크기가 얼마나 돼야 아주 나중까지 기억할 수 있을까? 그걸 하나하나 점수로 매겨 수첩에 적어놓는 사람이 바로 나다. 낯선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면 조금씩 친밀감을 쌓아간다. 밝은 표정과 점잖은 말투. 둘 중 하나만 있어도 10점 중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그다음에는 친절함, 상대방 자리에서 생각할 줄 아는 능력, 배려심, 이런 게 충족되면 8점이 된다. 운 좋게도 식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지난 12일, 충북 제천시 ‘문화의 거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시민을 위한 비대면 문화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본공연은 오후 3시부터이지만 12시 무렵부터 10여 명 넘는 인원이 분주하게 마이크, 카메라 등 여러 가지 무대 공연장치와 영상 송출장비를 준비하는 등 제천시민을 위한 ‘유튜브 라이브 문화다(多)방 프로젝트’ 행사 준비로 땀 흘리고 있었다. ‘문화다방’은 제천문화재단이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활동이 어려워진 지역 문화∙예술인과 ‘코로나 우울’로 몸과 마음이 지친 시민을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다
‘농사짓는 사람이 밭을 소유한다’는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진리처럼 여겨서인지 행운이 찾아왔다. 내 밭이 생긴 것이다. 강원도 원주에서 귀농을 준비하는 고모부가 내가 ‘단비농부’라는 사실을 알고 밭 한쪽 100평 남짓 공간을 공짜로 빌려주었다. 지난달 23일 오전 설레는 마음으로 찾은 고모부 댁은 평화로웠다. 조용한 산골짜기에 있는 집은 나무와 황토로 지어져 그야말로 ‘자연’스러웠다.“뭐해, 빨리 장화 안 갈아 신고.”감탄할 새도 없이 호통이 내리쳤다. 농사지을 때 입으려고 장만한 군복 무늬 바지와 체크남방셔츠로 재빨리 갈아
초록이 짙은 지난 5월, 산 넘고 물 건너 작은 책방에 도착했다. 좁고 굽이진 산길을 따라 올라가 도착한 이 책방은 충북 제천시 덕산면 신현2리 월악산 자락에 있다. 용바위 마을로 불리는 이 마을에는 약 80가구가 산다. 주민 대부분은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다. 마을 인구는 100여 명 정도다. 대부분은 사과나 브로콜리, 치커리 같은 양채 농사를 한다. 전형적인 농촌 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이 마을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뒤 도시에 나갔다 다시 돌아온 30·40대 주민 10여 명이 살고 있다. 농촌치고는
‘자연치유도시’를 표방하는 충북 제천시는 매년 관광객만 수백만 명이 방문한다. 제천은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도시로서 특히 의림지, 박달재, 월악산 등 ‘제천 10경’이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무리하게 산을 깎아 택지를 조성해 집을 짓거나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등 지역 곳곳에서 난개발이 성행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제천시 난개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단비뉴스> 취재팀은 지난 4월 21일부터 약 한 달여에 걸쳐 제천시 곳곳을 다니며 취재했다. “요즘 저렇게 산 깎아낸 곳이 많아. 볼 때마다 안타깝지. 제천의
지난 14일 오후 3시쯤 충북 제천에 사는 A씨는 어느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살치살 600g을 샀다. 포장지에 적힌 유통기한은 5월 21일이었다. 적어도 일주일 이상 신선할 것이라고 약속된 고기였다. 그날 저녁 시민 A씨는 캠핑장에서 그 소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한 덩이의 고기를 구워 가위로 자르는 순간, 고기 단면에서 무엇인가 쑥 튀어나왔다”고 A씨는 당시를 기억했다. 그는 20일 <단비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가늘고 긴 기생충처럼 보이는 이물질이었다”고 말했다. <사진1>은 당시 A씨가 촬영한 것이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주변을 맴돌던 것이 사라지면 허전하기 마련이다. 제천시 봉양읍의 백로 떼가 그렇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 개울에서는 갈겨니와 떡붕어 등을 노리는 백로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에서는 백로 떼를 만날 수 없다. 백로가 떠난 것이다. 봉양읍 일대는 백로가 서식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개울이 굽이굽이 돌아 나가며 물살도 강하지 않아 물고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수심이 낮아 물고기를 잡기도 좋았다. 숲이 울창한 산이 개울 근처에 있어 둥지를 틀고 천적을 피하기에도 좋았다.
충북 제천은 농촌지역이지만 공공급식체계 부실로 학생들이 신선한 지역 친환경 농산물을 먹지 못하고 있다. 작년 9월까지 학교에 공급되는 친환경 농산물은 쌀과 잡곡 위주였고 신선한 채소는 없었다. 제천은 지난해 10~12월까지 엽채류 등 친환경 농산물 4개 품목을 6개 학교에 시범으로 공급했다. 올해부터는 10개 학교에 9개 품목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2021년 기준 제천에서 학교급식을 직접 조리하는 학교는 32곳인데 22개 학교 학생들은 여전히 기존 방식대로 재배한 관행 농산물을 먹고 있다.친환경 학교급식 확대는 문재인 정부 ’국가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내가 시골에서 농사를 짓다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모르는 것투성이다. 처음 농장에 발을 들인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여전히 작물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도시에서도 흔히 먹는 나물이라는데 나에겐 처음 보는 풀이다. 한번은 내가 심은 옥수수가 싹을 틔워 기쁜 마음으로 말했다. “벌써 싹이 올라왔네요. 밭에는 언제 심죠?” 웬걸, 옥수수가 아니라 고추란다. 농장에서는 이런 무능감을 자주 겪는다. 한 시간을 낑낑대야 끝낼 수 있는 일을 십분만에 해치워버리는 베테랑 농부를 보면 자괴감마저 느껴진다. ‘나도 어디 가서 똑똑하다
한 해 농사를 위한 밭갈이가 시작되는 지난달 2일, 농촌이 더 바빠지기 전에 경운기의 위험성을 취재하려고 충북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를 찾았다. 지인의 소개로 괴산에서 친환경농업을 하는 이경철(60) 씨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는 자신이 아는 베테랑 경운기 운전자를 소개해주겠다며 이웃 유희상(65) 씨를 소개했다.유 씨에게 경운기의 위험성을 물었더니, 그는 웃으며 “경운기는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는 뜻밖의 답을 했다. 이왕 내친 김에 “경운기 운전을 직접해보고 싶다”고 했더니 그가 웃음을 멈추고 말했다.“뭐? 직접 운전을 한다고? 아
포털 기사에 1천 개 넘는 댓글 등 뜨거운 반응 곽영신(이하 영신) : 지방대 시리즈를 마무리한 소감이 어떤가? 한국 사회 학벌문제와 지방대 차별·소외문제에 관해 시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이나경(이하 나경) :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지방대 시리즈 첫 기사 [대학 이름 밝히자 ‘핵인싸’가 ‘갑분싸’로]를 읽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열정 있고 활발하던 한 대학생이 모교(고등학교)에 찾아갔다가 후배들 앞에서 소속 대학(지방대) 이름을 말하니 분위기가 갑자기 썰렁해져 크게 위축됐다
새벽부터 한나절을 지나 밤을 새고 다시 새벽이 올 때까지 24시간 쉴 새 없이 바뀌면서 바쁘게 돌아가는 곳이 있다. 서울 종로구 종로 5가에서 중구 마장로에 걸쳐 있는 동대문 시장이다. 동대문 시장에서 가장 큰 도매시장인 평화시장은 밤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지방에서 올라온 상인들과 소매상인들로 불야성을 이룬다. 사람들이 잠들 시간인 밤 10시경부터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해 소매상인들에게 상품들을 도매로 넘기고 나면 새벽 두 시가 가까워 온다. 이때부터 새벽 세 시까지가 이곳 사람들에게는 점심시간이다. 간단한 식사시간이 지나
억눌렸던 일상에 봄볕이 내리쬔다. 신종 코로나19는 세계를 얼어붙게 했지만 오는 봄을 막지는 못했다. 전국에서 꽃망울이 터지며 봄의 시작을 알린다. 내가 공부하는 학교 곳곳에도 연초록 새싹이 터져 나온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기운을 맞는 이 느낌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활기와 희망과 행복감. 추웠던 겨울은 어느새 잊고 마음도 봄눈처럼 녹아 내린다. 봄은 늘 이렇게 희망과 함께 온다. 농촌에서는 봄이 오면 씨를 뿌린다. 주말인 지난 10일 다시 충북 제천시 청전동에 있는 솔휘농장을 찾아가 옥
지역 상생 이끄는 ‘삶기술학교’ 청년들시간여행 웹드라마의 배경이 논두렁이라면? 서해안 백사장에서 요가 수업을 열고, 농촌 마을에서 제빵 기술을 배운다면? 작년 12월 충남 서천군 삶기술학교 한 달 살기 참가자들은 농촌을 배경으로 웹드라마 3부작을 찍었다. 농촌에 도시 청년들이 내려와 창업한 삶기술학교의 단기 체험 프로그램 일부다. 서천군은 몇 년째 소멸 위기 지역으로 지목된 고령화 농촌 지역이다. '지역은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이라는 인식을 바꾸는 신개념이 등장했다.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조희정 연구원은 “지역은 ‘공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