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는 선박설계 당시의 내구연한(원래 상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 20년을 넘긴 21년짜리 배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선령제한을 20년에서 30년으로 늘려 준 이명박 정부의 규제완화에 비판의 화살이 쏟아졌다. 그러나 수도권만 따져도 매일 약 7백만명을 실어 나르는 지하철의 내구연한 규제가 이명박 정부 말기에 폐지돼, 세월호보다 훨씬 낡은 전동차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철도 내구연한은 당초 25년이었으나 단계적으로 30년(2000년), 40년(2009년)으로 늘어난 뒤 2012년 철도안전법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조영수 사무처장이 지난 2004년 민언련에 입사했을 때 초봉은 80만원이었다. 당시 중소기업에 취직한 친구들의 월급보다 낮긴 했지만 그렇게 엄청난 차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11년차가 된 지금 조 처장의 월급은 중소기업에 취직한 친구들과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한다. 부산민주화기념사업회 김광수 사무처장은 “청년활동가들이 결혼을 하는 등 (생활)조건이 변할 때 시민사회단체의 급여로는 생계가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이직을 많이 한다”며 “보통 입사 후 3~5년 정도에 가장 많이 떠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방
열린사회시민연합이 서울 은평구청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은평구청소년문화의집에서 상근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구태희(31)씨는 8년 전 부산의 한 시민단체에서 인턴을 거쳐 ‘반상근’ 형태로 근무한 일이 있다. 해당 단체는 아동교육 등으로 업무가 많은 곳이었지만 상근자 1명 외에 추가로 채용할 만한 재정적 여건이 되지 못했다. 대학에 다니고 있던 구씨는 수업과 겹치지 않도록 오전과 오후 근무시간을 정하고 주5일간 일해 월 40만 원 안팎을 받았다. 졸업 후 몸담았던 다른 시민단체에서도 같은 이유로 반상근을 했다. 이 단체는 부설기관으로
“(집)근처 고용센터까지 가려면 2시간 가까이 걸립니다. 지방 사람은 서울 사람에 비해 취업 정보도 제대로 얻지 못하고 정부의 취업지원프로그램 역시 이용하기 어려워 답답합니다.”충남 아산시에 사는 정희석(28)씨는 대학졸업 후 2년간 대기업,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약 100군데 넘게 지원했으나 번번이 낙방했다. 한동안 직업훈련을 받지도, 구직 활동을 하지도 않는 이른바 니트족(NEET: 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ning)이 됐던 그에게 솔깃한 소식이 들렸다. 서울에 사는 친구가 고용노동부의
대부분 특수고용직이나 자영업 등으로 분류돼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배달직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한여름 폭염과 싸우면서도 호소할 곳조차 없다. 서울시의 낮 최고기온이 34.7도까지 올랐던 지난달 1일 오후 2시. 서울 동대문 쇼핑센터 뒷골목에는 양손에 가득 짐을 들고 서둘러 오토바이로 다가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동대문시장 도매상에서 수도권 전역으로 의류 등을 배달하는 노동자들이다. 경력 8년차인 이모(42)씨는 자신의 키를 훌쩍 넘길 정도로 많은 짐을 오토바이에 실으며 목에 두른 수건으로 연신 땀을 훔쳤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달 6일 오전 6시 40분쯤 울산시 남구 신정1동의 주유소 확장공사 현장. 인근 사설인력사무소에서 새벽 5시부터 기다리다 일거리를 소개받은 기자는 다른 일꾼들과 함께 주유소 바닥에 고인 기름 찌꺼기를 포대에 퍼 담는 일부터 시작했다. 고무장갑과 무릎까지 오는 장화가 현장에서 제공됐지만 수량이 부족해, 기자는 작업반장이 준 목장갑과 안전화를 착용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삽으로 기름 찌꺼기를 담는 과정에서 기름이 사방으로 튀었다. 오전 11시쯤, 기온은 섭씨 29도까지 올랐고 뜨거운 햇살이 온 몸에 느껴졌다. 입고
200여명 언론인 배출한 ‘삼청교육대’ 편리함을 ‘미덕’처럼 여기는 세상에서 불편함을 자처한 사람들이 충북 제천 ‘세저리’에 모였다. ‘세저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재학생들이 붙인 애칭이지만 예비언론인들에게 꽤 널리 통용되고 ‘세저리 캠프’도 인기가 매우 높다. 6일부터 1박2일로 열린 제9기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언론인 캠프’에는 기자·피디(PD) 지망생 57명이 참가했다. 방학과 휴가계획에 들떠있을 여름 초입, 그것도 늦잠을 늘어지게 자고 싶은 일요일 아침 일찍 전국에서 출발한 예비언론인들이 ‘삼청교육대’를 자처할 만큼 ‘빡센
"지금까지 학자금 대출이자만 700만원을 냈어요. 지난 5년 동안 매달 11만5천원을 이자로 갚았거든요. 아르바이트로 이자와 생활비를 충당해왔는데, 작년 3월부터는 원금을 함께 갚아 나가야 해요. 경제적으로 너무 부담스러워요. 이자만 없어도 토익시험을 한 번 더 칠 텐데..."취업준비생 김유정(28·여·가명)씨의 하소연이다. 김씨는 대학을 다니면서 국민은행으로부터 총 6번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원금만 1900만원이다. 5년의 거치기간 동안 매달 10만원 수준의 이자를 갚았다. 5년이면 졸업하고 취업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
“작년에 지원했는데 떨어졌거든요. 주변에 캠프 다녀온 친구 얘기 들어보니까 유익하고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또 지원했는데, 운 좋게 붙었어요.” 장윤석(26·연세대 전기전자) “‘언론고시’ 준비한 지 얼마 안 돼서 강연을 한번 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캠프의 경쟁률이 높다고 하기에 모집 시작하는 날 자정에 지원했죠.” 이수현(26·고려대 철학)언론고시생들에게는 큰 행사인 KBS 필기시험을 치른 바로 다음 날인 27일 작지만 알찬 행사가 또 열렸다. 언시생들에게 인기 높은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언론인 캠프’가
매일 아침마다 3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이가 있다. 무려 13년째다. 책에서 발견한 인상적인 글귀와 간략한 해설이 담긴 ‘아침편지’는 매일 누군가의 슬픔을 위로하고 좌절한 영혼에 용기를 주는 묘약이 되기도 했다. 10일 오후 충북 제천의 세명대 학술관 강당에 모인 2백여명의 청중은 바로 그 편지의 주인공인 고도원(61)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을 만났다.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는 주제로 진행된 그의 강연은 가을에 날아든 한통의 편지처럼 청중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청와대에서 대통령 연설문 작성담당 비서관(1급)
2010년 5월 서울 마포구 동교동 167번지. 재개발 공사로 여기저기 파헤쳐진 이곳에 3층 건물이 섬처럼 홀로 서 있었다. 철거딱지가 붙은 건물을 지키는 이들은 칼국수집 '두리반'의 주인 부부와 인디(독립)밴드 60여 팀이었다.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세입자와 나날이 뛰는 임대료에 무대를 잃고 거리로 나선 음악인들이 하나가 됐던 것이다.두리반에서 인디음악인들은 투쟁하듯 돌아가며 공연을 벌였다. 이 싸움은 531일 만에 두리반의 승리로 끝났다. 재개발 시행사는 지금의 상권과 비슷한 곳에서 두리반이 다시 문을 열 수 있도록 영
“결국 30대 취업준비생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겠죠.”서울의 한 보습학원에서 시간제로 중고생을 가르치고 있는 방대영(30)씨는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일부 개정법률안’(이하 청년고용촉진법)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내년부터 3년간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매년 정원의 3%를 15세 이상 29세 이하 청년으로 의무 고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년고용촉진법은 일반 기업뿐 아니라 공기업 입사도 고려하면서 취업준비를 해 온 방씨에게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공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많이 뽑지 않는 상황에서
‘희망하우징’ 대학생 주거난 해소엔 역부족 허정윤: 박소연 기자와 저는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취재 결과 서울시에 거주하는 대학 재학생 중 약 14만명이 지방 출신인데, 이 중 학교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은 약 2만명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학생들은 값 비싼 월세와 열악한 주거 시설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박기석: 생각보다 심각하네요. 이번 '서울 100서'에 대학생과 관련된 주거 정책이 있나요?박소연: 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서울시는 ‘희망하우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희망하우징은 서울시 공기업인
“프로튜어먼트는 기성 기획사와 다릅니다. 자칫 기획사 소속의 연습생 아니냐는 의혹이나 악성댓글에 아이들이 상처받을까 봐 걱정입니다.”에스비에스(SBS)의 오디션(경연)프로그램 <케이(K)팝스타 시즌2>의 첫방송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K팝스타′ 게시판에 ‘안녕하세요. 악동뮤지션 프로필에 올라와 있는 프로튜어먼트 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이런 내용으로 올라왔다.프로튜어먼트는 지난달 8일 SBS 에서 우승한 ‘악동뮤지션’의 ‘소속사’로 잘못 알려져, 어떤 곳인지 궁금해 하는 네티즌들에
띠~. 벨이 한 번 울리면 즉각 전화를 받아야 한다. “정성을 다하는 대한항공 정지숙입니다.”“지금 홈페이지에서 티켓 끊으려고 하는데 계속 안돼요.”“고객님 혹시 보안프로그램 설치하셨습니까? 그럼, 팝업 차단은 해지하셨는지요? 인터넷 익스플로어 버전이 8또는 9버전인가요?”짜증내면 큰일 나는 짜증스런 일 대개는 주말 꽃놀이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7시,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있는 대한항공 전산센터 건물 2층은 연이어 들어오는 콜 전화로 쉴 틈이 없다. 국내선 예약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정지
‘놓을 방(放)’에 ‘배울 학(學)’. 잠시 배움을 내려놓는다는 방학에 배움을 향한 열정을 가지고 학교를 찾은 사람들이 있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충북 제천 세명대 캠퍼스에서 열린 7회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언론인 캠프’에는 기자·피디(PD)·아나운서 지망생 56명이 추위도 잊은 채 전·현직 언론인의 강의와 실습에 몰입했다. “전혀 새로운 강의와 경험”첫날인 18일 오후 간단한 환영식에 이어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의 ‘세계 일류언론과 한국언론’강의가 시작됐다. 이 원장은 영국 <가디언>과 , 프랑스 <르몽
“아프리카는 우리의 친구가 있는 곳이죠.”지난 2010년 10월부터 2년간 유네스코(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한국위원회의 ‘아프리카 희망 브릿지’ 사업에 파견됐다 돌아온 18명의 청년활동가들이 한 목소리로 하는 말이다. 아프리카의 지역사회발전과 풀뿌리 교육 등을 지원하러 떠났지만, 봉사 보다는 친구를 만들고 왔다는 데 더 자부심을 느낀다고 이들은 말했다.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 국가와 국가를 잇는 소통과 화합의 다리’라는 의미의 브릿지(Bridge) 프로그램 1기생인 이들은 최근 ‘네오 브릿지’라는 후속 모임을 만들어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