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미녀와 야수> 실사화에 이어 디즈니가 또 다른 라이브 액션 영화 <알라딘>을 출시했다. ‘알라딘’이 신비스러운 요술램프를 들고 있는 포스터에는 '당신의 소원이 이루어진다'라는 메인 카피가 적혀있다. 디즈니의 <알라딘>은 우리의 어떤 소원을 이뤄주고 싶었을까? 눈과 귀 열고 '아그라바'로 몰입하는 관객들"길을 걷다 보면 신비한 향신료를 파는 기이한 상점들, 멋진 비단과 망토를 파는 진귀한 가게도 있지. 음악을 따라가. 미로로 들어가. 순수한 기쁨이 있어. 몸을 흔들어봐. 마법이 가득한
아이의 뱃속은 늘 움츠러들어 있었어요. 아이에게 가족이 모이는 식사 시간은 어깨와 등 그리고 위장까지 오그라드는 시간이었거든요. 부모님이 자주 다투셨는데, 그 다툼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했죠. 너울 치는 바다 위 뗏목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았던 밥상의 분위기. 어느 날은 배가 불러도 밥알을 입안에 넣어야 했고, 또 어느 날은 배가 고픈데도 숟가락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미안함, 두려움, 자책감으로 마음이 움츠러들었고, 입을 꽉 다물 듯 뱃속도 움츠러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이 위장은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영양분을 몸으로 흡수하는 ‘소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비운한글이 최근 우리사회 화두로 떠올랐다. 계기는 경상북도 ‘상주’와 영화 ‘나랏말싸미’다. 1392년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 하며 전국을 8도로 나눌 때 상주를 경상도의 중심에 뒀다. 상주목사가 경상감영을 책임지도록 한 거다. 경상남북도를 합친 ‘경상도’가 ‘경주’와 ‘상주’에서 한 글자씩 따온 말이라는 사실에 상주의 위상이 묻어난다. 200여 년 경상도의 중심이던 상주는 임진왜란 중 그 지위를 잃는다. 부산에서 상주를 거쳐 충주와 한양으로 가는 조선의 주요 교통로와 거점이 왜군 손에 파괴된 탓이다. 160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관심 있는 사람에게 꼭 하는 질문이죠.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면 그 사람을 조금 더 깊이 알 수 있게 되니까요. 여럿이 왁자지껄하게 먹는 음식을 좋아하는지, 혼자 깔끔하게 먹는 음식을 좋아하는지, 또는 맵고 자극적인 음식이 좋은지 단순하고 싱거운 음식이 좋은지 등 음식 취향 따라 성격과 성향, 건강상태까지도 유추할 수 있죠. 나이, 학력, 출신, 직업처럼 사회가 정한 규격이 아닌 개인의 취향으로 그 사람을 알아가는 건 신비로운 일이에요.무언가를 마음에 새기고 있다는 것, 좋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5월 30일 개봉한 영화 <기생충>은 한국사회의 계급 문제를 잘 나타냈다는 평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에서 자신의 세계관과 색깔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선과 악의 경계가 불분명한, 그러나 돋보이는 대립각이 그것이다.봉준호 감독의 영화에서는 언제나 계급과 계급, 집단과 집단이 대립한다. <설국열차>에서 상류층이 살고 있는 기차의 앞부분과 하류층이 살고 있는 기차의 뒷부분이 대립하고, <옥자>에서는 ‘옥자’와 ‘미자’를 비롯한 비밀 동물보호단체 ALF와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미란도 코퍼레이션’ 일당이 대립한다. 그리고
일본대사의 다짐 “미국의 위안부 소녀상 철거하겠다”2017년 12월, 일본 외무성 차관 스기야마 신스케가 미국 주재 일본대사로 임명된다. 그는 2018년 3월로 예정된 워싱턴 부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과 같이 임지로 가는 자신의 결의를 밝혔다."미국 전역 도시를 다니며 ‘위안부’ 동상을 철거하도록 설득하고 미 정부와 대화를 강화하겠다." (니케이 신문 2018.2.16)스기야마 신스케는 과거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감추는 발언이나, ‘평화의 소녀상’ 관련 막말로 악명이 높았던 인물이다. 그는 2016년 2월 제
백제 왕궁리 유적에도 토관(土管)백제 무왕(재위 600∼641년) 시기 왕궁으로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전북 익산시 왕궁리 유적지로 가보자. 기단부 계단에 올라서면 드넓은 궁궐터가 직사각형으로 펼쳐진다. 그 한가운데 국보 289호 왕궁리 5층 석탑이 한국 석탑의 단아한 조형미를 뽐낸다. 이곳 궁궐터에서 땅에 묻힌 채 발굴된 특이한 유물이 눈길을 끈다. 진흙을 구워 만든 토관(土管)이다. 토관의 일부가 맞은편 왕궁리 유적전시관에서 탐방객을 기다린다. 상수도관으로 썼을 가능성이 높다. 백제 시대 궁성에서 상수도관을 통해 맑은 물을 공급받
'존재함'을 먹어요학교에서 돌아온 어느 토요일 오후. 자글자글 떠드는 튀김 소리, 고소한 습기가 뛰노는 공기, 그리고 부엌에 서있는 엄마의 뒷모습을 기억해요. 설레는 맘을 안고 식탁에 앉아 있으면, 바사삭 돈가스와 마요네즈를 버무린 양배추 샐러드 그리고 동그란 밥이 나왔습니다. 자글자글 묵직한 기름 냄새를 맡으면, 열두 살 그 시절 분주한 부엌, 엄마의 애정, 한입 바삭 베어먹는 설렘이 떠올라요. 돈가스를 먹는 날은 돈가스만 먹은 게 아니었죠. 그 순간의 느낌, 감정을 함께 먹었던 거예요.프루스트의 마들렌처럼 말이에요. 프랑스 작가
5월 25일부터 시작된 제3기 행복기자학교가 지난달 29일 수료식을 하고 5주간 일정을 일단 마무리했다. 그러나 학기말고사와 겹쳐 기사나 영상을 제출하지 못한 일부 중고교생은 강사진과 함께 계속 과제를 완성해 나갈 계획이고, 다른 참가자들은 이미 <단비뉴스>에 보도한 것 말고도 민주시민으로서 본격적인 기자활동에 나서게 된다.제천교육지원청 행복교육지구추진단과 생태누리연구소,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과 사단법인 <단비뉴스>가 함께 운영한 제3기 행복기자학교에는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했다. ‘시민기자’가 되기
얼렁뚱땅 초보 하이커 배낭 도보여행 도전기거대한 뱀들이 인간이 사는 원판형 중간계를 떠받치고 있다. 독수리들은 두 날개를 펴 천상계를 이고 있다. 그곳은 태양과 달, 북극성 등 강력한 존재들이 사는 곳이다. 지하세계는 추악하게 생긴 생명체 누나시스(Nunasis)가 우글거린다. 누나시스는 어두워지면 지상계로 슬며시 올라와 인간을 겁주고 병들게 한다. 그럴 때면 올빼미들이 비상해 중간계를 살피며 인간의 병을 치유한다. 아메리카 원주민 추마시(Chumash) 부족은 세상이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고 믿었다. 지난 5월 우리 부부는 서핑
열심히 살아야 한다니까 열심히 살긴 사는데요.자꾸만 가슴 속이 더워집니다.새벽같이 일어나 서둘러 씻고 출근해 밤늦게까지 일에 집중하는 삶. 나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바삐 살고 있어요. 늘 나 자신에게 “열망을 품고,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달려라!” 외치죠. 그렇게 살지 않으면 어쩐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까요. 꿈을 이루기 위해, 혹은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그렇게 삽니다.열심히 달리고 있는 나의 몸과 마음은 어떤가요?혹시 지쳐있지는 않나요?열정과 열심의 더위에 혹사당하고 있지는 않나요?
벚꽃이 흩날리던 봄은 속절없이 가버리고 여름이 왔다.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어느새 올해도 중반이다. 대다수 월급쟁이 서민들은 일과 생활의 균형,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가 활동이라고는 주말 저녁 영화 한 편 보는 게 고작이다.그 사이 경남도립미술관의 ‘아시아 인 아시아 – 가깝고도 먼 북소리’ 1차 전시가 5월 12일 끝났다. 1차 전시를 놓친 분들을 위해 흥미로운 작품들을 뽑아 소개하려 한다. ‘asia in Asia’는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아시아 속 아시아’다. 전시 안내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이 매년 두 번씩 마련하는 ‘언론인을 꿈꾸는 예비언론인 캠프’가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충북 제천 세명대에서 열렸습니다. 올 여름 19기째를 맞은 캠프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예비언론인 56명이 참가했습니다.생생한 현장 경험을 담은 현직 기자, PD 출신 교수님들의 11개 강의와 튜토리얼, 사귐의 시간까지 1박 2일의 캠프 스케쥴은 그야말로 '빡빡'했다고 하는데요. 1박 2일 캠프는 세저리의 축소판으로, 짧게 나마 세저리 생활을 '맛보기'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세저리가 궁금한 사람들, 생생한 캠프 현장 속으
장마가 일찍 온다더니 제천을 방문한 빈객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으려는 걸까? 구름은 뜨거운 태양만 가려줄 뿐 비를 뿌리지는 않았다. 27일 언론인 지망생 56명이 전국에서 충북 제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으로 몰려왔다. ‘제19기 예비언론인 캠프’에 참가한 이들은 1박 2일간 11개 강좌와 튜토리얼을 몰아 듣는 강행군에도 진지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일찌감치 스쿨에 도착한 국지훈(24・충북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 씨는 “언론지망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아랑 카페에서 공고를 보고 참여했다”며 “아직
민물 가마우지, 토종어류 생태계 위협<앵커>시청자 여러분, ‘민물 가마우지’라는 새를 들어보셨는지요? 외국에서 들어온 종인데요. 삼한시대 만들어진 저수지, 제천의 의림지에 까지 나타났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민물 가마우지가 토종 어류의 생태계를 어지럽힌다는 겁니다. 행복기자학교 최춘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리포트># 의림지 토종 어류 ‘공어’ 사라져’충북 제천 시민이 즐겨 찾는 휴식 공간 ‘의림지’입니다. 삼한시대부터 알려진 농업용 저수진데요. 토종 물고기 공어가 사는 곳으로 이름 높았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공어가 사라
지난 23일 영화 <기생충> 관객수가 개봉 25일 만에 900만을 돌파했다. 국내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68만여 명을 동원했다. 프랑스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다 관객수다. 이 정도 흥행은 누구나 예상했다. 봉준호 감독의 높은 인지도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닌가. 국내 평론가들도 감독과 영화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관심사는 전작 <설국열차>가 넘지 못한 ‘천만 관객 동원을 달성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황금종려상 수상을 계기로 ‘봉준호’는 단순한 감독을 뛰어넘어 하나의 장르가
6월의 꽃들은 아카시아도 밤꽃도 흰 꽃으로 피어난다. 시간 여유가 있는 봄꽃과 달리 여름꽃은 지기 바쁘게 열매를 맺는다. 희끗희끗한 머리가 6월의 꽃을 닮은 ‘은빛기자단’도 열매를 맺기에 바쁘다. 제천 은빛기자단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제천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기록하고 사진을 찍는다, 마치 마감시간에 쫓기는 일반기자들처럼. ‘은빛기자’로서 제천 소식을 많이 전하고 싶은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제천소식과 노인소식 전하는 ‘실버배달부’‘제천 은빛기자단’은 제천시에서 진행하는 ‘노인재능나눔’과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