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보도는 동물과 사람 모두를 위한 것이다. 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연결되어 있다. 대중의 동물 감수성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언론도 동물권 의식을 키우고, 섬세하고 주의 깊은 보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이제는 완성된 하나의 이야기가 되기에는 부족한 내용을 출연진의 아이디어로 채워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프로그램이 등장한 것이다. 지난 11월 6일부터 27일까지 JTBC의 시사교양 팀 팩추얼이 4부작에 걸쳐 선보인 ‘팩추얼 웹툰 창작단 역습:역사를 습작하다(이하 역습)’이 그렇다. 제목 그대로 웹툰 창작단으로 구성된 패널들이 웹툰을 만들기 위해 역사적 사실의 부족한 고리를 상상으로 그려보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역사가의 기록에는 공백이 존재한다. 그 공백을 각자가 가진 상상력과 전문 지식으로 메우는 것이 웹툰 창작단의 역할이다.
희생자 실명 공개로 벌어진 찬반 논란지난달 5일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이 끝났다. 그럼에도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찾아 애도하는 시민들의 발길은 오랫동안 끊이지 않았다. 희생자를 기리는 엄숙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애도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일이 있었다. 지난 14일 시민언론을 표방한 인터넷매체 <민들레>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8명 중 155인의 명단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서다. 이 매체는 추모 대상이 익명으로 추상화됐다면서 진정한 애도를 위해 희생자의 이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 동의 없는 일방적인 희생자의 실명 공
경찰은 범죄가 일어난 뒤 범인을 찾는다. 이미 벌어진 피해는 회복하기 어렵다. 범인의 꽁무니만 쫓다 보면 누가 언제 범죄를 저지를지 파악해 미리 막고 싶다는 데까지 생각이 뻗을 수 있다. 이런 상상을 영화로 만든 것이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그런데 이 일을 현실에서 이루려다 주민을 감시하고 조직적으로 괴롭힌 경찰이 지역 언론의 탐사보도로 드러났다.<탬파베이타임스>의 탐사보도팀 캐슬린 맥그로리(Kathleen McGrory)와 네일 배디(Neil Bedi) 기자는 범죄를 예측하겠다며 빅데이터에 기반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치안 책임자가
최근 ‘회귀물’이 젊은 세대에서 유행이다. 현재까지 알고 있는 모든 기억을 그대로 가진 채로 과거로 돌아가 인생의 기회를 다시 얻는 설정을 가진 장르를 ‘회귀물’이라 부른다. 사실 최근이라고 하기엔 웹툰이나 웹소설 분야에서는 2010년 후반에 이미 크게 유행했던 설정이지만, 드라마, 영화 등 대중의 보편적 관심사로 올라온 것은 이번년도부터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같은 자조적 유행어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현실의 어려움이나 삶에 대한 불만 등을 탈피하고자 하는 청년 세대의 욕망이 회귀물의 유행으로 번져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기자의 업무는 어떻게 바뀔까요? 인공지능이 잘하는 일을 기자가 하는 건 포크레인 앞에서 땅 파기 실력을 자랑하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기자는 ‘취재하고 기사 쓰는 사람’이었다면, 인공지능 시대의 기자는 ‘사회적 영향력이 막강한 자연어 데이터(뉴스)의 생산·유통·축적 과정을 이끌고 바꾸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공무원부터 청소년까지… 사회적 문제가 된 마약 범죄지난 10월 경기도청 소속 공무원이 호주에서 7억 원 상당의 코카인을 숨겨 들여오다가 현지 국경 수비대에 체포됐다. 또 지난 9월에는 가수 겸 작곡가인 돈스파이크 씨가 필로폰 상습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청소년들이 펜타닐 등을 처방받아 투약하고, 액상 대마를 전자담배 키트에 담아 흡연한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마약 문제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KBS <시사 직격>은 지난달 18일 “2022 대한민국 마약 보고서 – 마약 청정국은 끝났다”에서 마약 압수량이 계속 늘어나고, 마약 투약자 또한 늘어나는 문제를 짚었다. 다른 언론들도 꾸준히 마약 범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다. 주로 마약 중독 치료에 드는 비용이 매우 많다는 점을 부각하거나, 중독됐을 때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 부작용 등을 강조하는 방식이었다.
지난 9월 미국 델라웨어주 월밍턴에서 한 남성이 보석가게를 운영하던 60대 한인 남성을 폭행하고 보석을 훔쳐 달아난 강도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을 보도한 현지 언론을 뒤따라 국내 방송사와 신문사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그런데 현지 언론의 기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원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한 단어가 일제히 붙었다. 바로 ‘흑인’이다.“보석가게 한인 주인, 흑인 폭행에 뇌출혈…증오범죄 가능성”. JTBC의 기사 제목으로 범인이 흑인임을 명시하고 있다. JTBC <뉴스룸> 앵커와 기자는 이 사건을 보도하며 가해자를 ‘검은색 마스크로
“OOO 논란”. 언젠가부터 언론은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어난 논란을 종종 보도하고 있다.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의 특성상 논란의 진위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벌어진 실체가 모호한 논란을 사실 검증 없이 언론이 그대로 보도하는 것은 사회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최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도, 진위 파악 없는 커뮤니티발 논란 보도로 피해자가 발생했다. 조선일보 등은 베트남에서 일부 시민들이 핼러윈 코스프레로 이태원 참사를 조롱했다는 기사를 썼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안에서 확산한 영상이다.
“뭘 애써 만들어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창구 자체가 막힌 느낌. 지배적인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 사업자 손에 그간 고생해 만든 다큐멘터리가 좌지우지되는 게 속상했습니다. 유튜브 채널로 눈을 돌렸죠.”지상파 방송의 시사교양PD에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다시 유튜브 콘텐츠 제작자로 변신한 김재환(52) 단유필름 대표가 지난달 24일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특강에서 유튜브 시작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에서 ‘콘텐츠 기업의 유튜브 채널 전략’을 주제로 강의한 김 대표는 ‘큰 시장을 겨냥하라’ ‘출연자 리
지난달 31일 한국기자협회가 한겨레의 <저당잡힌 미래 ‘청년의 빚’> 연재 보도를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기자협회보는 지난달 27일 기사에서 이 기사가 ‘청년의 빚에 ‘다양한 얼굴’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가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를 1년 동안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도덕적 해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한겨레 기자 4명은 제도의 혜택을 받게 될 저신용 청년들 대부분이 실제로 빚내서 투자한 이들인지 알아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영원에 대한 믿음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왜 서로의 이름을 바위나 나무처럼 오래도록 남을 곳에 새기고 싶어 할까. 소설가 김영하는 "사랑도 자아도 불안정하니까 안정돼 보이는 곳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믿는 무엇을 어딘가에 새겨 남기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나와 가장 가까운 곳,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 꺼내볼 수 있는 곳에 믿음을 새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타투를 하는 사람들이다.타투의 의미에 대해 처음 생각해본 건 친구 때문이었다. 어느 날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손목에 작은 타투
"중립적인 보도를 해야 한다는 것과 정확한 팩트(사실)를 보도해야 한다는 말은 둘 다 양립할 수 있는 저널리즘 가치지만, 그것이 충돌하는 경우도 꽤 많다는 거죠. 그럴 땐 맥락을 봐야죠."지난 17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 202호에서 세명대 저널리즘연구소 초청으로 박성제(55) MBC 사장이 특강을 했다. ‘공영방송 MBC가 추구하는 저널리즘’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박 사장은 언론의 중립성에 앞서는 가치로 ‘진실’을 꼽았다.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주변의 만류를 물리치고 유족을 만났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고통
“2014년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서 빙하가 녹아내리는 모습을 포착했어요. 제가 2010년에 갔을 때는 여름이었는데도 그런 광경을 못 봤거든요. 지구온난화가 4년 사이 많이 진행된 겁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이 맺어진 것도, 한국은 잘 모르고 있었지만 이런 현상이 세계적으로 많이 발견됐기 때문이죠.”지난 10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에서 열린 저널리즘특강에서 이은정(53) 해설위원이 ‘팬데믹과 기후위기 시대 전문기자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했다. 남극과 북극을 합쳐서 네 번이나 다녀온 이 위원은 “혼란한 상황에서
방글라데시 출신 택시 운전사 모하메드 호크(Mohammed Hoque)는 미국 뉴욕의 상징인 노란 택시에 희망을 걸었다. 뉴욕에서 가족들과 부족함 없이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꿈이었다. 택시를 소유할 수 있는 허가증 ‘메달리온’을 사면 수익을 온전히 챙길 수 있었다. 5만 달러를 지불하면 메달리온 구매를 위한 대출을 주선하겠다는 중개인의 전화에 선뜻 응했던 이유다.그는 한 해에 약 3만 달러 정도를 벌었다. 그러나 그가 받은 대출은 수수료와 이자를 합해 170만 달러가 넘는 규모였다. 심지어 모하메드 호크는 그가 받은 대출 액수와 조
한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택시를 탄다. 결혼을 반대하는 아빠를 뒤로하고 고향을 떠난다. 새롭게 정착한 미국에서 세탁소를 개업하고, 딸을 낳고, 그렇게 행복하게 잘살았다. 아니, 그렇게 행복하게 잘 살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온 힘을 다해 산다 해서 반드시 그에 걸맞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다. 어느새 중년이 된 여자는 모든 것에 실패한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세무 조사원은 영수증을 꺼내들며 가게 운영과 상관없어 보이는 노래방 기계를 산 이유를 묻는다. 필요해서 산 물건이라는 증명을 하지 못하면 세탁소를
“기자라는 직을 가지고 있으면 저널리즘과 비즈니스, 기술, 이 세 가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되면 ‘내가 돈 벌러 다닐 것도 아닌데 (비즈니스에) 영향을 받겠나’라고 생각을 하시고 싶으시겠지만 결코 그렇게 안 된다는 걸 잘 아실 겁니다.”국내 뉴미디어 업계에서 대표적 동향분석가로 꼽히는 이성규(46) 미디어스피어 대표는 지난달 27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에서 열린 저널리즘특강에서 ‘저널리스트의 삼각 지배’라는 도표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초청으로 ‘최신 뉴미디어 흐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