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7주년 무렵이던 2018년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현지 방사성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원전 인근 마을의 오염도가 줄지 않았고 일부 지역은 방사성 준위가 전년보다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린피스는 다음과 같이 촉구했습니다.“원전 인근의 방사성 오염은 이번 세기말 혹은 22세기까지 지속될 정도로 심각합니다. 일본 정부는 피해 지역 주민을 성급하게 귀환시키는 정책을 중단해야 합니다.”그린피스 전문가팀 ‘지속되고 있는 재난’ 확인그린피스가 2018년 3월 1일 전 세계에서 동시 발표한 <후쿠시마를 돌
"체르노빌 원전에서 나온 가장 위험한 물질은 세슘도, 플루토늄도 아닌 ‘거짓말’이었어요. 1986년의 거짓말. 저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이렇게 부릅니다."미국 디스커버리 채널이 2006년 방영한 다큐멘터리 <체르노빌의 전투>에서 구소련의 알라 야로신스카야 전 최고 소비에트(입법기구) 위원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는 당국이 은폐했던 600쪽가량의 체르노빌 보고서를 1991년 소련이 무너졌을 때 입수, 1994년 <체르노빌, 감춰진 진실>을 펴낸 사람입니다. 프랑스 다큐 감독 토마스 존슨이 사고 20주년을 맞아 제작한 <체르노빌의
지난달 26일 오후 2시쯤 전북 군산시 수송로 일대에 장구와 꽹과리, 북 등으로 구성된 풍물패의 가락이 신명 나게 울려 퍼졌다. 흥겨운 몸짓과 소리를 따라 시민 300여 명이 줄을 지어 행진했다.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황새, 흰꼬리수리 등의 모양으로 만든 모자를 쓰거나 종이상자를 재활용한 손팻말을 든 참가자도 있었다. 손팻말에는 ‘공항 말고 갯벌’ ‘수라갯벌 살아 있다’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이 집회는 전북녹색연합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등 4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 이끈 ‘2022 군산 기
지난 10월 2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5일시장 부근의 카페 이공. 테이블 7개가 놓인 아담한 공간에서 손님 대여섯 명이 각자 텀블러에 든 음료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개방형 주방에서 직원 2명이 음료 준비 등에 열중하는 동안 바로 옆 세미나실에서는 안유진(29) 이사가 다음 날 열릴 ‘지구농장터’ 행사에 쓸 현수막을 만들고 있었다. 카페 운영을 맡고 있는 안 이사는 기자에게 “이공은 기후위기시대에 대안적인 공간”이라고 말했다.
“마을엔 버려진 소들만 있었어요. 그것 외엔 아무런 소리가 없었고요. 마치 세상이 끝장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람은 사라졌지만, 벚꽃은 계속 예쁘게 피고 있었습니다.”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1년 후인 2012년 봄, 후쿠시마현 후타바군 도미오카마치(읍)에 다녀온 구호단체 무스부(MUSUBU)의 미야모토 히데미 대표는 차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해마다 봄이면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도미오카마치의 ‘요노모리(밤의 숲)’는 사고가 난 원전에서 7킬로미터(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활동하다 법정에서 싸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탄소감축에 소극적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내거나,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에 항의하다 기소된 활동가들이 그 예다. 세계 각국에서 2000건 이상의 기후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활동가들은 인간이 지구를 파괴하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현행법에 이의를 제기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사법부의 전향적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단비뉴스>는 기후재판의 현주소와 의미를 짚는 심층기사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지난 10월 21일 이은호(34), 이상현(36), 문성웅(21),
“우리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사시사철 신나게 뛰어노는 맑은 대한민국을 원하지 않습니까?”2017년 9월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3층 합동브리핑룸에서 안병옥 환경부 차관이 미세먼지관리 종합대책 발표를 마치며 호소했습니다.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려우니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산업계의 협조를 부탁한다는 말이었습니다. 2022년까지 7조 2천억 원을 투입해 미세먼지를 2014년 배출량 대비 30%가량 줄이겠다는 내용의 이날 대책은 그러나 ‘정부의 의지 자체도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았습니다.문재인 정부 말까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재난 등으로 식량위기에 관한 걱정이 부쩍 커진 가운데 청소년들이 현장에서 우리 농업·농촌의 다양한 도전과 실험을 둘러봤다. 대산농촌재단(이사장 김기영)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한국협력연락사무소(소장 탕 셩야오)가 함께 주최한 청소년 농업·농촌 연수에 국내 국제학교 학생과 일반 청소년 등 15명이 참가했다.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전라도 일대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제주도와 강원도에서 열린 1·2차에 이은 3차 연수로, <단비뉴스>가 동행했다.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담양 대나무밭연수단은 지난달 21일
“단비뉴스 구성원들은 우리 시대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가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환경과 경제, 민생의 위기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물과 현장, 데이터를 통해 정확하고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비 안 올 때 땅을 이렇게 손으로 쓸면 새까매. 사시사철 그래. 큰 차도 엄~청 지나다니고, 말도 마. 요새는 그래도 비 와서 덜한 거지. 안 아픈 양반들이 없어. 다들 심장 같은 데도 시원치 않고, 죽었다 하면 다 암이지 뭐. 여기도 지금 항암 주사 맞으러 병원 다니는 사람이 많어.”2017년 8월 21일 오후 충남 보령시 주교면 고정2리 주민회관. 빙 둘러앉아 심심풀이 화투를 치던 할머니들이 오영혜 씨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이들은 주민회관에서 2킬로미터(km) 거리에 1983년 보령화력발전소가 들어서기 전부터
2017년 10월 22일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 광장. 유모차를 끌거나 유치원생, 초등학생 아이 손을 잡고 온 30~40대 여성 등 60여 명이 돗자리를 펴고 삼삼오오 모여 앉았습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20대 남녀 대여섯과 가족을 따라 나온 30~40대 아빠들도 몇 명 섞여 있습니다. 손에 손에 ‘미세먼지 측정과 예보의 정확성을 개선하라’ ‘교육기관 공조시스템 설치’ ‘국내 화력발전소 추가건설 철회하라’ 등이 적힌 파란 손팻말을 들었습니다. 회원 수 6만 7천여 명인 네이버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미대촉)의 5차 집회가 열리는 현장입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무렵 충북 단양군 대강면의 황정산 수리봉. 배낭을 메고 비탈길을 10분 정도 올라간 강성열(53) 씨가 더덕을 발견하고 캐내느라 잠시 멈췄다. 약초꾼이자 심마니(산삼 캐는 이)인 강 씨는 “산약초는 요즘 이렇게 낮은 곳에선 잘 나지 않는다”며 상황버섯 등을 찾기 위해 비탈을 더 올라갔다. 약초꾼들이 ‘발로 차 버섯’이라 부를 만큼 가치 없는 덕다리버섯밖에 찾지 못한 그는 “버섯이 많이 보일 시기인데 예전만큼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강 씨는 1시간여 동안 더덕 몇 뿌리만 챙긴 채 산을 내려왔다. 산속
경북 경주시 감포읍 대본1리는 100가구 남짓 사는 작은 마을입니다. 해변도로를 기준으로 육지 쪽엔 슬레이트 지붕을 인 허름한 집들과 야트막한 콘크리트 건물이 듬성듬성 서 있습니다. 바다 쪽으로는 인적이 드문 횟집과 어선들이 늘어서 있고, 미역을 말리는 노인들 모습이 보입니다.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 북쪽으로 4킬로미터(km) 정도 떨어진 이 마을에는 수십 년 동안 바다에서 ‘물질’을 해온 해녀도 20여 명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상당수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거나, 언제 자기 차례가 올지 모른다는 불안을 안고 삽니다.2017년 8월 16
유럽의 지속 가능 농업을 배우러 간 한국 활동가들을 매료시켰던 독일 전문가들이 국내 심포지엄 연단에 섰다. 25일 서울 종로1가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대산농촌재단 창립 31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에서 요셰프 히머 박사 등 3명은 농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직업교육, 재생에너지 발전 등 독일 농업농촌의 혁신에 관해 설명했다. <미래가 있는 농촌, 지속가능한 농업>을 주제로 한 이날 심포지엄에서 김기영 대산농촌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해외농업연수를 (지난 5월) 3년 만에 재개하면서 연수자들이 가장 흥미로워한 독일 현장의 전문가를 초청했다”고 소개했다.
경기도 파주시 송학막길. 푸른 잔디마당에 커다란 지구모형이 놓인 집 ‘하우스 오브 컨티뉴’가 그림처럼 자리하고 있다. 이 건물은 사회적기업 모어댄의 주력제품을 전시 판매하는 매장과 이 제품들을 친환경적으로 만들어 내는 생태공장, 고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카페 등으로 구성됐다.“모어댄이 추구하는 가치는 ‘쓸모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지난달 21일 하우스 오브 컨티뷰의 지하 매장에서 <단비뉴스>와 만난 최이현(41) 대표는 모어댄의 기업 이념을 이렇게 설명했다. 2015년 설립된 모어댄은 버려지는 자동차의 가죽 시트
전간술 씨는 1960년 강원도 울진군(현 경북 울진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 무렵까지 살았습니다. 이후 서울에서 대학과 군복무까지 마친 뒤 85년 2월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건축공학을 전공한 그는 당시 울진원자력발전소(현 한울원전)를 짓느라 인력이 많이 필요했던 그곳에서 동아건설 울진지사 사원이 됐습니다. 만 스물다섯의 신입사원이었지만, 울진원전 1호기 토건공사 중 철골 부문 관리직을 맡아 인부들의 작업을 감독했습니다.울진원전 1호기 토건공사 현장감독으로 참여“그때가 한창 국가에서 원전 건설을 밀어붙이던 땐데, 막상 기술자들
‘고통과 착취의 상황에서 구조될 권리’‘보호받는 집, 서식지 또는 생태계를 가질 권리’‘법정에서 권익이 대변되고, 법에 의해 보호받을 권리’‘인간에게 착취, 학대, 살해당하지 않을 권리’‘소유되지 않고 자유로워질 권리, 또는 그들의 권익을 위해 행동하는 보호자가 있을 권리’지난 1일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앞. ‘동물권리장전’(Animal Bill of Rights)의 5개 조항이 각각 적힌 만장 10개가 범선의 돛처럼 바람을 버티며 서 있었다. 그 앞으로 검은색과 붉은색 옷을 입은 남녀 200여 명이 각각 한 손에 장미 모양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