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에서 수많은 고난이 있었을 때, 그 문제를 넘는 흐름에는 항상 연구자가 있었습니다. 빈곤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책임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 지금의 복지 시스템을 만든 것처럼,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집요하게 분석하고 고민할 때 우리는 그 문제를 해결할 열쇠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2022년 3월 30일 오후 7시 30분, 줌(Zoom) 화상회의로 열린 제2회 연구산악대 디브리핑(임무보고) 콘퍼런스에서 운영진 가운데 한 명인 심보은 씨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연구자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소년 ‘미나토’(쿠로카와 소야)는 어머니와 함께 일본 시골의 작은 호숫가 마을에 살고 있다. 마을 ‘걸스바’(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일본의 유흥업소)에서 불이 나 소방차가 오가고 소란스럽던 어느 날, 같이 불구경을 하던 엄마 ‘사오리’(안도 사쿠라)에게 미나토는 묻는다. “돼지 뇌를 이식한 인간은 인간일까, 돼지일까?”그 후 사오리의 눈에는 미나토의 행동이 미심쩍다. 신발 한 짝이 없어진 채로 집에 돌아온다던가, 미나토가 스스로 자른 머리카락이 욕실 바닥에 흩뜨려져 있다든가, 사오리가 아침마다 정성스레 싸주던 물통에
지난해 10월 26일 오전 6시 45분, 직장인 유상희(37) 씨는 로드(도로용) 자전거를 타고 서울 송파구 가락동 자기 집에서 출발했다. 기자는 자전거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장착하고 그의 뒤를 따랐다. 오전 8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엘지(LG)트윈타워에 있는 유 씨의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약 24킬로미터(km) 구간의 동선을 촬영했다. 또 같은 날 오후 6시 30분부터 7시 50분까지, 퇴근길도 동행했다. 유 씨가 탄천과 한강 변의 자전거도로를 달린 21km가량은 주행이 대체로 순조로웠다. 그러나 여의도동 마포대교에서 LG트윈
신문사에 입사한 1997년 겨울, 많은 일이 일어났다. 가수 이현우가 ‘헤어진 다음날’을 발표했다. 가는 곳마다 그 노래만 흘러나왔다. 누구나 비발디 사계의 겨울을 흥얼거렸다. 첫 출근 3주 뒤에 구제금융(IMF)이 시작됐다. 나라가 망했다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노숙자’라는 단어도 처음 등장했다. 서울역 지하도에 종이를 깔고 자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선배의 지시를 받아, 2박 3일을 그들과 함께 보냈다.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사줬더니, 노숙자는 국수 대신 소주만 마셨다. 얼마 뒤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당선됐다. 선배
스포츠 자동차들이 치열한 경주를 벌이는 전라남도 영암군의 포뮬러원(F1) 경기장. 전체 면적 130만 제곱미터(㎡·약 40만 평) 중 약 20%인 23만㎡가 주차장입니다. 2021년 11월 8일 <단비뉴스> 취재팀이 찾아간 이 주차장은 1구역에서 7구역까지, 축구장 30개 크기의 면적에 태양광 패널들이 웅장하게 도열하고 있었습니다. 3~4미터(m) 높이로 우뚝 솟은 패널들은 빛을 많이 반사하지 않아 검은빛을 띠었습니다. 패널은 비나 눈이 흘러내리도록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그 밑에 주차된 자동차에는 시원한 그늘이 드리워졌습니다.영암에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이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는 시기 중 하나가 선거기간이다. 후보자를 꼼꼼하게 검증하는 보도는 민의가 선거에 정확히 반영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이력, 경력, 기타 특이사항 등 업무 수행과 관련 있는 정보를 빠짐없이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일은 언론의 당연한 책무다.선거철 의혹 보도의 딜레마하지만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을 보도하는 일은 언론인들에게 상당한 고민거리다. 의혹을 성급히 보도했다가는 후보자가 부당하게 해명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의혹의 진위와 상관없이 후보자에게 씌워진 부정적인
2022년 기준, 실종된 치매 노인 신고 건수는 1만 4527건이다. 2013년의 7983건과 비교해 10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매일 39.8명의 치매 노인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셈이다. 치매 노인을 찾기 위해 경찰이 발송하는 실종 경보 문자만 하루 평균 3.97차례에 이른다. 지난 7년간 길거리를 배회하다 숨진 치매 노인은 761명이다.지난해 7월, 기획 아이템을 고민하던 <한국일보> 엑설런스랩 기자들의 휴대폰에도 실종 경보 문자가 울렸다. ‘서대문구에서 실종된 이○○ 씨(여, 91세)를 찾습니다. 147cm, 40kg,
[앵커]올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950만 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들 중에서 치매 환자는 약 88만 6천여 명으로 추정됩니다.보건복지부에서는 치매 환자가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해, 2019년부터 지역사회가 함께 치매에 대응하는 ‘치매안심마을’ 사업을 진행했습니다.이런 치매안심마을에서는 치매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우수 치매안심마을’로 지정된 곳들을 이채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리포트]충북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에 들어서면 치매안심마을이라는 팻말이 보입니다.지난해 10월 물태리 마을은 충북에서 다섯 번째 우수 치매안심마
공개 코미디의 재조명KBS ‘개그콘서트’, SBS ‘웃찾사’, MBC ‘개그야’. 지상파를 대표했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다. 공개 코미디란 스튜디오를 대학로 소 공연장처럼 구성하고 코미디언들이 방청객에게 콩트 형식의 코미디 공연을 선보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지상파에는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방영되어 왔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오랜 기간 대한민국 코미디를 대표하며 수많은 유행어를 탄생시켰고, 스타 예능인들을 발굴해 냈다. 그러나 2010년도에 들어서면서부터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하
신생기업 코랄로(Koralo)는 2022년 11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2022 케이(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서 5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올해 최고의 외국인 창업팀’으로 선정됐다. 이 행사는 우수한 외국인 기술 창업자를 발굴해 국내에서 사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인데, 코랄로는 식물성 생선 대체육으로 발탁됐다. 소고기 등 육류가 기후위기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콩고기 같은 대체육은 많이 등장했지만, 생선 대체식품은 아직 낯설다. 지난해 11월 29일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골든타워빌딩 피알브릿지 사무실에서
북한이탈주민의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일반 국민보다 훨씬 높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지난해 발간한 ‘2023 북한이탈주민 경제사회통합 실태’ 보고서를 보면, 2023년 북한이탈주민의 생계비 수급률은 29.0%에 달했다. 10년 전인 2013년(43.1%)에 비해 많이 낮아졌지만, 2022년 일반 국민의 생계비 수급률 4.8%와 비교해 6배 넘는 비율이다.저소득층 북한이탈주민을 중점 지원하는 자활근로사업단은 전국에 총 14곳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부천소사지역자활센터는 자활근로사업단 ‘수미인’을 운영한다.
스무디 8화는 지난 2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에서 열린 시사현안세미나 방학 특강 내용을 담았습니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원장은 '인공지능시대의 언론'을 주제로 특강을 열고 국내외 언론의 인공지능 활용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은 봄학기 인문사회교양특강과 가을학기 저널리즘 특강을 개설하고 ‘지식 나눔’의 의미로 이를 교내외에 개방합니다. 외부 예비 언론인과 일반인도 현장 참석이나 화상회의로 청강할 수 있습니다. 특강 내용을 요약한 영상 콘텐츠 ‘세상을 밝히는 지식 한
“핵발전은 갈수록 전기 생산비용이 높아지고 전력 계통 불안정을 초래할 것입니다. 경제성 논리가 반박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2022년 1월 21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기후위기비상행동과 탈핵대선연대 공동 주최로 ‘20대 대선, 기후정의의 눈으로 탈핵을 말하라’ 포럼이 열렸습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포럼에서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재생에너지와 핵발전, 공존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해결하려면 원자력 발전이 필수’라는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탄소중립 목표에 따
<단비뉴스>는 지난 3일, 충북 제천시 왕암동의 폐쇄된 산업폐기물 매립장 주변 지하수에서 독성물질이 계속 검출되고 있는 실태를 보도했다. 국비와 지방비 98억 원을 들여 5년 넘게 폐쇄 공사를 했는데도 매립장 주변 특정 위치에서 침출수 성분인 페놀과 시안, 염소이온이 기준치보다 높게 검출되고 있다. 매립장을 폐쇄하면서 설치한 침출수 처리시설은 9개월 넘게 운영되지 않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응급 가동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일본 교토, 이탈리아 베네치아. 이 세 곳 모두 유명 관광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독특한 정취를 잃고 있다. 소음, 쓰레기, 교통체증 등 관광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오버투어리즘'이라고 한다. 지나치게 많다는 뜻의 오버(over)와 관광을 뜻하는 투어리즘(tourism)의 합성어다. 수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관광객으로 인해 지역 주민의 삶과 환경이 악화하는 현상을 의미한다.외신에서 접하던 오버투어리즘은 더 이상 해외 유명 관광지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일보> 엑설런스랩 소속 유대근 기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제노사이드’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피소됐습니다.제노사이드는 특정 인종이나 종교, 이념 등을 이유로 특정 집단을 학살하는 행위를 뜻합니다.유엔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과 같은 제노사이드 범죄를 막기 위해 창립 초기인 지난 1948년 제노사이드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을 채택했습니다. 이른바 ‘국제 제노사이드 협약’입니다.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달 29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국제 제노사이드 협약’의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며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했습니다.이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됐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2023년 12월 30일 기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인한 가자지구의 사망자 수는 21,672명이고 부상자 수는 56,167명으로 집계된다. 전쟁은 가자지구에서 진행중이지만 요르단 서안지구 또한 전쟁에서 자유롭지 않다. 1967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점령하고 식민지배를 시작하면서 두 지역에서는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간에 끊임없이 마찰이 있었다. 특히 서안지구에서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