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은 본국에 머무르기 어려워 떠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그 뜻을 보면, 어려움(難)에 처한 사람들(民)이다. 하지만 어떤 이는 그들을 한국을 어지럽힐(亂) 사람들(民)로 바라보기도 한다. 2018년 예멘 난민, 2021년 아프가니스탄 난민 등이 집단 입국하면서 한국인들도 난민을 더 자주 마주하게 됐지만, 많은 난민들은 한국에서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난민을 받기 시작한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에 난민 지위를 신청한 사람은 73,384명이다. 그중 1,163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됐다. G20에서 유럽연합을 제외한
프롤로그: 죽을 고비를 넘어 한국에 왔지만인터랙티브: 나는 왜 난민이 아닌가요[고국] 군부독재에 대항해 거리로 나간 선생님교사 수민우(Su Myint Oo·38)는 미얀마의 항구 도시 탄린에서 태어났다. 강 건너편에는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이 있다. 고등학생 때 양곤으로 간 수는 사회와 영어를 가르치는 사립중학교 선생님이 됐다. 수는 학생들을 사랑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좋아했다.2020년, 미얀마 국민의 자유 투표로 민족민주동행회(NLD)가 선거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듬해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지난 1편에서는 2000년대부터 쇠락하기 시작한 막걸리 양조장의 현재를 살펴봤다. 1975년 전국 읍과 면마다 하나씩 있고도 남을 만큼 많았던 ‘풀뿌리 막걸리 양조장’은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85% 이상 사라졌다. 지역 소멸과 수도권 대형 막걸리 공세가 맞물리면서 남은 15% 양조장 주인들은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났다.전국 단위로 납품하는 몇 군데를 빼면 사정은 엇비슷하다. 막걸리 시장 전체가 기울면서 영업
프롤로그: 죽을 고비를 넘어 한국에 왔지만전편: 독재에 저항한 교사 수민우[고국] 집권 부족의 탄압에 상처입은 몸과 마음암하라(Amhara). 32년간 아스퍼 티기스트 타디시(Asfaw Tigist Tadesse·35)의 정체성을 규정해온 단어다. 암하라는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부족 중 하나다. 내전이 끊이지 않는 에티오피아에는 80여 개가 넘는 부족들이 함께 살고 있다.현 집권 부족인 오로모(Oromo)족은 암하라 부족과 오랜 기간 적대적 관계였다. 권력을 잡은 후에는 노골적으로 암하라인들을 배척하고 탄압했다.티기스트와
프롤로그: 죽을 고비를 넘어 한국에 왔지만전편: ①독재에 저항한 교사 수민우② 내전의 아비규환에서 탈출한 티기스트[고국] 민족을 지키고 싶었던 청년 아웅사아웅사 마르마(Aungshapru Marma·41)는 방글라데시 소수 민족인 줌머(Jumma)인이다. 줌머인은 16세기 무렵부터 방글라데시 남동쪽인 치타공 산악지대에 정착했다. ‘줌머’는 고유의 언어와 문화, 종교를 가지고 있는 11개 민족의 공동체다. 그 가운데 상당수가 불교를 믿는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아웅사는 줌머인 가운데 ‘마르마’ 부족 출신이다.줌머인의 터전인 치타
전편: ①내가 보는 리뷰, 진짜일까?전편: ②어플 리뷰와 영수증 리뷰를 아시나요1~2편 보도에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이루어지는 리뷰 조작 실태를 알렸다. 다양한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이러한 리뷰 조작은 불법일까. 가짜 리뷰로 수익을 올리는 판매자, 관리 감독의 책임을 진 당국, 이를 게재하고 있는 플랫폼의 관점과 입장을 알아봤다.리뷰 조작하는 사장‧광고대행사 “불법 아니다”가짜 리뷰를 알선하는 광고대행사는 리뷰 작성자들에게 불법 여부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지난 10월 27일 오후 4시 서울시에 있는 양꼬치
<단비뉴스>는 서울시에 있는 놀이터의 ‘실체’를 취재했다. 놀이터가 어디에 많고, 어디에 적은지 데이터를 통해 알아봤다. 행정안전부의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시스템, 국가통계포털의 지역별 주택유형, 통계청의 마이크로데이터 통합서비스 등에서 자료를 찾아 교차분석했다. 그 결과를 두 차례에 나눠 싣는다. 1회에서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어린이 놀이터의 실태를 보도하고, 2회에서는 대안과 제도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프롤로그: 죽을 고비를 넘어 한국에 왔지만전편: ①독재에 저항한 교사 수민우② 내전의 아비규환에서 탈출한 티기스트③ 정부 탄압에 맞선 소수 민족의 청년 아웅사[고국] 쿠데타로 물거품이 된 행복하산 무스타파(Hassan Moustafa·38)가 결혼하기 한 달 전, 이집트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하산은 이집트 북부 다칼리야 주, 만수라에 살았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페인트 자재를 유통하고 판매하며 안정적인 생계를 꾸렸다. 그곳에서 생화학자로 일하던 아내를 만났다.아내와 결혼을 약속할 무렵인 2013년, 군부 세력이 당시 대통
프롤로그 : 죽을 고비를 넘어 한국에 왔지만전편: ① 독재에 저항한 교사 수민우② 내전의 아비규환에서 탈출한 티기스트③ 정부 탄압에 맞선 소수 민족의 청년 아웅사④ 군부를 피해 민주주의를 찾아온 하산[고국] 총소리로 깨진 평온하산 아흐메드 바탈(Hasan Ahmad Batal·25)의 고향인 시리아 알레포(Aleppo)에는 총소리와 전투기 소음이 끊이질 않았다.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하산은 섬유공장을 운영하는 유복한 가정에서 3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프롤로그 : 죽을 고비를 넘어 한국에 왔지만전편 : ① 독재에 저항한 교사 수민우② 내전의 아비규환에서 탈출한 티기스트③ 정부 탄압에 맞선 소수 민족의 청년 아웅사④ 군부를 피해 민주주의를 찾아온 하산⑤ 내전으로 가족과 이별한 하산[고국] 하루아침에 난민이 된 22살 청년고국을 떠나오기 전 알파란 이스마일 모하메드 알리(Alfarran Ismail Mohammed Ali·32)는 평범한 22살 청년이었다. 예멘의 수도 사나(Sanaa)에서 나고 자란 이스마일은 고향에 있는 대학에서 정보통신(IT)을 전공했다. 회계사로 오래 일한 아
프롤로그 : 죽을 고비를 넘어 한국에 왔지만전편 : ① 독재에 저항한 교사 수민우② 내전의 아비규환에서 탈출한 티기스트③ 정부 탄압에 맞선 소수민족의 청년 아웅사④ 군부를 피해 민주주의를 찾아온 하산⑤ 내전으로 가족과 이별한 하산⑥ 죽음이 기다리는 고국을 떠나온 이스마일어려울 난(難), 백성 민(民). 재난이나 박해 따위를 당해 곤궁에 빠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소수민족이라는 이유로, 종교나 정치적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박해받고 차별당한다. 한국 사회도 난민들을 마주했다. 2018년에는 내전을 피해 500여 명의 예멘인이, 2021
전편: ①오백 명의 어린이가 모여드는 놀이터지난 보도에서 아파트 놀이터와 연립·다세대 주택가 놀이터의 양적 차이를 데이터를 통해 살펴봤다. 시행령인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15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에는 반드시 놀이터를 설치해야 한다.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 놀이터가 몰리는 이유다. 하지만 연립·다세대주택이나 일반주택에는 놀이터 설치 의무에 관한 법령이나 규정이 없다. 법률로 강제하지 않으니,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를 만들어줄 어른도 드물다. 결국 일반 주택가 아이들은 아파트 놀이터로 향한다. 그런 어린이를 다시 어른들이
평일 저녁 6시 30분이 되면, 제천시 남현동 주민자치센터 2층 곳곳의 불이 환하게 켜진다. 제천 유일의 검정고시 야간학교 ‘정진야학’의 수업이 이때부터 시작된다. 1986년 이래 지금까지 1980여 명이 정진야학에서 배웠다. 그 가운데 860여 명이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지난 37년 동안 오직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봉사로 학교를 운영해왔다. 공무원, 교수, 교사, 학생, 직장인, 주부, 외국인 등이 이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웠다. 빛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정진야학을 만들고 가꾸고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속으로 싣는다..충북 제
<지난이야기>정진야학은 1986년 충북 제천 대명상호신용금고 지하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제천 유일의 검정고시 야간학교인 정진야학은 지난 37년 동안 오롯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봉사로 운영됐다. 지난 1회에서는 정진야학 중등부 국어교사인 김서진 제천시청 주무관의 이야기를 담았다. 야학 교사 중 유일한 20대인 그는 이제 막 야학에서 1년을 보냈다. 이번에는 1990년부터 2005년까지 15년 동안 정진야학에서 과학과 영어를 가르친 장진모 교사의 이야기를 싣는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정진야학에는 10대 청소년이 많았다. 학교를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과 <뉴스타파함께재단>은 지난해 ‘2022 뉴스타파-세명대 보도기획안 공모전’을 열었다. 기존의 ‘세명 시사보도 기획안 공모전’과 ‘뉴스타파 대학생 탐사보도 공모전’을 통합한 두 번째 공모전이었다. 국내 유일의 실무형 저널리즘대학원인 세명대저널리즘대학원과 역시 국내 유일의 탐사보도 전문 매체인 뉴스타파가 힘을 합쳐 예비 언론인들이 취재, 제작의 실무와 함께 저널리즘의 공익적 가치와 취재윤리 등을 함께 배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모전에서는 엄정한 심사를 거쳐 <도시재생법 10년 집중 점검> 기획안이 선정됐다
세 편에 걸친 도시재생 기획보도, 이번에는 거점시설이다. 거점시설은 도시재생 사업 일환으로 사업지에 짓는 건물을 말한다. 동네 공동체가 모여 활용할 수 있도록 지은 시설이지만 사업이 끝나고 나면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힌다. 단비뉴스 취재팀이 ‘새뜰마을사업’ 거점시설 운영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80곳 거점시설 중 15곳이 쓰임을 찾지 못하고 문을 닫은 상태였다. 취재팀은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새뜰마을사업에 선정돼 사업기간인 4년이 지난 대상지 98곳을 전화로 취재한 뒤 5곳을 선정해 직접 현장 취재했다. 시군구청 관계자, 도시재생지원센터 관계자, 주민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고군분투를 하고 있는지 그 현장을 소개한다.
<지난이야기>정진야학은 1986년 충북 제천 대명상호신용금고 지하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제천 유일의 검정고시 야간학교인 정진야학은 지난 37년 동안 오롯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봉사로 운영됐다. 지난 2회에서는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정진야학에서 과학과 영어를 가르친 장진모 교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고등학교 교사인 그는 낮에는 정규학교에서, 밤에는 야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번에는 정진야학 개교 이래 유일한 원어민 교사 매튜 위더스푼의 이야기를 싣는다. 충청북도 제천에 있는 정진야학 학생들은 각자 학습 진도에 따라 중등반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