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보좌하는 여러 임명직 공무원 중에는 어공과 늘공이 있다. 어공(어쩌다 공무원)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를 치러 서로 잘 알거나, 소위 ‘코드’가 맞아 행정부 밖에서 영입된 이들을 가리킨다. 늘공(언제나 공무원)은 청와대 근무를 위해 파견되거나 혹은 정부 주요 직책에 임명된 관료들이다. 이번 리스티클 역시 1편과 마찬가지로 ‘어공’에 초점을 맞춘다. 국민의 손으로 뽑는 공직자가 아니므로, 그들의 평소 생각은 검증이 필요하다. 촛불 혁명의 결과로 탄생한 정부니 더욱 그렇다. 청와대 비서실 수석비서관급과 정부의 18부처 5처 17청
촛불집회가 이끌어 낸 대선에서 다양한 정책이 쏟아진다. '안보', '외교', '경제', '교육'... 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아 더 궁금한 분야가 있다. '헬조선', '수저론', 'N포세대'로 얼룩진 촛불집회의 주역, 청년 세대 공약이다. 이런저런 TV 토론이나 신문 지면에서 사라진 각 당 대선 후보들의 청년 공약을 찾아 실현 가능성을 따져 봤다.정의당, 신선한 공약 알차지만, 속 빈 주거공약정의당은 국내 정당 가운데 가장 젊다. 당원 세 명 중 한 명이 20~30대다. 그래서인지 청년세대를 위한 공약이 다른 4개 정당에 비해 풍
선거제도 개편이 적폐 청산 출발점정의당원 임의진(30) 씨에게 최근 논란이 된 ‘적폐’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그녀는 “분명히 적폐가 있다고 생각했으니 촛불을 든 것”이라며 단호한 답이 돌아왔다.“정·재계에 기득권을 가진 다수의 적폐 세력이 있습니다. 그들의 지지자들도 잘못된 집단의식에 사로잡혀 있고요. 어렸을 때부터 세뇌된 반공교육은 그 예죠.” 임 씨가 적폐로 규정한 정치세력의 범주는 어떻게 될까.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정당도 다를 바 없단다. 국민의당은 정체성이 모호하기에 수구세력과 손잡을 것 같다고 날을 세운다. 더불어민주당
신물 난 기성 정치에 사이다 같은 희망을! 정의당임의진(30) 씨는 학창시절부터 진보정당에 관심이 많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정의당을 후원했다. “여성과 노동 문제에 관심을 두는 정의당의 정체성이 마음에 들었어요.” 세무사인 그녀는 전문성을 활용해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의 고충을 상담해주는 정의당 ‘민생사이다’ 활동에 적극적이다.“여성들의 가려운 마음을 긁어줄 수 있는 진짜 후보라고 생각해요.”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에 대한 임 씨의 평가다. 심 후보가 여성정책을 언급할 때 가장 공감한다며 강한 추진력으로 개혁할 수 있는 ‘돌파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에서 ‘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그는 러스킨의 말을 빌려 다음과 같이 읊는다.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은 하나다. 스스로 아름다움의 원인이 되는 요인들을 의식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런 재능이 있건 없건 글로써 아름다운 장소들을 묘사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광경에 대한 소유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감상에 젖기 좋은 계절, 내가 소유한 아름다움을 뽐낼 백일장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소설가 한수산, 김별아가 함께하는 세명대 ‘민송 백일장’백일장은 원래 어
애끓는 3년의 시간, 바다에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왔다. 2014년 4월 16일 참사 이후 시민들은 세월호를 가슴에, 광장에 각자의 방식으로 우리 곁에 머물게 하며 잊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는 달랐다. 세월호 관련 시국선언과 예술 작품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블랙리스트’로 낙인찍으며 세월호 지우기에 바빴다. 뒤늦은 세월호 인양에 분노의 감정이 일렁였던 것도 잊지 않으려는 자와 지우려는 자의 갈등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세월호 3주기를 맞아 참사 이후 “왜 그때 그랬을까” 아쉬웠던 대목을 짚어본다.특조위 발목 잡은 정부와 집권
ㄱ(26)씨는 중학생 때부터 글쓰기에 매달렸다. 그녀는 아무도 관심 두지 않는 주변을 관찰하고 적었다. 그리고 재미있게 각색해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다. 친구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자연스레 문예창작과에 들었다. 졸업을 앞두고 방송작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많은 사람에게 자신이 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방송작가 3년 차. 그러나 이제 그녀는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약속 시각보다 1시간이나 늦은 밤 11시가 되어서야 ㄱ씨를 만날 수 있었다. 카페에 들어온 그녀의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3학년 황운중(22) 씨는 지난 17일 평소 친하게 지내던 학부 교수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내가 왜 전화했는지 알지?”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감이 잡혔다. 시흥캠퍼스 이전에 반대하는 점거농성 가담 학생들에게 학교 측이 징계를 검토한다는 소문이 돌던 때였다. “징계자 명단에 네가 있더라. 너는 사건 주동자가 아니니 면담을 통해 풀어보자”는 제안이었다.이후로도 황 씨에게 학교로부터 세 차례 더 연락이 왔다. 지도교수는 물론 과 전문위원들로부터 카톡, 문자를 통한 개별 연락이었다. “징계 대상 학생들과 공동으로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는 26살 A씨는 졸업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방학 동안 사회복지 현장실습에 나갔다. 처음 간 곳은 ㄱ지역아동센터. 그 곳에서 A씨가 한 일은 밥하고 설거지, 청소가 전부였다. A씨는 주말마다 8시간씩 총 120시간 일하고 실습비로 20만 원을 ㄱ지역아동센터에 냈다. 점심식사비는 포함되지 않아 추가로 들어갔다.똑같이 120시간을 일하지만 주중에 일하면 실습비는 15만 원이다. 실습비가 어떻게 책정되느냐고 물었더니, 주말에는 일거리가 없어 더 편하기 때문에 비싸다는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종교시설을 함께
충북 제천시에 위치한 세명대학교. 학교 주변으로 불합리한 원룸 임대료를 시정하자는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에 눈에 띈다. 원룸 임대료에 대한 학생들 불만이 불거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명대 학생들의 경우만 해도 이미 지난해부터 불합리한 가격에 대한 시정요구가 시작됐다. 하지만 원룸 임대업자들과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급기야 총학생회가 나서 성명서를 발표하며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역부족이다. 학교 앞 원룸 무조건 10개월 선금학생들이 억울해하는 첫 번째 시정 요구사항은 10개월 선불
고시생 A씨는 최근 공인회계사 2차 시험을 봤다. 3년째 공인회계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유독 2차 시험에서 고배를 들었다. 왜 떨어지는지 이유를 알 수 없어, 이번에도 떨어질까 불안하다. 그가 내린 결론은 정보공개청구. 정보공개청구 홈페이지(open.go.kr)에 접속해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2차 시험 답안’을 정보공개청구 했다. 처음엔 "시험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 및 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을 통해 ‘문제 은행식이 아닌, 출제위원들의 직접 출제는 비공
시흥캠퍼스 실시 철회를 요구하는 서울대생들이 지난달 10일부터 총장실을 점거한 채 농성 중이다. 이에 앞서 7월 30일에도 이화여대생들이 직장인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반대하며 총장실 앞을 점거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처럼 대학 내 갈등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학내 소통 부재에서 찾는다. 학교의 정체성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제되다 보니 내홍으로 번진다는 얘기다.대학의 엄연한 주역인 학생들은 학교 정책과 관련해 정보를 어떻게 얻을까? “통상적으로 학교 업무 관련 정보는 총학생회장이 대학 관계 부처
"사회에는 소수의 악당들이 저지르는 거대한 부정부패도 있지만, 다수의 선한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부정에 젖어 드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미풍양속'이란 이름으로 오가는 뇌물과 부정청탁을 뿌리 뽑자는 취지로 지난해 3월 제정돼 올해 9월부터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한해 10조 원에 달하는 한국의 접대비 지출을 줄이고, 불법결탁을 막을 수 있을지에 국민적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 법안은 공직자는 물론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인 본인과 배우자까지 적용 대상자로
인간은 미래지향적이다. 자신의 미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담금질에 채찍질도 마다치 않는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미래 산업을 일구며 미래 혁명을 준비해 나간다. 미래학이 촉망받는 것은 이같은 배경에 뿌리를 둔다. 그런데 막상 미래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마하트마 간디는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에 달려있다’는 말을 남겼다. 그렇다. 중요한 것은 현재다. 먼 미래보다 ‘현재’에 주목한 학생들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웹이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소통의 가치를 찾아 ‘더 나은 오늘’을 준비하는 세명대학
충북 제천시 세명대학교 디자인관 4층. 철 지난 지 한참인데 시원한 파도 소리가 울려 퍼진다. 파도가 밀려오는 곳으로 가보니 이번에는 바다 내음 대신 숲 속 나무 향이 은은히 감겨온다. 학생 손에 쥐어진 대패가 위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샤아악-샤아악” 비집고 나오는 대팻밥이 빚어낸 소리와 향이다. “이렇게 대패질을 잘해야 나무 본연의 결이 살아나요.” 목수처럼 익숙한 손놀림으로 대패질하던 학생이 땀을 훔치며 건네는 말이다. 과연 대패가 지나간 자리에는 파도 무늬의 결이 금방이라도 포말을 일으킬 듯 선명한 무늬를 드러낸다. 기자를 힐
19일,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사실상 끝났다(일부 상임위는 21일까지 국감 일정 진행). 20대 국회 첫 국감 성적표는 낙제다. 시민단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F’ 학점을 매겼다. 15대 국회부터 국감을 모니터링해온 시민단체 모임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은 지난 7일 이번 국감에 대해 '역대 최악의 국감'이라고 깎아내렸다. 애초 국감 일정은 9월 26일부터 10월 15일까지 20일간 잡혔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대한 항의표시로 새누리당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반쪽 국감'으로 쪼그라들었다. 10
페미니즘 관련 서적이 출판계를 뜨겁게 달군다. 리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는 출간 10개월 만에 1만 5천 권 넘게 팔렸다. 책에 등장한 신조어인 ‘맨스플레인’(man+explain)은 2010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단어에 올랐다. 스웨덴에서 고등학생 성평등 교과서로 쓰인다는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한국여성연구소에서 만든 <젠더와 사회> 같은 이론서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다. 8월 둘째 주에는 알라딘 ‘사회과학’ 분야 베스트셀러 1~6위가 모두 페미니즘 책으로 채워졌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