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야기는 늘 변방에 숨어 있다. 그리고 그걸 찾는 건 심마니처럼 지역 곳곳을 훑고 다니는 우리가 제일 잘한다. 그러니까 지역이 지역 스스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많이 줬으면 좋겠다...평소에 이런 울분이 쌓여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지난 5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에서 <엠비시(MBC)경남>의 김현지(42) 피디(PD)가 이렇게 말했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초청 저널리즘특강에서 ‘진짜는 변방에 있다: 어른 김장하 제작기’를 주제로 강연한 그는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의 기획 과정을 소개하며 지역 언론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려는 욕구가 있다. 이때 정치는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두의 목소리를 골고루 반영해야 비로소 공평하다. 민의를 공정하게 반영하는 의사결정 제도를 탐색하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나마 합의된 것이 대의민주주의다. 대의민주주의는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선거로 뽑아 이들이 정치를 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대의민주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50년의 역사를 헤아리는 공영방송에서 정말 극단적인 갈등의 양상이 나옵니다. 어떤 분은 이걸 복수혈전(復讐血戰)이라고 해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복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게 그냥 공영방송 한 부분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거죠. ‘이게 우리 한국 민주주의의 아주 적실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요.”지난 14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학생회관 세미나실에서 조항제(62) 부산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의 2023년 저널리즘특강 첫 순서로 ‘민주주의와 공
지난 21일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집행위원장 장해랑, 이하 DMZ영화제)가 CGV 고양백석 7관에서 폐막식을 진행하고 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DMZ영화제에서는 총 54개국에서 제작한 147편의 작품을 상영했으며 DMZ에 인접한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에서 진행되었다.장해랑 집행위원장은 단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다큐멘터리의 시대정신과 본질에 더 천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물으며 영화제를 기획해나갔다고 말했다. 또한 ‘다큐멘터리, 오늘을 감각하다’라는 슬로건에서 엿볼 수 있듯이 다큐멘터리는 현실 속 모든
한국의 병원은 문턱이 낮다. 지난 7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을 보면, 한국의 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횟수는 연간 15.7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가계가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 비중도 2011년 34.9%에서 2021년 29.1%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의료 장비와 병원의 병상수 역시 OECD 평균보다 많다. 이 정도면 겉으로 드러나는 한국은 의료 선진국임이 틀림없다.하지만 겉보기에 번듯한 의료 선진국 한국은 안으로는 곪아가고 있었다. 지난 3월, 대한소아청소년의사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 글입니다.그리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명령에 따라 흙을 빚어 인간을 만든다.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는 생태계를 이루는 인간 외의 생명체들을 만든다. 형은 동생에게 모든 존재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재능을 하나씩 부여하라고 명한다. 사슴에게는 천적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가늘고 날렵한 다리를, 늪에서 먹이를 구하며 사는 악어에게는 억센 이빨을 부여한다. ‘뒤늦게 생각하는 자’라는 의미인 에피메테우스는 그만 인간에게 줄 능력을 깜빡하고 만다. ‘앞을 내다보는 자’인
2009년 첫 출범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집행위원장 장해랑, 이하 DMZ영화제)가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DMZ영화제는 오늘부터 21일까지 경기도 고양특례시와 파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DMZ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이번 영화제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현장인 DMZ에서 DMZ의 시선을 세상을 응시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단비뉴스>의 편집국장 김동연 PD, 영화를 좋아하는 이정우PD에게 DMZ영화제 기대작을 물었다. 두 사람은 각각 2편씩, 총 4편의 다큐멘터리영화를 소개하며 이유를 덧붙였다. 인간 본연의 감정에 대해 질문하는 영화
2021년 4월 미국 미니애폴리스, 흑인 남성 던트 라이트(Daunte Wright, 당시 20세)가 형 이름으로 등록된 차를 몰고 있었다. 그는 좌회전 차선에 차를 세우고 우회전 신호를 켰다. 현장을 목격한 경찰관이 차량 번호판을 조회했다. 경찰관은 즉시 라이트의 차를 세웠다. 라이트에겐 운전 면허증이 없었다. 그의 신원을 검색하자 허가 없이 총을 소지해 발부됐던 체포 영장이 나왔다. 경찰이 그를 체포하겠다고 하자 라이트는 차를 몰고 도주하려고 했다. 경찰관은 테이저건 대신 실탄을 쐈다. 라이트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다큐멘터리영화제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 장해랑, 이하 DMZ영화제)가 9월 14일부터 21일까지 경기도 고양특례시와 파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DMZ영화제는 ‘평화·생명·소통’ 메시지를 담은 국내외 우수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국제 다큐멘터리 축제다. 15회를 맞은 이번 영화제에서는 54개국에서 출품한 147편(장편 83편, 단편 64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영된다. 특히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개막식은 14일 오후 7시 경기도 파주시 평화누리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59)가 소유한 재산은 2021년 4월 약 2023억 달러(225조 463억 원)다. 그는 현재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재산이 많은 사람이다. 아마존 지분 약 10%, 그리고 2000년 설립한 우주개발기업 블루 오리진 자금을 위해 매각한 아마존 지분 100억 달러 이상이 그의 주요 재산이다. 이 액수가 실제 얼마만큼 가치가 있는 돈인지, 이 금액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려낸 기사데이터 저널리스트 모나 찰라비(Mona Chalabi, 36)는 이 거대한 숫자를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은 이제 우리에게 친숙하다. 이들은 가상화폐라고 불린다. 가상화폐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비우량주택담보대출) 이후, 기존 금융 시스템에 반기를 들며 등장했다. 모기지 사태의 원인으로 미국 정부의 안일한 통화정책과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가 지목됐다. 이에 금융거래를 중앙은행이 아닌, 개인 간 기록으로 전환해 탈중앙화한 가상화폐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국내에 가상자산 거래소가 설립된 이후 10여 년간 코인 시장은 무법지대였다. 법이 없는 곳에서 사기 가해자는 사라지고, 돈을 잃은 피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불리는 챗GPT가 출시된 뒤 콘텐츠 제작 방법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콘텐츠 생산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면서 ‘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콘텐츠 창작자들의 숫자도 크게 늘었다.구글코리아에서 유튜브를 담당했던 안정기 작가는 지난 24일부터 이틀 동안 <미디어오늘> 주최로 열린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앞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이 미래 세대의 콘텐츠 생산과 소비 방식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작가는 지난 6월 유튜브에서 전 세계 유튜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1월
업무추진비는 직무수행에 드는 비용을 위해 마련된 경비이다. 지방의회의 업무추진비는 두 종류로 나뉜다. 의장단이 쓰는 '의회운영 업무추진비'와 의회 전체가 함께 쓰는 '의정운영 공통경비'이다. 여기서 의장단은 기초의회를 대표하는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말한다. 데이터 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이 가운데 특히 의장단이 사용하는 의회 운영 업무추진비에 주목했다. 의장단의 임기는 2년으로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뉜다. 취재팀은 2018년 지방 선거에서 뽑힌 전국 226개 시군구 기초의회 의장단의 전반기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분석했
지난달 8일, 포털사이트 다음은 뉴스 댓글을 없애고 ‘타임톡’을 도입했다. 타임톡은 실시간 소통에 초점을 맞춘 댓글 공간이다. 기사 게재 후 24시간이 지나면 기사에 달린 댓글과 댓글창이 모두 사라진다. 이용자가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면서도, 부적절한 댓글을 걸러내기 위해 타임톡을 도입했다고 다음은 밝혔다.댓글이 과연 공론에 기여하는지를 둘러싼 문제는 비교적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접하며 의견을 주고받는 순기능보다 익명성에 기대 허위 사실을 퍼뜨리거나 타인의 인격을 모독하는 등의 부작용이 더 커졌다.
취업 준비를 하다보면 ‘시발비용’이 필요하다. 시발비용은 비속어 ‘시발’과 ‘비용’을 합친 신조어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뜻이다. 청년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충동적인 지출을 하는 것을 두고 시발비용이 발생했다고 표현한다. 취업 준비는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서류부터 필기, 실무와 최종 면접까지 기나긴 단계를 거치며 다른 지원자와 경쟁한다. 회사의 ‘제한된 채용인원 탓에’,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결국 누군가는 탈락한다.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든 취업준비생에게 시발비용은 사치가 아니라 재
산복도로란 ‘산 중턱을 지나는 도로’라는 뜻이다. 주 도로의 교통난을 해소하거나 산마을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어느 지역에나 산복도로가 있지만, 부산 산복도로의 형태는 독특하다. 부산진구, 동구 등 다섯 개의 구를 지나는 22킬로미터(km)의 도로가 부산의 골격을 이루는 금정 산맥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산복도로를 따라가면, 부산의 역사를 발견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 평지에는 일본인들이 살았다. 일자리를 찾아온 외지인들은 산에 올라가 판잣집을 짓고 살았다. 한국전쟁 시절 부산에 내려온 피란민들은 더 높은 산으로
응급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전전하는 상황을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라고 부른다. 구급차가 환자를 태우고 응급실 앞까지 갔지만 받아주지 않아 돌아선 사례를 집계한 소방청의 통계를 보면, 2021년에만 해도 ‘응급실 재이송’ 사례는 7634건이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환자가 구급차를 타고 겪은 ‘표류’의 극히 일부만 보여준다. 직접 응급실로 가기 전에 전화 문의를 했으나 거절당한 경우, 응급실에 도착한 후에도 수술 의사를 찾지 못해 병원을 옮긴 경우 등은 이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조건희 <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