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겨울, 시내버스 맨 뒷좌석에 앉아있던 고등학생은 깜빡 잠에 빠져버렸고 한 여자아이가 나오는 이상한 꿈을 꿨다. 그런데 잠에서 깼는데도 꿈에서 나온 그 아이는 옆자리에 그대로 앉아있었다. 아이는 학생의 귀에 속삭였다. “언니, 이번에는 꼭 내려야 해.” 학생은 무서워하며 아무 정류장에서 내려버렸다. 다음날 뉴스에는 학생이 탔던 그 버스가 절벽에서 떨어졌다는 소식이 실렸다.19일에 찾은 강원도 영월군 영월관광센터 3층에는 영월에서 수집된 11가지 괴담이 되살아나 있었다. 세트로 만들어진 버스 정류장에서는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지난달 7일 방문한 ‘내토전통시장’은 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리저리 시장을 둘러보다가 ‘외갓집 튀김’이라는 분식집 앞에 섰다. 고구마, 오징어, 김말이 등 각종 튀김부터 제천의 대표 음식인 ‘빨간오뎅’까지 다양한 음식이 판매되고 있었다. 가게 옆 기둥에는 ‘일회용기, 플라스틱 제로운동 참여 점포’라는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몇 가지 음식을 주문했다. “포장이세요?”라는 말에 “네”라고 답한 후 가방에서 다회용 용기를 꺼냈다.“여기에 담아 주시겠어요?”점원은 음식을 용기에 차곡차곡 담은 후 가게 안으로 들어가더니 쿠폰 하나
비탈길 높은 곳에 오르자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작은 집들이 언덕에 옹기종기 들어선 모습이 동화 속 장면 같았다. 귀촌인만으로 이뤄진 ‘자크르마을’이다.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에 있는 이 마을의 집은 모두 10채. 크기와 모양이 똑같은 초소형 목조주택이다. 작은 집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품앗이로 집을 짓고, 함께 산다.거실과 주방이 6평, 침실로 쓰는 다락이 2평이다. 하지만 뜻이 맞는 이웃과 함께 사니 별로 좁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도시에서처럼 벌집 같은 집 한 칸에 갇힌 몸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을 이름에도 이런 철학
농경문화 예술제에서 ‘남성성을 살린 농기계 모터쇼’를 하겠다며 여성 레이싱 모델을 배치하려다 성차별 논란이 일자 모델을 부르지 않겠다고 했던 제천시가 발표를 뒤집었다. 모델 초청을 취소하면 팬들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제천시는 모터쇼에 모델들을 참여시키는 대신 의림지를 배경으로 한 모델 촬영행사를 진행해 당장 논란거리는 피했다. 하지만 제천시는 여성단체가 제기한 비판에도 여전히 무엇이 문제인지 못 느낀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섭외한 모델들에게 클럽 분위기에서 춤을 추는 행사에 관중과 어울리라고 하기도 해 모델의 직업과 역할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조화롭게 지낼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들이 즐겨 먹는 음식과 생활 소품을 통해 접점을 넓히는 것도 다문화의 가치를 이해할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인천 원도심인 동구 배다리마을에 있는 ‘마리 데 키친’에서는 멕시코 음식과 함께 다양한 다문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멕시코 요리 전문점 ‘마리 데 키친’에 들어서자 해골 모양의 그림과 소품, ‘칼라베라’가 눈에 띈다. 멕시코에는 망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온다는 ‘망자의 날’이 있다. 이날, 멕시코인은 칼라베라라고 불리는 해골
충청북도 제천시에서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제1회 의림지 농경문화 예술제’가 열린다. 제천시가 주최하고 제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다. 볏짚아트, 전통농기구 체험, 우마차 체험 등과 함께 ‘농기계 모터쇼’도 열린다. 농기계를 모터쇼처럼 전시하는 건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라며 자랑하는 이 농기계 모터쇼 행사 포스터에는 농사용 트랙터 이미지와 함께 10명의 여성 레이싱 모델의 사진이 등장한다. ‘농기계가 주는 남성성을 살린 제천의 농기계 모터쇼’라고 이번 모터쇼를 규정하면서 한국 모델협회 레이싱모델분과와 협약을 맺어서 국내 최정상 레이싱모델 10여 명의 출연을 확보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거 빗자루는 마당과 골목, 집 안의 먼지를 쓸어내는데도 쓰였지만, 선물로 주고받기도 했다. 나쁜 운은 쓸어내고, 좋은 운은 모아 담는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통은 신문물이 들어오면서 사라져갔고, 전통 빗자루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값싼 중국산 플라스틱 빗자루, 버튼 하나만 누르면 편히 청소할 수 있는 진공청소기가 나오며 전통 빗자루도 그 자취를 감추어 갔다. 하지만 묵묵하게 전통을 지키고 있는 이가 있다. 70년 동안 전통 빗자루를 만들어 온 송향 이동균 명인(81세)이다. <단비뉴스>는 지난 7일 이동균 명인이 운
보통 유권자들은 내가 뽑은 구의원이 우리 동네를 위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 최나영 노원구 구의원은 유권자의 권리가 투표할 때만 실현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민이 정치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 의원은 ‘노원주민대회’를 통해 노원구 주민들이 직접 우리 동네의 의제를 발굴하고, 문제 해결을 하도록 도왔다. 노원구 주민들은 아파트 경비 노동자의 처우를 고민하고 있었고, 늦은 밤 가족들의 귀갓길 안전을 걱정하고 있었다. 노원주민대회의 결과물로 경비실에는 에어컨이 설치됐고, 어두운 밤거리에는 CCTV가 설치됐다.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모습, 낯설지 않을 겁니다.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겪고 있는 농촌은 코로나19로 지난 2년 동안 외국인 인력이 들어오지 못하면서 인력난이 특히 심했죠.올해는 전국 89개 지자체에 외국인 계절 근로자가 배정됐지만, 농가 수에 비하면 턱없이 적어 농촌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는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전라남도 남쪽에 위치한 장흥군은 전남에서도 전형적인 농업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장흥 제1선거구 농민들의 마음은 농민 출신인 진보당 박형대(52) 의원에게로 쏠렸다. 그는 8년간 장흥군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펼쳤던 더불어민주당 유상호 의원과 맞붙어 6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의원 경력직’과 ‘신입’의 싸움에서 이긴 초선의원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살아오면서 준비를 한 점이 당선의 이유”라고 추측한다. 지난 3년간 월평마을 이장을 지내면서 주민과 함께 농업 문제를 고민해온 것이 유권자의 마음을 살 수 있던 핵심이라는 것이
올해로 18회를 맞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2022)는 아시아 유일의 음악영화제인 동시에 세계 최대 영화음악 축제로 성장했다. <단비뉴스>는 이번 영화제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스페셜 콘서트, 필름 콘서트를 비롯한 다양한 야외 행사와 한국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을 살펴보았다.‘라라랜드’의 저스틴 허위츠 음악감독이 들려준 음악 이야기지난 13일 저녁 8시 저스틴 허위츠의 스페셜 콘서트를 앞두고 제천비행장에 마련된 무대 주변은 공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로 붐볐다. 각종 행사 부스와 기념품샵, 푸드트럭이 늘어서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개막작부터 경쟁부문까지 각종 부문에서 다양한 작품들이 영화제를 빛냈다. 이처럼 화려하게 빛나는 영화들 사이에서도 작지만 조금 특별한 영화들이 반짝였다. 14일과 15일 제천CGV에서 상영된 지역공모 부분 ‘메이드 인 제천’ 출품작들이다.
‘마을활동가’가 구의원이 됐다. 마을활동가는 마을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도록 돕는 일종의 ‘조정자’다. <단비뉴스>는 지난달 22일 정달성 광주광역시 북구 구의원을 만났다. 정 의원은 2009년부터 주민자치위원회의 막내 위원으로 마을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주민자치를 이끄는 마을활동에 “매력을 넘어선 마력”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 마을발전소장으로서 마을 쓰레기 문제, 안전 보행로 등 마을 의제를 주민과 함께 발굴하고 해결해왔다.정 의원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 광주광역시 북구 라선거구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11,734표
어젯밤(11일) 7시 무렵, 충북 제천 의림지에 만들어진 무대 앞을 흰색 우비를 입은 관객들이 자리를 잡았다. 무대 위 진행자를 제외한 진행 요원들도 우비를 쓰고 바쁘게 오갔다. 올해로 18회를 맞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속에 개막한 것이다. 궂은 날씨에도 많은 관객이 모였다. 일가족이 삼삼오오 우비를 쓰고 개막식에 참석한 가족들도 많았다.제천시 하소동에 사는 김태연 씨는 “(자녀와 함께)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가 집에서 가까운 의림지에서 개막식 한다고 하길래 나왔다”며 “영화 ET 속 곡으로 공연하는 것을 기대하
우리나라 2~30대 청년의 정치 참여도는 얼마나 될까? 국제의원연맹(IPU)의 21년도 자료 ‘의회 내 청년 정치인(Youth Participation in National Parliaments)’에 따르면 한국의 2030 청년 정치인 비율은 3.7%로 110개 국가 중 107위다. 유럽 주요 국가들의 2~30대 청년 국회의원 비율은 노르웨이 34.3%, 덴마크 30.7%, 스웨덴 31.4%, 핀란드 29%, 독일 11.6%로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높다. 이렇게 유럽에서 젊은 정치인들이 많이 배출되는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독일에서
청년정치 지형에 ‘다당제’가 사라졌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10개 정당이 2~30대 후보를 냈다. 그중 당선자가 나온 정당은 단 두 곳.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다. 청년 당선자 416명 중 415명이 양당 소속이었다. 나머지 한 명은 무소속이다. 9개 정당에서 청년 후보를 내 6개 정당에서 당선자가 나온 직전 선거와 비교해도 성적이 떨어진 것이다.기초의회 선거는 지역구마다 2인 이상 선출할 수 있다. 실제로는 득표율이 높은 2인까지만 선출하는 경우가 많아 양당이 독점하기 쉽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지역구에서 3~5인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가 시범 도입됐지만 이마저도 별 소용이 없었다.양당 구도가 공고하다 보니 특정 정당 지지가 우세한 지역에서는 무투표 당선 경향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상대 정당이 입후보를 포기한 탓이다. 무투표 당선자는 494명으로 제3회 지방선거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거대 정당은 모든 의제를 포괄하려다 보니 오히려 예민한 문제들을 깊게 파고들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각 당의 청년 정치인들이 다양한 의제를 제기하고 싶어도 당의 주류가 관심을 갖는 의제에 우선권이 주어지는 한계가 있다.7화에서는 이러한 양당제의 문제와 여러 대안을 얘기한다. 지방선거에 나서 여러 가치를 외쳤던 청년 세 명을 만나 다양한 정당의 필요성도 살펴봤다. 이번 청년정치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8화에서는 청년들이 정치에서 큰 역할을 하는 해외 사례를 살펴볼 예정이다.
기후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구적 식량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식량자급률 45% 남짓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식량안보가 가장 취약한 한국은 농촌인구가 줄고 영농규모는 갈수록 영세해져 더욱 우려가 크다. 2021년 전체 농가인구 가운데 70세 이상이 32%나 되며, 농가 70%의 농업소득이 1000만 원에 미치지 못했다. 농업과 농촌을 지원하는 대산농촌재단(이사장 김기영)의 농업전문언론장학생(대학원) 4명과 농업리더장학생(대학) 9명은 이런 위기 속에 정밀기술과 새로운 농촌을 고민하는 선구자들을 찾아갔다.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새로운 전환, 미래의 농’을 주제로 연수를 다녀온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생 4명이 현장을 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