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학생을 배제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이 교수나 교직원보다 월등히 수가 많은데 학교는 학생이 갖고 있는 파워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로만 인식합니다. 학생이 어떤 건의를 해도 단순한 불평으로만 취급하고 학교 측은 제3자 위치에서 이야기합니다... ‘대학언론인 네트워크’를 계기로 대학의 주인인 학생 목소리를 사회에 더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대학의 주인’ 학생을 ‘소비자’로만 인식 24일 오후 대전시 대전천서로 스터디카페 ‘애트’에서 열린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첫 간담회에서 경상대 교지 ‘개척자’의 이솔(21) 편집장이
“처음에 가해자가 제 나체사진을 찍었다는 걸 알고 나서 경찰서에 갔는데, 경찰관들이 저에게 반말로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제가 나이가 어려 보인다고 ‘왜 왔어’라며 반말을 하고, 제가 피해를 입은 사진을 다른 남자 경찰들까지 다 보는 걸 보고 너무 기분이 나빴어요.”몰래카메라 범죄 피해 여성인 ㄱ(27) 씨는 경찰서에 피해자 조사를 받으러 갔다가 수치심을 크게 느끼는 2차 피해를 입었다. 수사 담당자가 피해자 진술을 하러 나온 자신의 피해 사진을 컴퓨터 화면에 띄워 놓고 다른 경찰관들이 다 보도록 해 또 한번 사진이 공개되는 성폭력
지난 2일 저녁 6시쯤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경의중앙선 덕소역 1번 출구 앞. 파란색 모자와 점퍼 차림에 커다란 손팻말을 든 선거운동원 8명이 옆 사람과 1미터(m) 이상 간격을 두고 두 줄로 마주 서 있다. 하얀 마스크와 파란 장갑에도 각각 숫자 ‘1’을 써 넣은 이들은 남양주병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김용민(43) 후보 운동원들이다. 전철역 출구 건너 거리에서는 김 후보가 1톤(t) 트럭을 개조한 유세차량에 자원봉사자 2명과 함께 올라 연설을 하고 있었다. 유세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음악과 춤은 없고, 거리에 오가는 사람도
지금 우리 청년들은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에서 더 나아가 ‘N포세대’가 돼버린 지 오래다.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압박으로 연애∙결혼∙출산은 물론 ‘내집마련’과 ‘인간관계’를 넘어 ‘꿈’ ‘희망’ ‘삶의 가치’ 등 포기한 게 너무 많아 셀 수도 없는 세대가 된 것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청년(’15∼39세) 사회·경제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안 되는 45.8%만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들 청년 응답자는 결혼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로 ‘주택마련 등 주거비용’ 문제(53.2%)를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20-30대 청년 유권자수는 1379만757명으로 전체의 31.3%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2799만1천여명 중에서 20-30대는 971만3천여명으로 34.7%에 이른다. 이처럼 20-30대 청년층은 경제활동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면서 선거를 좌우할 방향타를 쥐고 있다. 그러나 이 연재기사 첫 회에서 밝힌 것처럼 정당들은 ‘청년의 목소리를 정치∙사회제도에 반영하겠다’, ‘청년이 미래와 희망을 꿈꿀 수 있게 하겠다’며 저마다 청년인재 영입에 나섰지만 주요 정당들의 청년후보 공천자는 전체의 5%도 안
“청년이 행복한 나라! 청년들의 목소리를 정치 사회제도에 반영하겠습니다.”(더불어민주당)“청년 공정 희망! 청년이 미래,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미래통합당)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당들이 경쟁적으로 ‘청년인재 영입’을 통해 ‘청년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쳤으나, 실제 총선 후보 공천 결과를 보면 공천 확정자 중 청년의 비중은 전체 공천자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민주당 7, 통합당 12, 정의당 9<단비뉴스>
대전에서 대학원을 다니는 이아무개(29) 씨는 초중고등학생 시절 12년간 전학을 여섯 번 했다. 다닌 학교만 초등학교 다섯 곳, 중학교와 고등학교 각각 두 곳 등 모두 아홉 개나 된다.이 씨는 1992년 서울 도봉구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청주로 이사 가서 유치원에 들어갔다. 일곱살에 다시 서울로 와서 수색에서 유치원을 다니다 여덟 살 되던 1999년 3월 강릉시 홍제동에 있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초등학교만 다섯 군데 다녀이곳에서 2학년까지 다닌 그는 3학년 올라가기 직전인 2001년 2월 대전시 신봉동에 있는 초등학교로 전학했다.
“’ㅇ명’, ‘약간명’ 뽑는다고 채용공고가 뜨면 천 명 가까이 몰려들어요. 나중에 합격자수를 알아 보니 둘이나 셋, 어떨 때는 한 명 뽑은 데도 있더라구요. 지원할 때부터 아득한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결과를 보니 한두 명 뽑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사력을 다해 달려들었구나 싶어 허탈감을 느낍니다. 왜 떨어졌는지 무얼 보완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으니 너무 힘들고 막막해요.”2017년 2월 대전의 한 사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오수지(27·가명) 씨는 2년 동안 공기업 행정직 입사 준비를 해왔다. 그의 이력서를 보면 토익 975점, 컴퓨터
우리나라 청년 10명 중 8명 이상이 우리 사회를 ‘헬조선’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청년 10명 중 7명 이상이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헬조선’은 지옥을 뜻하는 ‘hell’과 ‘조선’의 합성어로, 우리나라에서는 살기 힘들고 희망이 없다는 것을 풍자하는 말이다. 추지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1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119차 양성평등포럼에서 발표한 ‘청년 관점의 젠더 갈등 진단과 포용국가를 위한 정책 대응방안 연구’를 통해 “19~34세 청년세대중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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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차별하는 건 잘 모르지만 차별받는 건 압니다. ‘지방 출신이니까 더 노력해야 돼’ ‘여자니까 더 노력해야지’ ‘배운 게 이거밖에 없으니 노력해야 돼’ 이런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면서 삶을 고단하게 보낸 경험이 있다면, 그건 부정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력 피해자에게 ‘너 왜 맞아? 맞지 않도록 노력해야지’가 아니라 ‘때리는 사람이 잘못이야’라고 얘기해야 하는 것처럼 차별도 마찬가지예요. ‘차별받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돼’가 아니라 ‘차별하지 말아야지’가 정의로운 일입니다.”28일 오후 7시 인천 연수구 연수청학도서관 지하
“이렇게 많은 청년들 모아놓고 뭐 하자는 겁니까? (행사 주최한) 국회의원들이 다 자리를 뜨면 지금 우리가 내는 목소리는 누구한테 전달하나요?”(제갈민∙27)“총선 대비용으로 청년들이 이용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정재홍∙28)2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청년 사회 칸막이 걷어차기’ 행사장. 정은혜∙김세연∙김현아∙이태규 의원이 ‘불공정 불평등 대화단절 원인과 대책’을 주제로 개최한 ‘국회 청년공론장’은 청년들의 항의와 화난 목소리로 시작됐다. 주최한 의원들마저 아예 불참하는가 하면 뒤늦게
“이번 열차는 신도림행 마지막 열차입니다. 더 이상 열차가 운행되지 않습니다. 열차가 곧 출발하오니 승객 여러분께서는 서둘러 승차해 주시기 바랍니다.”16일 밤 11시 53분 서울 마포구 합정역.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행 마지막 열차가 떠나고 잠시 후 승강장 안전문이 일제히 열렸다. 기름 냄새와 뒤섞인 축축한 바닥 냄새가 확 끼쳐 왔다. 사람들이 편안하게 잠자리로 드는 시간에 지하철 터널은 깨어난다. 지하철 노동자들의 일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환경 REAL 체험 행사’에
“국무조정실에서 세어봤더니 청년정책은 30여 개 기관에 약 185개 대책이 있습니다. 돈은 20조 원 들어가게 되는데 청년이 체감하는 건 굉장히 낮은 거 같아요.” (국무조정실 차영환 2차장)왜 그럴까?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추진단이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에서 개최한 ‘청년 소통 열린회의’에서는 그 이유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청년정책 많지만 와 닿는 게 별로 없다”취업성공패키지, 청년내일채움공제,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정책은 청년들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정책들이다. 그러나 그 밖에는 청년 정책이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25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서민주택가에 있는 장형주(가명∙47) 씨 연립주택 1층 집안은 열기로 후끈했다. 작은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지만 금세 땀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장 씨는 3층 연립주택의 반지하 위층 40평방미터 남짓 되는 방 세칸짜리 집에서 백혈병을 앓고 있는 아들(20)과 고등학교 1학년생 딸(16)과 함께 살고 있다. 한 부모 세대 가장인 장 씨는 밖에서 일해서 돈을 벌고 싶지만 하루 종일 아들을 돌봐야 하는 터라 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장 씨는 남편
도우미 없인 따라가기 어려운 수업“교수님이 말로만 진행하는 강의가 제일 좋아요. 칠판에 필기하거나 PPT를 사용하는 수업은 무슨 내용이 씌어 있는지 알 수 없어 너무 답답해요.”점심식사 후에 이어진 강의는 스크린에 PPT(파워포인트)를 띄워 놓고 수업을 진행했다. PPT 내용과 말로 설명하는 내용에 차이가 없어, 듣는 것만으로도 수업을 따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비장애인인 기자의 짧은 생각일 뿐이었다. 슬라이드를 넘기려고 치는 키보드 때리는 소리가 날 때마다 시각장애인인 서연주(가명·20) 씨는 불안해했다.“지금은
“저도 이 학교 다니는 학생입니다”지난 5월 21일 오전 10시, 영남에 있는 A대학 한 강의실. 수업이 시작되자, 갑자기 담당 교수가 쪽지시험을 치겠다고 했다. 여기 저기서 원망 섞인 학생들의 탄식이 흘러 나왔다. 교수는 웅성대는 학생들을 진정시키며, “나눠주는 텍스트를 읽고 간단히 답만 써내면 된다”고 했다. 잠시 뒤 잠잠해진 학생들은 교수가 제시해 준 텍스트를 읽으면서 답안지를 쓰기 시작했다.“교수님!” 강의실 뒤쪽에서 한 여학생이 교수를 불렀다. 강의실 맨 뒤편 출입문 옆에 앉은 서연주(가명·20) 씨다.“어머, 어머,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