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차갑지만 사랑은 충만한 시기다. 걷는 곳마다 성탄절을 기념하는 트리와 캐롤을 보고 들을 수 있어 더욱 그렇다. '부산 크리스마스 트리문화축제(이하 트리축제)'가 지난 1일부터 23일째 이어지고 있는 광복동 거리 역시 가족, 연인들로 성황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트리축제는 부산을 대표하는 겨울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광복동 일대에서는 '빛의 평화'를 슬로건으로 거리공연, 크리스마스 스타 찾기, 새해소망을 소망카드에 적는 소망트리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축제의 거리도 지난해보다 1160m 늘어나 곳곳에서 화려한 조명
울긋불긋 백두대간을 수놓은 단풍만 동해안의 가을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 짙고 그윽한 커피향이 바다마을 강릉의 가을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직접 커피콩을 볶고 뜨거운 물을 내려 만드는 ‘자가로스팅 드립커피’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 선생(63)이 강릉에 자리 잡은 지 올해로 10년.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명인 바리스타가 만드는 커피를 맛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고, 카페가 횟집보다 많아지면서, 강릉은 어느새 커피애호가들의 나들이 명소가 됐다. 지난 28일 강릉은 올해로 3회를 맞는 커피축제가 한창이었다. 지난 21일
토요일인 29일 서울에서 가장 이국적인 거리로 꼽히는 용산구 이태원이 평소보다 훨씬 떠들썩해졌다. 녹사평역에서 해밀턴호텔까지, 이태원의 주 도로에 차량통행이 금지되고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아세안관광특구연합회가 주최하고 용산구가 후원하는 제 10회 이태원 지구촌 세계문화축제가 개막됐기 때문이다.오후 3시, 거리 퍼레이드가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기수단, 고적대, 세계전통의상 쇼, 태권도 시범단, 어린이난타, 풍물패 등 1,500여명이 참가한 퍼레이드는 한강진역 근처 이태원 동문 아치를 출발해 해밀턴 호텔을 거쳐 녹사
봉건시대인 210년 전 오늘(1801년 10월29일) 비단에 쓴 한 통의 편지가 몰고 온 끔찍한 재앙이 ‘황사영백서 사건’이고, 그 현장이 ‘배론성지’다. ‘배론성지’란 이름을 접하면 대부분 ‘배론이 천주교인의 이름을 딴 성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배론’은 골짜기가 ‘배 밑바닥’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순우리말이다. 배론성지로 들어가는 골짜기는 입구가 좁아 그 안에 이런 숨어 살기 좋은 조그만 분지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천주교인들은 숲 우거지고 흙 좋은 이곳에서 옹기를 구워 팔며 신앙을 유지하다가 1866년 병인
지난 15일 충북 제천 의림지 수변무대에서 제4회 환경노래 개사 경연대회가 열려 총 14팀이 치열한 본선 경쟁을 벌였다.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환경을 보존하자는 취지에서 열린 이번 대회의 참가자는 어린이집 원생들부터 코레일(철도공사) 충북본부 직원들까지 다양했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를 지키자’는 의지는 하나였다. 이날 대회에는 출전팀들의 재기발랄한 개사곡 경연뿐 아니라 놀이패, 비보이그룹, 밸리댄스 키즈공연단 등 초청 공연도 풍성했다. 열띤 경쟁 결과 제천 홍광초등학교 학생 40명으로 구성된 ‘큰빛아이들’ 팀이 대상을 차지했다.
부산은 영화인과 영화팬들에게 ‘집단기억의 장소’이다. 남포동과 충무동 일대 기억의 장소들은 이름마저 생소한 센텀시티로 분산되겠지만, 추억마저 옮겨갈 수는 없는 일. 사람들은 ‘스타의 거리’와 ‘영화제의 거리’를 거닐며 흘러간 스타와 영화를 기억하고,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에서 영화의 오늘과 미래를 보게 될 것이다. 올해 16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근사한 전용관을 갖게 된 데다 개막작 <오직 그대만>이 예매 7초 만에 6만 객석이 매진되는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아시아 최대 영화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형 시
“천년이 지났어도 판이 새로 새긴 듯하고, 나는 새들도 이 집을 피해 기와지붕에 앉지 않으니, 실로 이상한 일이다.”<택리지>를 지은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이 감탄한 천년의 ‘판’과 ‘집’은 바로 팔만대장경과 이를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이다. 석가모니의 말씀이 새겨진 팔만대장경(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국보 32호)과 경판을 담은 장경판전(세계문화유산이자 국보 52호)이 드디어 이중환이 미리 언급한 탄생 1000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경남 합천 해인사 일대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이 열리고 있다. 일반
충북 제천 시내를 살짝 벗어나 봉양읍 학산리 좁은 도로를 굽이굽이 가다보면 맑게 흐르는 개울 옆에 통나무와 기와로 지은 큼지막한 정자가 눈에 들어온다. 작은 연못을 에워싼 모양의 이 정자엔 30여 개의 탁자가 놓여있어 길손에게 ‘와 앉으라’고 손짓하는 듯 하다. 이 곳이 바로 한방재료를 넣은 향토요리로 이름 난 동원가든의 명물 ‘무학루’다.“한 여름에 손님이 몰릴 땐 보조 식탁까지 놓아서 150 명이 한꺼번에 정자에서 식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머니 대부터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성우 대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김현승).시인이 아니라도 나날이 짧아지는 가을 햇살을 보노라면 뭔가 보람 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산과 들판은 이제 가장 한국적인 풍경으로 바뀌고 있고, 지방도시에서는 저마다 특색을 살린 축제들이 한창이다. 이런 때 가을을 타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배낭 하나 메고 출발하면 전국이 축제장. 풍경 따라 입맛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10월 지역축제를 소개한다. 풍물 따라 입맛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계절인 가을에는 무엇보다 먹을
한방의 우수성을 알리고 제천한방산업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한 2011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가 1일 충북 제천시 왕암동 한방엑스포공원에서 막을 열었다. 개막식은 오후 6시로 예정돼 있었지만 박람회는 오전 10시에 개장됐다. 행사 첫날인 탓인지 관람객이 많지는 않았지만 삼삼오오 전시장이나 체험행사장을 둘러보며 주말의 여유를 즐겼다. 한방음식관에서는 ‘전국한방음식경연대회’가 열렸다. 우수한 한방음식을 발굴하고 보급하기 위한 이 대회에는 전문가와 학생 등 일반인이 참여해 한방약재를 활용한 한방음식을 다채롭게 선보였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전문
<2011 제천한방바이오 박람회>가 10월 1일 오후 6시 충북 제천시 왕암동 한방엑스포 공원에서 개막돼 열흘 동안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 공연 등을 펼친다. 골든벨퀴즈, 총명환만들기, 한방족욕과 의원·의녀 되기 체험 등 이색적인 행사와 함께 건강과 미용에 도움이 되는 한방 진료서비스가 풍성하게 준비됐다. 이번 박람회는 전시행사장과 체험행사장 등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전시행사장에는 제천 한방관, 한방생활관, 한방의료관, 약초전시관, 전통한의원 등이 있는데, 한방의료관에서는 관람객들이 무료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세명
일본 농가들 농업 포기 현상 보일 듯"한국은 여러 나라들과 FTA를 체결했거나 추진중인데 한국 농업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일본 대지진 이후 6개월이 지났는데 현재 일본 농업의 현황을 말해달라." ‘한국농업기자포럼’이라는 단체와 일본농정기자협회가 20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한-일 농업기자 세미나'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모임에서는 <한겨레> 김현대 기자, <내일신문> 정연근 기자, 일본 오세 히로기 해설위원, <일본농업신문> 다케무라 아키라 기자 등 농업에
소설의 서정성과 마당놀이의 익살산굽이를 돌고 돌아 해발 600m 표지판을 지나자 차창 밖으로 온통 하얀 들판이 펼쳐졌다. ‘설국’까지는 아니어도 싸락눈을 뒤집어 쓴 듯 메밀꽃이 한창이었다. 여기저기 ‘메밀 막국수’ 간판이 눈에 들어오는가 했더니 이내 봉평읍이었고 읍내가 모두 축제장이었다. 소설 한 편의 힘이 이토록 큰 걸까? 이효석과 그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주제로 하는 ‘효석문화제’는 해마다 방문객이 7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무렵 평창 일대 고산지대의 빼어난 풍경 속으로 들어가보는 것은 추억 속으로 떠
지난 12년 간 영화를 사랑하는 부산 시민들의 구심점이 돼 온 ‘시네마테크 부산’이 철거될 위기에 놓여 지역 영화인과 시민들이 반대 운동에 나섰다. 국내 최초의 영화문화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는 시네마테크 부산은 지난 99년 부산시가 해운대 수영만 요트경기장 내에 건립, 부산국제영화제측이 운영을 맡아왔으나 요트장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곧 철거될 예정이다. 시네마테크 부산은 지난 10일 ‘아듀 수영만’ 기획전 상영을 마지막으로 11일부터 이전을 위한 휴관에 들어갔다. 부산시는 요트장 재개발을 위해 시네마테크 부산 건물을 철거하고 프로그
지난 2일 오후 2시 전북 군산시 중앙로 1가의 한 빵집. 칼과 방패로 무장한 전사들처럼 집게와 쟁반을 들고 배회하는 사람들로 매장이 가득 차 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그들의 눈빛에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드디어 하얀 모자를 쓴 직원이 제빵실에서 따끈한 빵으로 가득한 5단 손수레를 끌고 나왔다. 반지르르 윤기가 흐르는 빵 쟁반을 매대에 내려놓기가 무섭게, 집게를 든 사람들이 돌진했다. 수북하던 빵은 5초도 되지 않아 동이 났다. 미처 빵을 집지 못한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며 발길을 돌렸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李姓堂)
지루한 장마 끝에 숨 막힐 듯 이어지는 무더위. ‘시원한 거 뭐 없을까’를 이구동성 찾게 되는 한 여름이면 이 집은 문턱이 닳을 지경이 된다. 살얼음 동동 뜬 진한 육수와 쫄깃한 메밀면발, 싱싱한 야채가 어울려 내는 감칠맛으로 제천 시민들을 사로잡은 광천막국수가 바로 그 집이다.주변에 논두렁밭두렁이 보이는 충북 제천시 봉양읍 미당리 외진 곳에 자리 잡았지만 여름이면 하루에 적게는 700명, 많게는 800명이 찾을 만큼 인기가 높다. 입소문을 듣고 서울, 이천, 청주 등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 까짓 막국수 한 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