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上) : 전 세계 사실 추적꾼들이 서울에 모인 이유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글로벌 팩트 10’(Global Fact 10)이 열렸다. ‘글로벌 팩트’는 전 세계 ‘팩트체커’(fact checker·사실 확인자)가 모여 지식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컨퍼런스다. 올해로 열 번째를 맞은 ‘글로벌 팩트 10’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산하 SNU팩트체크센터와 국제팩트체킹연맹(IFCN) 공동 주최로 열렸다. 미국의 비영리 언론 연구소인 포인터연구소 산하에 있는 국제팩트체킹연맹은 전 세계 팩트체커를 연결하
마중 장애인 주간 보호센터는 충북 제천시 의림동에 있다. 5명의 사회복지사가 이 센터를 운영하며, 16명의 발달장애인을 돌본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연극이다. 마중 센터의 장애인들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배우로 변신한다. 5명의 사회복지사는 연출가가 된다. 극단의 이름은 보호센터의 이름과 같은 ‘마중’이다. 모든 배우가 장애인으로 이뤄진 극단은 ‘마중’이 최초이다. <단비뉴스>는 극단 ‘마중’의 연출진과 배우를 2주에 걸쳐 5차례 만나 인터뷰했다. 4월 28일에 열린 연극도 직접 보았다. (편집자 주
“제가 생각하는 문학은 한 시대의 삶과 정신의 지형도입니다. 잘 쓴 소설 작품이나 시 작품을 보면 그 시대에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어땠는지, 그 시대의 정신이 뭐였는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게 많아요. 문학 텍스트가 단순히 문자나 내용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한 시대가, 한 집단이 갖고 있는 삶의 지형, 정신적 결정체들을 옮기는 거라는 겁니다.”곽효환(56)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지난달 25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에서 ‘문학 한류의 가능성과 과제’를 주제로 강의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인문사회교양특강의
지난해 10월 29일 일어난 ‘이태원 참사’의 유족들은 지난 4월 발의된 ‘이태원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구하며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별법은 참사 경위 등을 독립적으로 조사하는 위원회 설치, 참사 피해자 지원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유족들은 혈육을 잃은 고통에 더해 ‘나라 구하다 죽었냐’ 등 정치인의 망언 공세로 참담한 나날을 보냈다. 메르스와 코로나19 같은 전염병부터 세월호·이태원 같은 사회적 참사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대형 재난은 반복되지만
산책로, 길거리, 혹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목줄을 착용하지 않은 개를 보면 어떻게 해야 할까?목줄 안 한 개는 신고 대상이다. 동물보호법 제13조는 반려견과 외출할 때는 목줄을 채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견주에게 과태료가 부과된다. 1차 위반 때는 20만 원, 2차 위반 때는 30만 원, 3차 위반 시 50만 원으로 적발 횟수에 따라 부과 금액이 늘어난다.법은 마련돼 있지만 실제로는 신고를 하기가 쉽지 않다. 신고 절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이다. 서울시 도봉구 보건정책과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제13조 관련 민원이 일
“한국 영화의 가장 영화로운 순간이 2020년 오스카 시상식이었어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 등을 받았죠. 그런데 바로 그때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한국 영화 최정상의 순간에 위기가 시작됐죠. 집합 금지로 로케이션(촬영장소) 섭외도 안 되고, 해외 촬영도 불가능하고, 미개봉작이 쌓이고, 제작 투자는 축소됐고요.” 김영진(59) 명지대 예술학부 교수는 지난달 20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 한국 영화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강의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충북 제천역을 등지고 횡단보도를 건너, 대략 스무 걸음 걸으면 ‘소백산 육개장’에 도착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식당에서 빨간 육개장을 나르는 이는 소백산 육개장 주인 이상주(55), 최정화(45) 씨 부부다. 식당은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12명 남짓 앉을 수 있는 규모다. 혼자 오는 손님을 위한 1인 테이블도 있다.지난달 17일 낮, 소백산 육개장은 5천 원짜리 육개장으로 한 끼를 때우려는 이들로 붐볐다. “6시 차 타야 해. 여기서 대전 가려는데 얼마나 걸리지?” 철도 인근 공사장에서 일하는 이재근(66) 씨
“할머니들이 많이 계시는 데서 강의한 적이 있어요. (저보고) ‘서울에서 공부도 많이 하고 너무 부럽다’면서 ‘나는 다시 태어나면 남자로 태어나서 밥상 한번 받아보고 싶다’고 하시는 거예요. 평생 매일 삼시세끼 차리는 생각만 하고 살았다고....할머니들을 봤을 때, ‘자기가 자기로 사는 삶에 자부심이 없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남자들은 ‘여자로 다시 태어나 세상에 뜻을 펼치고 싶다’고 하지 않잖아요. 이렇게 여성이 여성으로 사는 것에 자부심이 없다는 사실이 페미니즘 이론의 가장 큰 출발점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김은주(47) 서
“임신기간 전체를 통틀어 모든 낙태를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형법 제269조 1항(자기낙태죄)과 형법 제270조 1항(의사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2020년 12월 31일을 개정 시한으로 정해 국회에 입법을 주문했다. 하지만 기한을 3년이나 넘긴 지금까지도 입법 관련 논의는 멈춰 있다. 2021년 1월 1일 0시부로 형법상 낙태죄는 사라졌지만, 낙태를 하려면 여전히 두 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돈이다. 임신중지 수
얼마 전 동물원을 탈출한 얼룩말 ‘세로’가 화제였다.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탈출한 얼룩말이 아니라, 가둬 기른 동물원의 잘못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동물의 권리도 인간의 권리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은 어느새 많은 이들에게 번져 있다.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이유 없이 차별할 자격은 없다그 생각을 ‘동물권’이라는 개념으로 처음 정립한 이는 영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라이더(Richard Ryder)다. 라이더가 동물권을 주창한 때로부터 5년 뒤인 1975년, 호주의 철학자 피터 싱어(Peter Singer)가 저서 <동물해방>에서 동물권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서울 경복궁역 일대에서 ‘씨앗페’가 열렸다. 씨앗페는 예술인들에게 저금리 대출을 해주기 위한 기금의 초기 자금을 모으기 위한 행사다. 씨앗페가 열리게 된 계기 등에 대해 단비뉴스가 알아보았다.
“민주화 35년이 지난 이후에 검찰공화국으로 다시 가는가 싶어 우려가 참 큽니다. ‘우리가 성취했다고 하는 민주주의가 뭐지’라는 생각도 근본적으로 하게 됩니다. 교과서적인 삼권분립의 원칙이 거의 무너지는 양상이라....”진보적 사회학자인 김동춘(64)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가 지난달 24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에서 ‘민주주의의 위기와 한국 민주주의의 진로’를 주제로 강연하며 윤석열 정부를 이렇게 비판했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인문사회교양특강의 연사로 초청된 그는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의 후퇴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한국도
“2차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가 많죠. 여러분 생각하시기에 누가 권력을 잡는 게 맞겠어요? 독립운동했던 사람들일까요, 아니면 제국주의에 빌붙었던 사람들일까요. 독립운동했던 사람들이 맞겠죠. 근데 지구상에서 딱 두 나라가 제국주의에 빌붙었던 사람들이 권력을 계속 장악했어요. 그중 하나, 남베트남은 없어졌어요. 그럼,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제국주의에 빌붙었던 사람들이 권력을 장악한 나라가 어디예요?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죠. 우리가 가진 특수성이 거기서부터 비롯된 것이죠.”한홍구(64)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는 지난달 17일 충북 제
전편 : [카미야마 마을의 비밀] 상편 - 청년들이 몰려드는 시골 마을일본 시코쿠섬 도쿠시마현에 위치한 카미야마 마을은 인구감소로 지역소멸 문제에 직면했던 작은 산골마을이다. 1995년 2만 명이 넘던 마을 인구는 지난 1월 기준 4846명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카미야마는 마을 자체 인구는 줄더라도 외부 인재의 유입으로 인구 구성의 질을 높이는 ‘창조적 과소’ 전략으로 지역 소멸에 성공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카미야마는 1990년대 해외 예술가들을 마을에 초청해 마을 주민들과 교류하며 예술 활동을 하게 하는 국제교류
일본 시코쿠섬 도쿠시마현의 중심역 도쿠시마역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 가량을 달리면 어느 순간 창밖 풍경이 달라진다. 넓은 도로는 점점 좁아지고 잔잔히 흐르는 아쿠이강(鮎喰川) 너머로 빽빽한 삼나무 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뱀처럼 좁고 구불구불하게 난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족히 100년을 넘은 목조 건물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도쿠시마현 동쪽에 자리한 카미야마(神山) 마을이다.카미야마 마을은 일본의 다른 지역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인구소멸 문제에 직면한 전형적인 과소(過疏) 마을이다. 1955년 약 2만 1천 명으로 정점으로 찍은 카미
오늘 국회는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와 ‘성남에프시(FC) 후원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국회 표결이 실시되는 날이었다.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아슬아슬하게 부결되는 동안 의원회관에서는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최하고 한국행정연구원과 한국정당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정치 양극화 시대 한국 민주주의 발전 방안 연구” 세미나가 열린 것이다.이 공동세미나는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정치양극화
일본 제 2도시인 오사카의 우메다역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 30분, 다시 도쿠시마 역에서 버스를 갈아타 1시간 10분을 달린다. 구불구불한 삼나무 산길을 지나 긴 터널을 지나자 마침내 카미야마 마을이 모습을 드러냈다. 좁고 긴 일방통행 도로 주변에 100년도 더 된 옛날 일본식 전통 가옥들이 늘어서 있다.한국의 광역시 또는 작은 도에 해당하는 도쿠시마현(徳島県)은 24개의 소도시로 이뤄져 있다. 도쿠시마현은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 내에서도 고령화와 이촌 등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지역 침체 문제를 심각하게 겪어 왔다. 도쿠시마현 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