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하고 싶어도, 힘든 사람들이 있다. 시각장애인이다. 비시각장애인이 읽는 시각적 글은 먹으로 쓴 글이라 하여 ‘묵자’(墨字)라고 한다. 우리가 읽는 일반도서인 묵자는 시각장애인에게 책 역할을 못한다. 대신 시각장애인은 ‘점자’(鮎字)로 세상을 읽는다. 점자는 손가락으로 더듬어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시각장애인용 문자다. 작고 둥근 6개의 점이 모여 한 칸이 된다. 6개의 점은 세로 3점, 가로 2점으로 구성돼 있다. 어떤 점을 돌출시키는지에 따라 63개의 다른 점형이 생기며, 이 점형은 각각 다른 의미를 갖는다.
‘마루’, 보호자에게 애교를 보임. ‘위너’, 강제로 만지려고 하면 방어적 입질을 하지만 1주일 이상 지속적으로 만난 사람은 따름. ‘단지’, 26kg의 덩치를 가진 불테리어지만 공격성이 없고 애교가 많음…. ‘개st하우스’에 올라온 소개 글이다. 제각기 다른 얼굴과 다른 특징을 소개하고 있지만, 그들 모두 유기견이다. 사람에게 길러졌기에 사람을 좋아하지만, 버려졌다는 사실에 상처받아 경계하기도 한다. 꾸준한 애정과 관심을 주면 다시 사람을 믿고 따른다. 하지만 마루, 위너, 단지와 같은 유기견들 가운데 절반은 새로운 주인을 찾지
가슴 속에 사표를 품고 기사를 쓰는 기자가 있다. 그는 호시탐탐 귀농할 기회를 노린다. 어떤 지역이 귀농하기 적합할지, 어디서 아이를 키우면 좋을지 취재를 핑계 삼아 답사도 다녔다. 올해로 입사 12년 차에 접어든 이재덕 <경향신문> 기자 이야기다. 지난 8월 8일, 서울 영등포역에 있는 한 카페에서 이재덕 기자를 만났다.이 기자는 2020년부터 지난 2월까지 <경향신문>의 농업 버티컬 미디어 <밭>을 운영했다. 특정 이슈 또는 주제만 다루는 것이 버티컬 미디어다. <밭>은 농업, 농촌 문제를 다뤘다. 다양한 귀농인들의 삶을 소개한
사진으로 진실을 전하는 사람이 있다. 사진기자, 다른 말로 ‘포토 저널리스트’(Photo Journalist)다. 사진기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뉴스를 전할까. <단비뉴스>는 지난 7월 28일 낮, 서울시 구파발역 근처 한 카페에서 하상윤 <세계일보> 사진기자와 만났다. 그는 8년 차 사진기자다.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 8기 졸업생이기도 하다. 든든한 풍채의 그는 밝은 미소를 띠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사진기자가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사진기자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관한 이야기를 두 차례에 나눠 싣는다.[단비 인터뷰] 하상
‘사진’이라는 시각언어로 진실을 전하는 사람이 있다. 사진기자, 다른 말로 ‘포토 저널리스트’(Photo Journalist)다. 사진기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뉴스를 전할까. <단비뉴스>는 지난 7월 28일 낮, 서울시 구파발역 근처 한 카페에서 하상윤 <세계일보> 사진기자와 만났다. 그는 8년 차 사진기자다.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 8기 졸업생이기도 하다. 든든한 풍채의 그는 밝은 미소를 띠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사진기자가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사진기자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관한 이야기를 두 차례에 나눠 싣는다. “
인터넷의 확산으로 OTT(Over The Top, 인터넷으로 각종 미디어를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레거시 미디어가 오랜 시간 지켜온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공중파의 시사교양 장르는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모두가 시사교양의 위기를 말할 때, 그럼에도 ‘좋은 프로그램’에 해답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MBC 시사교양국의 김종우(48) PD다. 김종우 PD는 2002년 MBC에 입사했다. 국내 최초로 가상현실(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등을 제작해 여러 상을 받았다. 김종우 PD를 지난 12일 MBC 상암동 사옥 근처 한 야외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2012년 5월 1일 창간한 <뉴스민>이 10주년을 맞았다. <뉴스민>은 대구·경북의 뉴스를 다루는 지역 언론이자, 정치와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 언론을 표방하는 인터넷 매체다. 창간 주역은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이었다. 창간 당시 천용길 대표와 이상원 편집장은 27살, 25살이었다. 처음에는 지역 문제 가운데 노동 문제에 집중했다. 창간 이후 6개월 동안 <뉴스민> 기자들은 노동 집회 현장을 주로 취재했다. 그런데 들여다볼수록 노동 문제를 둘러싼 여러 측면이 보였다. 지역 노동 문제는 지역 경제와 직결돼 있었다. 일자리 부족이 심각한 지역 특성
“저승에서 벌어다가 이승에서 쓴다.” 제주 해녀 사이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해녀는 바다 밑에서 숨을 참아 해산물을 길어 올린다. 그들은 바다를 일구어 제주를 지켜왔다. 그들의 곁을 묵묵히 지켜온 사람이 있다. 50년째 해녀복을 만들고 있는 정부미자(86) 씨다. 제주 해녀들은 그를 ‘잠수복 언니’라 부른다. 그가 만든 해녀복으로 오늘도 제주 해녀는 물질(바닷속에서 해산물을 따는 일)을 한다. <단비뉴스>는 지난 6월 20일 제주도 구좌읍 세화리에서 정 씨를 만났다. 평생을 해녀복과 함께해 온 그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전한다.제주
충청북도 제천시에는 51번 버스가 다닌다. 51번 버스는 시내와 대원대학교를 연결한다. 오전 7시 30분 시내에 있는 주유소 앞 정류장에서 한 할머니가 버스에 올랐다. 새하얀 곱슬머리의 할머니는 책가방을 메고 있다. 할머니 이름은 장옥순. 그는 지난 3월 대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22학번 새내기인 장 씨의 나이는...
지난 이야기1962년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난 오문영은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은 후 20여년 간 외출하지 못했다. 선교회 교인들의 도움을 받아 첫 외출을 하게 된 그는 집을 떠나 세상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을지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알게 된 전주의 한 시설에서 다른 장애인들과 어울려 살면서 도장 새기는 기술을 배웠다. 그러다 전주에서 만난 친구의 제안으로 서울 상경을 결정하게 된다. 수동휠체어 한 대, 보따리 하나만 들고 서울행 고속버스를 탔다. # 6PM: 서울 구파발 장애인 교회와 도장가게 예랑사저녁
통계청의 다문화 인구동태 자료를 보면, 한국의 ‘다문화 혼인’은 2020년 기준 전체 혼인의 7.6%를 차지한다. 그 가운데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이 결혼한 비율은 다문화 혼인의 66.4%에 이른다. 얼추 계산해보면, 요즘 결혼하는 20쌍 가운데 1쌍 정도는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짝이다. 2013년 이후 지금까지 최근 10년만 따져봐도, 다문화 혼인을 한 한국인 남성은 13만 3207명에 이른다.
<지난 이야기>1962년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난 오문영은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은 후 20여년 간 외출하지 못했다. 그가 다닐 수 있는 곳은 시골집의 방과 마루가 전부였다. 하루종일 마루에 앉아 바깥세상을 구경하며 외로운 날을 보냈다. 스무살, KBS 라디오에서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방송됐다. 그곳에 자신의 이야기를 편지로 써서 보냈다. 집에 갇혀 지낸 그의 사연을 방송에서 들은 사람들이 남원 시골집으로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쓰고 읽는 것이 오문영의 일과가 됐다. 그는 10년 동안 편지를 썼다. 그 편지 덕분에 시골집 대문
2010년 6월 21일,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이하 세저리)이 비영리 독립언론 <단비뉴스>를 창간했다. 지난 12년 동안 <단비뉴스>는 기성 언론이 다루지 않았던 여러 의제, 주제, 소재를 다뤘다. 대학원 실습매체로 출발했지만 기성 언론을 능가하는 보도도 많이 내놓았다. 학업과 취재·보도 활동, 어느 하나도 게을리하지 않은 세저리 학생들의 노력 덕이다. 그런 <단비뉴스> 기자·PD의 활약을 뒤에서 돕는 조력자가 있다. 바로 편집국장이다.
충북 제천시 고암로4가길은 가정집이 늘어선 주택가다. 골목 사이에 듬성듬성 몇몇 편의점이 있지만, 대부분 마당과 대문이 있는 가정 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그 가운데 여느 주택과 다를 바 없는 집 한 채가 있다. 대문은 까맣고 벽돌담은 붉다. 명패인가 싶어 들여다본 팻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제천여자청소년단기쉼터.’
서울 서대문 햇살아래 장애인자립센터의 오문영 센터장은 올해 60세다. 생의 절반을 집안에서만 살았다. 그 세월 동안 외출은커녕 대문 밖도 나가지 못했다. 이제 그는 독립해서 산 지 30년이 됐다. 지난 4~5월, 두 달에 걸쳐 일주일에 한 번씩 모두 5번 그를 만났다. 혼자 사는 장애인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살아왔을까. 그의 24시간에 60년의 인생을 담아,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오문영(60) 서울 서대문 햇살아래장애인자립센터(이하 햇살아래) 센터장에겐 특별한 날이 있다. 생일보다 더 중요한 날이다.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매일 새벽 3시가 되면 캄캄한 세명대학교 캠퍼스를 홀로 밝히는 사람이 있다. 신문배달원 김덕용(59) 씨다. 김 씨는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에 신문 꾸러미를 배달한다. 신문을 묶은 종이에는 ‘저널리즘’이라고 적혀 있다.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원생들은 그가 배달한 신문을 읽으며 세상과 만난다. 김 씨에게도 종이 신문은 ‘인생의 동반자’다. 37년 동안 신문을 배달했다. 종이 신문이 사라져 가는 시대를 맞은 그는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2022년 5월 2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어느 주택가에 2층짜리 벽돌 건물이 있다. 상아색 건물 위에 샛노란 간판이 걸려 있다. 그 간판에 푸르게 적혀 있다. ‘바라카 작은 도서관.’ 책가방을 멘 아이들이 조잘거리며 건물 계단을 오르내린다. 평범한 가정집을 닮은 작은 도서관 벽에는 학습 진도표가 붙어 있다. 삐뚤빼뚤 색칠한 그림도 그 옆에 걸려 있다. 책상과 선반에는 문제집들이 널브러져 있다. 아이들의 공간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흔한 공부방의 풍경이다. 익숙한 공간 가운데 낯선 것도 있다. 기자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에 호기심이 가득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