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숏폼(short-form, 16:9 세로 비율의 1분 남짓 영상을 주로 가리킨다)을 소비하지 않는 청년 세대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2016년 중국 IT 기업 바이트댄스가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출시한 지 불과 8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이 작년 10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숏폼 영상을 시청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숏폼 이용 비율이 높았고, 60대 이상 고령층의 비율도 약 60%로 결코 적지 않았다. 나이를 불문하
“귀농, 귀촌한 이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 가운데 하나가 악취라고 합니다.”지난해 3월 어느 날, <한국일보> 미래기술탐사부의 아이템 회의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한테 들은 이야기’라며 어느 기자가 말을 꺼냈다. 축산업에 종사하는 원주민과 도심지를 떠나 농촌으로 온 외지인 사이에서 냄새가 분쟁의 불씨가 된다는 이야기였다. 2018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축사 악취 민원이 빈발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해결하지 못해 주민 간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자료를 발표한 적도 있었다.한국일보가 보도한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저널리즘에 과학이 더해지면 새로운 취재의 길이 열린다. 과학적 저널리즘은 세상의 이슈를 과학의 방법으로 분석해 보도한다. 다만, 아무리 유능한 기자여도 과학적 전문성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이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열쇠는 과학자와 협업이다.미국의 비영리매체 <프로퍼블리카>(Propublica)가 2023년 보도한 ‘발병의 근원’(Roots of an Outbreak)은 과학자와 협업하여 과학적 저널리즘을 성취한 좋은 예다. 기자들은 역학 모델과 머신 러닝과 같은 과학적 취재법을 사용해, 삼림 벌채 탓에 아프리카의 전염병 발생 가능
2015년 6월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결혼을 이성 간의 결합으로 한정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동성혼이 합법인 주에서 결혼한 부부는 다른 지역에서도 동일한 권리 요구가 가능해졌고 이로써 미국은 세계에서 18번째로 동성혼을 완전히 승인한 국가가 되었다. 여러 언론은 ‘Love Has Won(사랑이 승소했다)’이라는 제목으로 소식을 알렸고 사람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LoveWon’, ‘#LoveWins’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대법원의 결정에 대한 환영을 표현했다. 해시태그 운동에는 오바마 전 대통
‘저널리즘 책을 읽는 이들의 모임(이하 저책이책)’은 세명대 저널리즘 대학원생들이 참여하는 독서 동아리다. 저널리스트가 쓴 책, 저널리즘에 관한 책 등을 다양하게 읽는다. 그동안 매달 한 권을 함께 읽어 왔는데, 2023년 가을에는 평소와 다른 공부를 했다.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7차례에 걸쳐, <저널리즘 기본원칙> 개정 4판을 강독했다. 회원들은 매달 한 번 모여, 2~3개 장을 발제하고 토론했다. 각 장이 마무리될 때마다 동아리를 지도하는 안수찬 교수가 보완 설명했다.빌 코바치와 톰 로젠스틸이 쓴 이 책은 2001년 초
지난해 8월 4일, JTBC는 경기도 성남시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의 신상을 경찰보다 사흘 앞서 공개했다. JTBC는 <서현역 흉기 난동범은 '01년생 최원종'> 보도를 통해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가해자의 이름과 나이를 공개했다. JTBC는 “아직 경찰이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뉴스룸은 국민의 알 권리, 또 범죄 예방 효과를 고려해 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달 20일에도 JTBC는 신림동 사건 피의자 최윤종의 신상을 경찰보다 사흘 먼저 공개했다.수사기관이 피의자 진상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
‘경성크리처’는 광복이 반년도 남지 않은 1945년 3월의 경성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경성은 조선 부녀자들이 연쇄적으로 실종되며 술렁이고 있었다. 경무국(조선총독부 경찰 및 수사, 보안 등 치안 사무 관장하는 기관)의 경무관 이시카와(김도현)의 애첩인 조선 기생 명자(지우)도 실종자 중 한 명이었다.주인공 장태상(박서준)은 자신의 안위가 최우선인 전당포 금옥당의 대주다. 경성에서 돈과 정보는 태상을 통한다고 소문났다. 그는 실종된 기생 명자(지우)를 찾아오라는 이시카와의 협박을 받았다. 벚꽃이 지기 전까지 명자를 찾지 못하면 전
사진과 텍스트는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것만으로도 복제와 표절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영상물은 그렇지 않다. 영상이 도용된 것을 알아차리려면, 영상 원본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누군가가 도용한 영상을 목격해야 한다. 우리는 시청한 모든 영상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영상물을 무단으로 사용해도 들키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걸리지만 않으면 그만인 이 상황은 방송계의 삐뚤어진 관행으로 이어졌다. 고품질의 영상을 제작해야 하는 방송 제작자에게 매일 약 5백만 시간 분량의 콘텐츠가 쏟아지는 유튜브는 영상 소스를 검색하는 창구로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미디어관에서 ‘2024 대학언론인 콘퍼런스: 불씨(이하 불씨)’가 열렸다. 전국 대학 언론인이 한자리에 모여 대학 언론의 위기를 함께 의논하는 자리였다.대학언론인네트워크,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고대신문, 대학알리가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주관했다. 구글 뉴스이니셔티브, 쿠키뉴스, 한국대학신문, 교수신문, 아름다운재단도 후원으로 힘을 보탰다.1박 2일간 진행된 행사에는 서울, 부산, 대전,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학 언론인 180여 명이 참가해 대학 언론의 위기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소년 ‘미나토’(쿠로카와 소야)는 어머니와 함께 일본 시골의 작은 호숫가 마을에 살고 있다. 마을 ‘걸스바’(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일본의 유흥업소)에서 불이 나 소방차가 오가고 소란스럽던 어느 날, 같이 불구경을 하던 엄마 ‘사오리’(안도 사쿠라)에게 미나토는 묻는다. “돼지 뇌를 이식한 인간은 인간일까, 돼지일까?”그 후 사오리의 눈에는 미나토의 행동이 미심쩍다. 신발 한 짝이 없어진 채로 집에 돌아온다던가, 미나토가 스스로 자른 머리카락이 욕실 바닥에 흩뜨려져 있다든가, 사오리가 아침마다 정성스레 싸주던 물통에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이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는 시기 중 하나가 선거기간이다. 후보자를 꼼꼼하게 검증하는 보도는 민의가 선거에 정확히 반영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이력, 경력, 기타 특이사항 등 업무 수행과 관련 있는 정보를 빠짐없이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일은 언론의 당연한 책무다.선거철 의혹 보도의 딜레마하지만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을 보도하는 일은 언론인들에게 상당한 고민거리다. 의혹을 성급히 보도했다가는 후보자가 부당하게 해명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의혹의 진위와 상관없이 후보자에게 씌워진 부정적인
2022년 기준, 실종된 치매 노인 신고 건수는 1만 4527건이다. 2013년의 7983건과 비교해 10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매일 39.8명의 치매 노인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셈이다. 치매 노인을 찾기 위해 경찰이 발송하는 실종 경보 문자만 하루 평균 3.97차례에 이른다. 지난 7년간 길거리를 배회하다 숨진 치매 노인은 761명이다.지난해 7월, 기획 아이템을 고민하던 <한국일보> 엑설런스랩 기자들의 휴대폰에도 실종 경보 문자가 울렸다. ‘서대문구에서 실종된 이○○ 씨(여, 91세)를 찾습니다. 147cm, 40kg,
공개 코미디의 재조명KBS ‘개그콘서트’, SBS ‘웃찾사’, MBC ‘개그야’. 지상파를 대표했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다. 공개 코미디란 스튜디오를 대학로 소 공연장처럼 구성하고 코미디언들이 방청객에게 콩트 형식의 코미디 공연을 선보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지상파에는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방영되어 왔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오랜 기간 대한민국 코미디를 대표하며 수많은 유행어를 탄생시켰고, 스타 예능인들을 발굴해 냈다. 그러나 2010년도에 들어서면서부터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하
스페인 바르셀로나, 일본 교토, 이탈리아 베네치아. 이 세 곳 모두 유명 관광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독특한 정취를 잃고 있다. 소음, 쓰레기, 교통체증 등 관광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오버투어리즘'이라고 한다. 지나치게 많다는 뜻의 오버(over)와 관광을 뜻하는 투어리즘(tourism)의 합성어다. 수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관광객으로 인해 지역 주민의 삶과 환경이 악화하는 현상을 의미한다.외신에서 접하던 오버투어리즘은 더 이상 해외 유명 관광지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일보> 엑설런스랩 소속 유대근 기자
<저널리즘 기본원칙> 서문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순서대로 ‘옮긴이 서문’ ‘네 번째 개정판에 부쳐’, 그리고 초판부터 실렸던 ‘서문’이 있다. ‘서문’은 저자인 빌 코바치, 톰 로젠스틸이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을 저술한 의도를 담고 있어 가장 중요하다. ‘네 번째 개정판에 부쳐’는 2020년대 저널리즘이 마주한 새로운 과제는 무엇인가에 대한 저자의 진단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옮긴이 서문’은 이재경 전 이화여대 교수가 영미 언론 상황과 한국을 비교하며 왜 한국의 언론인과 예비언론인이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을 읽어야
올해로 2회를 맞은 ‘2023 세명 대학언론상’ 시상식이 지난 27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학교 학술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과 부설 저널리즘연구소는 대학 언론의 바람직한 지향점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전국 대학 언론에 보도된 기사 중 ‘대학’, ‘청년’, ‘지역’, ‘환경’을 다룬 글과 영상을 공모했다.올해에는 응모작 수가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규모로 늘었다. 35개 대학 43개 매체에서 모두 85건의 작품이 접수돼 지난해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총 4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