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용산2가동의 어느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연녹색 지붕이 눈에 띈다. 지붕에는 ‘더 스페이스 프랜즈’를 상징하는 아이 얼굴 그림이 그려져 있다. 더 스페이스 프랜즈는 다문화 아이들을 위해 한글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 회사를 운영하는 김현옥 대표(64)는 ‘해방촌’으로 알려진 용산2가동으로 다섯 살 무렵에 이사 와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계속 해방촌에서 지냈다. 젊은 시절의 해방촌 생활은 그리 특별할 것이 없었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스물아홉에 결혼했다. 두 자녀를 키우며
사진 한 장에는 인간의 서사와 메시지가 담겨있다. 인간이 세상을 대하는 시선과 해석이 사진기의 뷰파인더를 통해 담기기 때문이다. 때론 정지한 한 순간이 수십 분의 영상보다 세상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AI가 묘사하는 세상에는 없는 것, 바로 사진에 담긴 인간의 마음이다.<단비뉴스>의 사진기자 박시몬, 편집국장 박동주 두 사람에게 포토저널리즘이 무엇인지 물었다. ‘저널리즘 네컷’은 앞으로 박시몬 기자가 작성한 사진기사 3편을 선정해 기사에 실린 사진들을 보며 이야기 나눌 예정이다. 그리고 첫 번째 사진기사는 바로 ‘저널리즘
2021년 4월 30일 밤 12시쯤 경남 고성군 하이면의 삼천포화력발전소 1호기와 2호기가 공식 폐쇄됐습니다. 두 발전소가 문을 닫으면서 국내 석탄발전소 수는 일단 56개로 줄었습니다. 각각 560메가와트(MW) 발전용량을 가진 삼천포화력발전소 1·2호기는 1983년 8월과 1984년 2월에 준공돼, 약 38년간 전기를 생산했습니다. 가동연한은 30년이었습니다. 문을 닫은 두 발전소 바로 맞은편에는 고성하이석탄화력발전소 1호기와 2호기가 들어섰습니다. 새 발전소 2기의 합계 발전용량은 2080MW로, 폐쇄된 2기의 2배 규모입니다.
비가 내리면, 소나무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농다리가 물살에 떠내려갔다. 그럴 때마다 윗마을 남학생들은 바지를 걷어 올려 아랫마을 여학생들을 등에 업고 불어난 시냇물을 건넜다. 김태원(64) 씨가 충북 제천 송학중학교를 다니던 무렵엔 그런 우정과 낭만이 있었다. 지역의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려 얼마든지 잘 지낼 수 있었다. 그 시절엔 송학중학교의 학급 당 학생 수가 180명을 넘었다.그것은 옛날 일이다. 2022년 가을, 송학중은 폐교 위기에 처했다. 당시 송학중에 재학 중인 1~2학년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2년간 신입생을 단
“입을 옷이 없어. 옷은 사도 사도 없어요. 진짜 희한한 일입니다요.”옷걸이에 옷이 잔뜩 걸려있고, 바닥에도 수북이 쌓였는데 여인은 “입고 나갈 옷이 없다”고 불평한다. 그녀는 옷을 마구 던지다 옷더미 아래 깔리더니, “차라리 다 같이 발가벗고 다니면 좋겠다”고 외친다. 대구시 동구 봉무동 시립 대구섬유박물관 ‘최소한의 전시’에서 영상으로 보여주는 연극 <옷옷옷옷옷>의 한 장면이다. 국내 유일의 종합섬유박물관인 대구섬유박물관에서 지난 5월 9일부터 열리고 있는 전시는 우리의 의생활이 기후위기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보여주고, 대안을 고
상(上) : 전 세계 사실 추적꾼들이 서울에 모인 이유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글로벌 팩트 10’(Global Fact 10)이 열렸다. ‘글로벌 팩트’는 전 세계 ‘팩트체커’(fact checker·사실 확인자)가 모여 지식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컨퍼런스다. 올해로 열 번째를 맞은 ‘글로벌 팩트 10’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산하 SNU팩트체크센터와 국제팩트체킹연맹(IFCN) 공동 주최로 열렸다. 미국의 비영리 언론 연구소인 포인터연구소 산하에 있는 국제팩트체킹연맹은 전 세계 팩트체커를 연결하
‘글로벌 팩트’는 세계 최대 팩트체크 컨퍼런스다. 미국 포인터 재단에 근거를 둔 IFCN이 매년 개최국을 바꾸어 진행했다. 지난해 개최된 ‘글로벌 팩트 9’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렸다. 올해는 서울에서 열렸는데 아시아에서 개최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 ‘글로벌 팩트 10’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산하 SNU팩트체크센터와 IFCN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직업(職業)은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직(職)’과 생계를 유지하는 ‘업(業)’의 두 글자로 이뤄져 있다. 글자 그대로 직업은 생계유지를 위해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 기간 종사하는 일이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먹고 살려면 누구든 직업을 가져야 한다. 헌법 제32조에서도 모든 국민의 근로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한국 인구의 5.1%를 차지하고 있는 장애인도 ‘장애인복지법’,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등을 통해 일할 권리를 보장받는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등록 장애인 수는 약 264만 명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
지난달 12일, 일본 도쿄전력이 원전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류하기 위한 시설 시운전을 시작했습니다.바닷물과 오염수가 아닌 일반 물을 섞어서 흘려보내며 시설이 정상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겁니다.일본은 지난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생긴 방사능에 오염된 물을 발전소 부지 안에 수백 개의 탱크에 보관하고 있는데, 더 이상 보관할 장소가 없다는 이유로 희석해서 바다로 흘려보내려 하고 있습니다.이 방사능 오염수 안에는 다양한 방사능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일본은 이것을 제거하는 장비인 다핵종제거설비, 알프스(ALP
“하나, 우리는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에서 나온 133만 톤(t) 오염수의 태평양 투기 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둘, 우리는 삼중수소 추정량 이외 방사성 물질의 종류와 총량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한다. 셋, 우리는 해양 투기 계획을 취소하고 오염수의 육지 저장을 지속할 것을 요구한다. 넷, 우리는 태평양에 방사성 폐기물 및 기타 방사성 물질의 투기를 금지하는 국제 조약을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한국과 일본의 녹색당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 녹색당은 지난달 30일
1969년 6월 28일 새벽, 뉴욕의 크리스토퍼 가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한다. 성소수자들과 경찰의 대치였다. 성소수자들이 주로 이용하던 술집 스톤월인(Stonewall Inn)을 급습한 경찰이 주류 판매를 문제 삼으며 과잉 단속을 하고 이에 어느 레즈비언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상황이 점점 심각해졌다. 경찰은 끝내 무력을 동원해 사태를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성소수자들이 다쳤다. 사태는 점차 항쟁의 성격을 띠며 7월 3일까지 계속되었다. 이후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모습이 달라졌다. 억압을 견디고, 참는 방식 대신, 하나둘 모여 목소리
지난 5월 25일, 충북 제천에 있는 세명대학교에서 민송백일장이 열렸습니다.코로나19로 중단된 지 4년 만에 다시 열린 행사입니다. 전국 곳곳에서 찾아온 학생과 시민 54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참가자들은 야외 곳곳에 자리를 잡고 열심히 글을 써내려 갔습니다.펜을 쥐고 원고지에 글 쓰는 일이 낯설면서도 재밌다고 어느 참가자가 말했습니다.나태주 작가의 북콘서트에 참석해 시인의 이야기에 흠뻑 젖어드는 시간도 가졌습니다.어느 봄날에 펼쳐진 문학 하는 하루를 영상에 담아봤습니다.(촬영: 양진국 PD, 이선재 조재호 기자 / 편집: 이선재 조
“법은 논리의 개념이라기보다는 힘의 개념입니다. 검찰개혁과 법원개혁은 논리의 개념이 아니에요. 힘이 필요합니다. 검찰개혁도 정치인들한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우리 시민들이 개혁을 이루어야 하고, 법원의 불편하고 부당한 서비스도 시민들이 힘을 모아 (개혁을) 이뤄야 합니다.”법률소비자의 눈높이에서 법원·검찰의 문제를 고발한 책 <불량 판결문>과 <얼굴 없는 검사들>의 저자인 최정규(46) 변호사가 한 말이다. 그는 지난 8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 문화관에서 ‘검찰·법원 개혁의 현주소와 과제’를 주제로 강의하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세명대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이 주최하는 제25기 예비언론인캠프가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충북 제천시 세명대 캠퍼스에서 열렸다. 예비언론인 캠프에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6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오전부터 저녁까지 언론의 역할, 취재보도윤리, 제작론, 탐사보도, 저널리즘 글쓰기 등 다양한 강의를 들었다. 매년 한 차례 예비언론인캠프를 열고 있는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은 2008년 개교 후 기자·PD 등 300여 명을 배출한 언론인의 산실로, 비영리 독립매체 <단비뉴스>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7월 3일부터 14일 오후 5시까지 2
지난 4월 27일부터 개정된 동물보호법이 시행됐다. 개정된 법률은 동물 학대 행위를 구체화해서 위반한 사람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하지만 개정된 법도 동물판매업에서 발생하는 학대 행위를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동물보호법은 ‘적정한 사육과 관리’를 위한 권고 규정만 담고 있다. 동물 학대를 금지하는 조항 역시 학대 행위 자체가 아닌 상해나 질병을 유발한 경우만을 처벌하고 있다. 또한 적용 대상도 6종의 반려동물에 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대 행위를 적절히 규제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지난달 25일 단비뉴스는 청계천 애완동물 거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이 주최하는 제25기 예비언론인캠프가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충북 제천시 세명대 캠퍼스에서 열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병행해 진행하던 캠프가 온전히 대면수업으로 열린 건 3년 만이다.올해로 25회를 맞은 예비언론인 캠프에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6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오전부터 저녁까지 언론의 역할, 취재보도윤리, 제작론, 탐사보도, 저널리즘 글쓰기 등 언론인 출신 교수 및 현직 언론인의 강의를 듣고, 밤에는 저널리즘대학원 재학생들이 준비한 레크리에이션을 즐
사진 한 장에는 인간의 서사와 메시지가 담겨있다. 인간이 세상을 대하는 시선과 해석이 사진기의 뷰파인더를 통해 담기기 때문이다. 때론 정지한 한 순간이 수십분의 영상보다 세상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AI가 묘사하는 세상에는 없는 것, 바로 사진에 담긴 인간의 마음이다.사진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 작업을 ‘포토 저널리즘’이라 부른다. 저널리즘의 한 분야로, 사진으로 사건 자체를 전하고 시사성을 표현하는 방식이다.예비 언론인, 언론이 지망생이 모여 서로가 정의하는 포토 저널리즘이란 무엇인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어떤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