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은 6·25전쟁 발발 67돌이다. 지난 6일은 현충일이었다.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령들을 기리며 문득 25년 전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최종일 마라톤 경기가 펼쳐진 몬주익 경기장을 떠올린다. 두 손을 번쩍 든 채 우승 테이프를 끊고 뛰어오르던 스물세 살 앳된 황영조의 모습은 언제 봐도 가슴 벅차다. 시곗바늘을 56년 전으로 되돌려 본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 비록 일장기를 달았지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인 손기정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머리에는 월계관을 쓰고, 그리스제 청동 코린트 양식 투구
우산 준비를 못 한 ‘손님’들을 배려한 걸까? 30일부터 남부지방에 비를 뿌린 장마전선이 대학언론인 캠프가 열린 충북 제천 세명대에는 이틀간 궂은 모습을 보이지 않다. 국내 유일의 정규 저널리즘스쿨이 주최하는 대학언론인 캠프는 올 여름으로 15기를 맞았다. 전국에서 온 40명 예비언론인이 13개 강좌를 수강했다.멀리 제주도에서 온 양영전(27⋅제주대 언론정보 졸) 씨는 저널리즘스쿨 후기1차 입학시험에 합격해 9월에 입학할 예정인데도 캠프에 참여했다. 그는 “실은 제주에서 유수 언론사 기자로 일하고 있었는데 저널리즘을 제대로 배우기
성폭행범 잡는 여성 ‘투캅스’의 활약. 2016년 해설보도부문 퓰리처상을 받은 온라인 기사 ‘믿을 수 없는 성폭행 이야기’에 한국식 부제를 단다면 이쯤 될 것이다. 기사는 연쇄 성폭행범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여성 경찰관의 활약을 다뤘다. 주인공은 미국 콜로라도주의 스테이시 갤브레이스 형사와 에드나 헨더숏 형사다. 끔찍한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미궁에 빠질뻔한 사건이 점차 실마리를 드러내는 과정은 추리소설처럼 긴장감을 자아낸다. 마침내 범인을 체포하는 대목에 이르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기사를 쓴 두 기자 중
“전 더 이상 시민이 아니에요. 정부 정책 때문에 문 뒤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됐어요.”영국인 엘리 채프먼(39·여)은 관절이 과도하게 꺾이는 ‘과운동성 증후군’이 있는 장애인이다. 걸핏하면 넘어져 다치기 때문에 활동보조인 없이는 옷을 입거나 집안일을 하는 것도 어렵다. ‘사회적 돌봄(social care)’ 제도가 축소돼 지원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주 44시간에서 22시간으로 줄어든 2016년 말 이후, 엘리는 관절이 탈구된 채 활동보조인이 올 때까지 5시간이나 바닥에 누워있던 날이 있을 정도로 삶이 무너졌다.활동보조인 지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 변호사법 제1조는 공익 실현을 변호사의 소명으로 명시한다. 서울시 ‘공익제보 안심변호사(안심변호사)’는 이런 변호사의 소명을 가장 잘 구현하는 역할 중 하나다. 자신이 몸담은 조직의 비리, 부정부패를 눈치챘을 때 이를 신고하려는 공익제보자를 대변하는 게 안심변호사의 일이기 때문이다. 공익제보자의 신원을 보호하고, 적법한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내는 일은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란 목적을 동시에 구현하는 과정인 셈이다. 서울시는 2013년 8월 ‘서울특별시
찰칵- 소리가 전시장의 고요를 깨트린다. 관람객들은 미술품에 핸드폰을 들이밀고 사진을 찍는다. 핸드폰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SNS에 사진을 올린다. 아예 전시된 작품을 이것저것 만져보기까지 한다. 미술전시회에서 작품을 만져본다? 일반적인 전시회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작품을 만질 수 있는 전시회가 있다. 바로 전이다. 전시회에서는 작품을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다. '절대로 끝나지 않는 전시'가 있다 전시회는 가장 오래된 전시회이자,
“인간관계보다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는 게 씁쓸해요.”10대 청소년에게 인간관계는 입시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가치이다. <단비뉴스> 취재팀은 지난 7월 2일부터 이틀간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0대 신청자 13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부모님, 친구, 선생님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내가 상상하는 하루’를 그려보았다. 문답은 소셜픽션 방식으로 ‘학교 성적이 대학입학에 반영되지 않고 부모님이 반대하지 않으며 돈/시간이 모자라지 않는다’고 가정한 상상이다.친구와 수다 떨고 가족과 맛있는 저녁 한 끼10대 쳥소년이
중학교 3학년 한우진군(15·가명) 이야기 저는 여자 공포증이 있는 것 같아요. 분명 재미있는 개그도 준비했고 하고 싶은 말도 있었는데 여자애들 앞에만 서면 말을 더듬고 자신감도 떨어져요. 머릿속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요. 그럴 때마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6년 전, 그러니까 초등학교 2학년 때로요. 그때 제가 실연을 당했거든요. 차라리 고백하지 말걸….바쁜 스케줄 속 외로움과 공허함 제 스케줄을 생각하면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을 것 같은데 매시간 외로움과 공허함이 밀려와요.이
지난 2013년 6월, 터키 최대의 도시 이스탄불의 탁심광장(Taksim Square)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졌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한 강경 진압에 나섰다. 빵 심부름을 가던 소년 베르킨 엘반(15)은 그 시위 현장을 지나다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베르킨은 이듬해 3월 8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지 269일 만에 옥메이다느 종합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분노한 터키 국민들은 소년의 이름을 연호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베르킨은 영원하다.” “어머니의 분노가 살인자를 죽일 것이다.”
근육이 서서히 굳어가는 루게릭병은 루 게릭 이라는 야구선수가 처음 이 병으로 사망하면서 붙은 이름이다.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역시 루게릭병 환자다. 그는 상태가 좋은 편이지만, 일반적으로 루게릭병이 진행되면 신체 마비 증상이 오고, 2~3년 안에 호흡기를 달아야 목숨을 이어간다. 의사소통은 눈동자로 가능하다. 루게릭병이라 불리는 ALS(운동 근육 신경 질환·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환우들을 돕기 위한 모임이 닻을 올렸다. 한국 ALS 사회적 협동조합 준비위원회가 그 주역이다. 협회를 찾아 루게릭병
편집: 김미나 기자
자신에 대한 비판을 ‘가짜 뉴스(fake news)’로 몰아붙이면서 스스로는 근거 없는 주장을 서슴없이 퍼뜨려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방 맞았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지난달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기부활동 관련 거짓말을 검증한 <워싱턴포스트(WP)>의 데이비드 파렌트홀드(40) 기자에게 국내보도부문 퓰리처상을 안겼다. 지난해 3월 이후 연속 10차례의 보도를 통해 ‘박애주의자(philanthropist)'를 자처한 트럼프의 민낯을 까발린 데 대해 높이 평가한 것이다. 돈만 아는 억
서울시에서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운영하는 심야버스, 일명 ‘올빼미버스’는 오늘도 만원이다. 밤늦은 시간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빌딩 사이를 달리며 피곤에 지친 이들을 실어 나른다. 야근이나 회식을 마친 직장인, 야간 업무를 시작하는 직장인과 장사꾼, 늦게까지 공부하고 집에 돌아가는 학생들이 올빼미 버스를 이용한다.서울역환승센터와 숭례문 오거리를 지나는 올빼미 버스들은 새벽 3시가 넘는 시간까지 만석이었다. 피곤에 지쳐 입을 굳게 다문 승객들에게 기자는 ‘야근’과 ‘저녁 없는 삶’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다 가족 먹여 살리려고 하는
안산 시화공단에서 일하는 홍성구씨(40·남) 이야기장시간 노동이요. 분명 잘못됐죠. 분명 법에는 8시간 노동이라고 적혀 있잖아요. 미국에서 노동자들이 12시간 근무를 8시간으로 줄여달라고 시위를 하고 8시간 노동을 쟁취한 것이 200년 전이에요. 하루에 8시간 노동하라. 글로 된 법이 있는 법치국가에서 8시간 노동마저 현실이 아니고 주5일 근무도 현실이 아니에요. 기사나 교과서에서 배운 것들이 현실이 아니었어요. 이렇게 일만 주구장창 할 줄 몰랐어요. 벌이는 괜찮아요. 빚도 없어요. 적금도 부을 정도니까요. 문제는 ‘일’이에요. 일
아베는 왜 다시 교육칙어를 들고 나왔을까요?일본의 '교육칙어'는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이라고 합니다.폐지된 교육칙어를 아베 신조 총리가 70년 만에 다시 부활시키려고 합니다.우리나라 박정희 정권에도 영향을 미쳤다는데..짧은 영상으로 알아볼까요?편집 : 김미나 기자
나일강의 범람을 기준으로 정한 두 번째 계절 페레트(파종철). 페레트의 3번째 달 22일이었다. 이집트 17왕조 파라오 소베켐사프와 왕비 무덤에 침입자가 나타났다. 무덤을 보수하기 위해 석공들이 주위에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도굴범들은 파라오의 부장품 가운데 값나가는 모든 것을 자루에 담았다. 그것으로도 성이 차지 않았던 걸까. 소베켐사프의 미라에 불까지 질렀다. 금(gold)을 분리하기 위해서다. 금을 털어가기 위한 만행은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았다. 파피루스 기록에 따르면 파라오와 왕비 두 구의 미라에서 도굴범들은 금 14.
제2회 민송 백일장이 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충북 제천시 세명대학교에서 열렸다. 세명대 설립자 민송(民松) 권영우 박사의 교육 이념(위세광명·爲世光明·세상을 밝게 비추는 인재를 양성함)을 기리는 이번 백일장에는 전국에서 5백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지난해 1회 대회 참여 인원 370명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참가자들은 중등부와 고등부, 대학·일반부의 3개 영역으로 나뉘어 운문(시)과 산문(수필)부문에서 아름다운 세명대 캠퍼스를 배경으로 그동안 갈고닦은 글솜씨를 겨뤘다. ‘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