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에서 고성까지 약 500㎞ 비무장지대(DMZ) 평화누리길을 ‘인간띠’로 잇는 운동이 충북에서 시작됐다. DMZ 500㎞에 50만 집결, 평화의 손 잡기로 DMZ평화인간띠운동 충북본부는 7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발대식 기자회견을 열고 운동의 취지와 계획을 밝혔다. DMZ평화인간띠운동은 남북판문점선언 1주년인 오는 4월 27일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 운동에는 50만 시민이 손을 잡고 인천시 강화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500km 평화누리길을 잇게 된다.이 운동은 민간이 남북평화운동을 견인한다
그의 이름은 ‘윤정례’도 아닌 ‘승혜 엄마’도 아닌 ‘남구로 언니’다. 윤정례(74·여·가명)씨는 새벽 4시 15분 남구로역에서 6411번을 탄다. 기점에서 열두 번째 정류장. 그는 ‘운 좋게’ 뒤에서 세 번째 줄에 앉는다. 좌석 앞이 비어 있어 차가 급정거라도 하면 굴러 떨어지기 딱 좋은 자리다. 여기서 타면 버스는 거의 만원이 돼 창가 쪽 자리는 없고 안쪽 자리도 거의 만석이다. 오늘은 마침 한자리가 비어 있어 앉아 간다. 옆에는 버스 출발지인 ‘거리공원에서 탄 언니’가 앉는다.“오늘따라 보따리가 많네.”“으응. 이불보따리, (
“이 동네에서 애기 웃음소리 들어본 지가 30년만입니다. 솔티홉수확축제 덕분에 농촌에 젊은이들도 다시 오고. 오랜만에 마을의 경사가 아닌가 싶습니다.”솔티마을 윤재환(67) 반장은 행사가 시작되자 마을을 찾은 이들의 발걸음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까무잡잡하고 주름진 얼굴에 연신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1일 제천시 봉양읍 솔티마을에서 ‘솔티 홉 수확 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3회를 맞는 이 행사는 수제맥주 양조장인 뱅크크릭 브루잉(홍성태 대표)과 솔티맥주를 유통하고 홉 농사를 담당하는 농업회사법인 ‘맥주 만드는 농부’(장동희 대표)
지역에서 순환하는 농업“일본의 지산지소 운동 아세요? 지역에서 생산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는 운동이죠. 더 친숙한 용어로는 ‘로컬푸드’, 우리말로는 ‘제터먹이’라는 좋은 표현이 있습니다. 아산의 지역농업은 지역 내에서 물질이 순환되는 농업을 추구합니다. 생산, 가공, 유통, 소비 모든 과정이 지역에서 순환하도록 한다는 것이죠.”첫날 만난 충남 아산시 푸른들영농조합법인 김봉수(40) 부장은 교육을 받으러 온 대산농촌재단 연수생들에게 “푸른들은 조합원이 출자한 이득금을 바탕으로, 지역조합원이 생산하는 친환경 농산물과 축산물의 가공과 유통을
허난설헌 기념공원은 여느 민속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기와집이 몇 채 있을 뿐이다. 반면 신사임당의 오죽헌은 입구부터 웅장하고 드넓다. 신사임당은 조선시대의 지배적 이념을 상징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 이념과 정파성은 일제 강점기를 넘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주류사회로 이어졌다. 오만원권에 신사임당의 초상이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반면 허난설헌은 철저히 비주류의 삶을 살았다.조선의 두 여인을 다루는 서사에서 드러나는 역사적 온도차는 그들의 흔적이 담긴 장소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지역
참사 재발 가능성 높은 다중이용시설제천 참사 6개월이 다 되어 가던 지난 18일 오후, 제천 시내 다중이용시설물 중 큰 편에 속하는 ㄱ빌딩을 찾아갔다. 8층 건물 안에는 병⋅의원 등 의료시설이 몰려 있어 환자와 가족 등 많은 사람이 드나들고 있었다. 일부 병원에는 입원 환자도 있어 야간 상주인구도 적지 않아 보였다.대형참사가 발생했던 하소동 스포츠센터와 같은 대형 다중이용시설이라 참사 후 소방 점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제천시청 건축과에 전화를 걸었다. 건축과 담당자는 “하소동 참사 이후 제천 시내 다중이용시설물들을 점검해 문제가
”대단한 각오 아니면 농촌에 들어와서 농사짓기 힘들어요. 귀농인이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강선리에 자리 잡은 로뎀농원은 중앙대학교에서 농업경제학을 가르치던 윤석원(65) 교수가 3년 전 귀농한 곳이다. 28년간 강단에 섰던 윤 교수는 정년을 2년 앞둔 2016년 2월 이른 퇴직을 했다. 고령화와 청년 인구 이탈로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의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고 평소 농업 관련 일로 먹고 살았으니 몇 년이라도 일찍 농촌으로 들어가 지방과 농민에게 도움 되는 일을 해
길은 자연을 본받는다노자는 <도덕경>에서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길을 본받는데, 길은 스스로 그러함(自然)을 본받는다’고 했다. 한반도의 척추, 백두대간의 중간 즈음을 가로지르는 대관령(大關嶺). 그 고갯길 구비구비를 따라 두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대관령 옛길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지역∙농촌문제세미나] 답사팀이 만나러 간다.대관령은 넓게는 강원도 영서와 영동, 좁게는 평창과 강릉을 잇는 고갯길이다. 수많은 선비가 과거를 보러 한양에 가려고 대관령을 넘었고, 강릉에서 생산되는 해산물과 농산
지난 5월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농정의 두 축인 농림축산식품부장관과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이 사임한 지 두 달이 넘었는데도 인선이 안 되고 있다’며 ’한시바삐 농정공백을 해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지난해 7월 취임한 김영록 장관은 지난 3월 농정을 이끌어온 지 8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서였다. 같은 날 청와대 신정훈 농어업비서관도 사표를 던지고 전남도지사에 출마했다. 신 비서관을 보좌하던 이재수 선임행정관마저 춘천시장 선거에 뛰어들었다.‘농정 수장’ 셋이
“오늘날 농업이라고 하는 것을 과거의 방식, 규모, 관점에서 보니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업이 왜 중요한지 이해하기 위해 농업을 재정의하고 그 역할을 설명하려고 합니다.”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농업농촌문제세미나]에서 농업의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농업은 전문화, 산업화, 분업화하면서 농업 자체보다도 전방∙후방 산업의 규모가 커졌다. 과거와 달리 규모화한 농업을 어떻게 재정의해야 할까? 현재 비농업계와 예산 당국은 농업에 더 많은 지원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있다. 외부와 아파트단지를 막아서는 건 까마득히 높은 콘크리트 옹벽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 한신-한진 아파트는 일반도로와 아파트단지를 잇는 입구에 주차 차단기 5개를 설치하고 통행료 2천원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아파트 입주민과 인근 지역주민이 갈등을 빚었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차단기를 둘러싼 주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한신-한진 아파트는 4천여 가구가 사는 거대 단지로 최고 21층 아파트 31개 동이 들어서 있
‘세명대 반딧불’의 소원은 “원룸 가격 인하” 세명대 후문 근처 원룸에 사는 이창희(26·세명대 법학과 4)씨는 10개월 계약으로 방값 410만원을 한 번에 냈다. 이씨는 “겨울방학 때 살려면 2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고 말했다. 난방비 명목이다. 그러면서 “연세가 아닌 보증금과 월세로 방값을 내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세명대 인근 원룸 가격을 내리기 위해 총학생회가 나섰다. ‘반딧불 시위’는 그 일환이다. 총학생회는 지난달 29일 ‘제1차 반딧불 시위’를 시작으로 시위를 이어오
지난 3월 25일 일요일 오후 4시. 강원도 양구군 중앙로 센트럴 모텔. 카운터 안쪽에서 TV를 보고 있던 주인 안명순(66·여)씨는 ‘위수지역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고 하자 취재진을 객실로 안내했다. 방으로 들어서자 맵싸한 담배 냄새가 풍겨 왔다. 객실은 다소 좁고 낡긴 했지만 깨끗이 청소된 상태였다. 침대 위에 걸터앉은 안 씨는 “우리 시설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접경지역은 군인 외에는 부가가치 없는 도시“대도시 숙박업소는 보통 저녁부터 손님을 받아요. 그런데 여기
외출⋅외박구역 제한으로 2⋅3중 희생 강요강원도 양구군 전방부대에 복무중인 ㄴ상병은 외출 외박을 나올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들뜬 마음으로 신고를 하고 부대 정문을 나서지만, 양구읍 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다. 군 장병 외출⋅외박 제한구역인 위수지역이 양구읍까지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양구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한 시간이면 춘천 시내로 나갈 수 있지만 그럴 수가 없다. 친구나 부모가 승용차를 몰고 오면 두 시간 남짓 거리인 서울도 갈 수 있지만, 그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그나마 군 소재지인 양구읍까지 나갈 수 있는 ㄴ상병은
국민 절반은 제주4·3에 관심도 없어제주4·3평화재단이 발표한 '제주4·3 인지도 및 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민 68.1%가 '4·3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5·18광주민주화운동(99%), 노근리양민학살사건(75.7%)보다 낮은 수치다. 그러나 응답자 중 50.2%가 제주4·3에 '관심 없다'고 했다. 이는 '관심 있다'고 응답한 16.2%보다 3배 더 높았다.제주4·3의 진상을 알리기 위한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신문·방송 등 언론매체'가 51.4%로 가장 높았으며 ‘학교 수업’이 12.8%로 뒤를 이었다. 이는 제주4·3
봄이 온 제주는 동백꽃과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러 끔찍한 현대사의 현장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러나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복지회관에서 만난 생존자 홍춘호(81·여)씨는 70년 전 11살 때 기억을 어제 일처럼 되살려냈다.평화로웠던 무등이왓, 불바다 된 사연“하늘이 벌겅했어(붉었어). 밤에도 하늘이 벌겅했어(붉었어). 토벌대가 불태우는 집들 때문에 제주 하늘이 전부 벌겅했어(붉었어). 우리 아버지가 마을에 가서 보니까 어린아이가 죽은 엄마 젖을 먹고 있는 거야. 아이 엄마는 숨어 있다가 연기
경기도 포천의 평화나무농장은 김준권(70)⋅원혜덕(62)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김 씨는 유기농업 실천 운동 선구자로서 정농회 창립 회원이며, 아내 원 씨는 풀무원농장의 설립자이자 ‘한국 유기농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고 원경선 씨의 넷째 딸이다. 40여 년간 유기농업을 보급하고 실천해 온 이 부부는 유기농업의 상징적 인물로서 지속 가능한 농업의 방향을 제시한다.“소 사육은 수익이 아닌 순환이 목적” “저희 농장은 화학비료와 농약,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소의 분뇨로 퇴비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