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등학교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이 잇달았습니다.연이은 교사들의 죽음이 과도한 학생 인권 강조에서 비롯된 교권 침해라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학생인권조례는 학교 교육 과정에서 학생의 존엄과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각 시도교육청에서 제정한 조례입니다.2010년 10월 5일 경기도교육청이 가장 시행한 이 조례는 현재 광주, 서울, 인천, 전북 ,충남, 제주까지 일곱 개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현재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들에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사생활의 자유 보장 등과 같은 학생들의 권리를 보장
골목길 모퉁이를 돌자 진녹색 가림막이 나왔다. 너비 20m, 높이 2m쯤 되는 가림막이 거대한 담장처럼 설치돼 있다. 그 아래 화단에는 철쭉이 한 뼘 간격으로 늘어서 있다. 잡초는 거의 보이지 않아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이 분명했다.가림막 너머는 달랐다. 막 뒤편으로 돌아가면 낡은 기와집이 있다. 반쯤 허물어진 지붕엔 폭 1m 정도 되는 구멍이 뚫려 있다. 처마 바로 밑에는 부러진 나무 가닥이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고, 떨어진 조각들은 바닥에 제멋대로 뒹굴고 있다. 그 옆으로 잡풀이 무성했다. 사람의 흔적은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대만의 역사가 시작된 타이난시(臺南市) 타이난역에서 북쪽으로 약 한 시간 동안 열차를 탄다. 신잉(新營)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 30분을 더 간다. 창밖 건물들의 높이가 낮아지고 모습은 낡아진다. 버스는 대만의 1호 국도인 ‘중산 고속공로(中山高速公路)’를 가로질렀다. 그렇게 타이난시 옌슈이구(鹽水)에 도착한다. 도로를 중심으로 양 옆에는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달을 닮은 항구, 옌슈이17세기 네덜란드는 타이난시를 중심으로 대만을 지배했다. 38년 후, 명나라 정성공(鄭成功) 장군이 이들을 쫓아내고 동녕국(東寧國)을 건국했다. 이때
리처드 윌킨슨과 케이트 피킷이 쓴 <불평등 트라우마>는 경제적 불평등이 개인과 사회를 얼마나 병들게 하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사회역학자인 저자들은 20여 개 선진국을 나라끼리 비교하거나 미국 50개 주를 서로 비교하는 방법 등으로 분석한 뒤 이렇게 정리했다. 불평등한 사회에는 덜 불평등한 사회에 비해 정신질환자가 훨씬 많다. 따돌림 등 학교폭력이 만연하고, 마약·알코올·도박 등 중독도 더 흔하다. 살인 등 범죄로 교도소에 갇힌 인구 비중이 높고, 경호산업이 번성한다. 명품 등 과시적 소비와 성형 등 외모 관련 투자에 집착하는
칡이 우리 숲을 병들게 하고 있다. 하루에 줄기가 30cm 이상 자랄 정도로 생장력이 강한 칡덩굴이 산림이나 도로 주변 등에서 퍼지면서 나무를 고사시키거나 시설물에 손상을 가하는 것이다. 뿌리로 차를 만들어 마시거나 한약재로 유용하게 쓰이는 칡이 산림의 파괴자가 되고 있다.칡 점령 면적 4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칡이 점령한 면적은 해마다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 산림청 자료를 보면 칡이 점령한 면적은 지난 2017년 2만 1000ha에서 2018년 3만 4000ha로 1년 만에 50% 이상 늘었고, 2021년에는
인생교향곡 시리즈의 마지막, 7악장의 주인공은 유문숙(78)씨다. 국내 천주교 성지 중 하나인 '배론성지'에서 해설사로 봉사활동을 하는 그는 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일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도전과 배움을 이어가는 유문숙 어르신이 생각하는 인생이란 무엇인지, 어떤 인생을 사는 것이 행복인지 물어보았다. 유문숙 어르신의 이야기는 지루하지 않다. 노인의 삶은 무료하기만 할 것이라는 편견, 나이가 많으면 새로운 무언가를 받아들이기 싫어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내려놓으니 비로소 행복이 보인다.(기획·촬영·편집: 김동연 PD)
“기후위기 대응이 절박한 만큼, 노동자의 고용과 일자리를 지켜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서 노동자의 일자리 보호를 강제할 정책이 전혀 보이지 않아요. 좋은 일자리 규모와 전체 고용 유지를 위한 노력보다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상태에서 전직을 지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2021년 8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관수동 전태일 기념관 2층 공연장에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주최한 ‘2021 정의로운 전환 포럼’이 열렸습니다. 이 포럼에서 ‘한국의 정의로운 전환 논의 분석’ 발제를 맡은 정보영 정의로운전환연구단 연구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은 이제 우리에게 친숙하다. 이들은 가상화폐라고 불린다. 가상화폐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비우량주택담보대출) 이후, 기존 금융 시스템에 반기를 들며 등장했다. 모기지 사태의 원인으로 미국 정부의 안일한 통화정책과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가 지목됐다. 이에 금융거래를 중앙은행이 아닌, 개인 간 기록으로 전환해 탈중앙화한 가상화폐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국내에 가상자산 거래소가 설립된 이후 10여 년간 코인 시장은 무법지대였다. 법이 없는 곳에서 사기 가해자는 사라지고, 돈을 잃은 피
“농촌 소멸, 곡물자급률 하락, 환경 훼손 등은 시장과 정부 실패의 결과물입니다."지난 24일 오전 11시 충남 천안시 교보생명 계성원에서 양승룡 고려대 교수가 ‘농의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대산의 유산, 지속 가능한 농(農)을 위한 연대’를 주제로 열린 대산 신용호 선생 영면 20주기 추모 행사에서 양 교수는 기조강연을 맡았다. 그는 농업이 식품공급이라는 본원적 가치 외에 작물 재배로 탄소를 흡수하는 환경보전 기능, 고용을 창출하는 경제활성화 기능, 치유 및 여가 공간 같은 어메니티 제공 기능,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불리는 챗GPT가 출시된 뒤 콘텐츠 제작 방법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콘텐츠 생산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면서 ‘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콘텐츠 창작자들의 숫자도 크게 늘었다.구글코리아에서 유튜브를 담당했던 안정기 작가는 지난 24일부터 이틀 동안 <미디어오늘> 주최로 열린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앞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이 미래 세대의 콘텐츠 생산과 소비 방식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작가는 지난 6월 유튜브에서 전 세계 유튜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1월
업무추진비는 직무수행에 드는 비용을 위해 마련된 경비이다. 지방의회의 업무추진비는 두 종류로 나뉜다. 의장단이 쓰는 '의회운영 업무추진비'와 의회 전체가 함께 쓰는 '의정운영 공통경비'이다. 여기서 의장단은 기초의회를 대표하는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말한다. 데이터 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이 가운데 특히 의장단이 사용하는 의회 운영 업무추진비에 주목했다. 의장단의 임기는 2년으로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뉜다. 취재팀은 2018년 지방 선거에서 뽑힌 전국 226개 시군구 기초의회 의장단의 전반기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분석했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에서 20대 남성이 차량을 몰고 백화점 앞 인도를 건너던 행인들을 덮친 뒤 곧바로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연이은 공격에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습니다. 경찰은 범인이 3년 전 ‘조현성 인격장애’ 진단을 받은 뒤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다가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법무부가 ‘사법입원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정신질환자를 강제로 입원시킬지를 법원이 결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전부터 흉기난동 사건이 나올 때마다 입법 필요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6악장은 하루하루 새로운 배움으로 가득한 김형구(83) 씨의 이야기이다. 형구 할아버지는 퇴직 후 이른바 ‘컴맹’으로 살 순 없다며 컴퓨터를 배웠다. 이제는 비단 컴퓨터뿐만 아니라, 본인이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나이가 들면 힘도 없고 기운도 없어 아무것도 못 한다는 세상의 편견과 달리 형구 할아버지의 노년은 청춘만큼 반짝이고 아름다웠다. 순수한 웃음과 배움의 열정으로 가득한 형구 할아버지를 카메라에 담았다.(기획·촬영·편집: 양진국 PD) [인생 교향곡 시리즈]① #1악장. 프롤로그-7개의 시선
2021년 8월 12일 오후 2시 서울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제8차 국가위기포럼이 열렸습니다.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기후위기, 새로운 모델을 만들자’ 발제를 통해 이같이 말했습니다."지금 대선 예비후보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습니까? 환경에 관한 얘기는 하나도 하지 않고 새만금에 공항을 만든다, 흑산도에 공항을 만든다, 온실가스 늘어나는 일만 벌이고 있는게 문제입니다.“국가위기관리포럼 등 8개의 단체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최 이사장은 러시아 시베리아와 미국 서부의 산불, 중국과 유럽의 홍수
‘(기자는) 칼럼 쓰지 맙시다’라고 지난 글에 썼다. 이에 대한 전형적 반론이 있다. ‘사실과 의견을 딱 잘라 구분할 수 있는가?’ 물론 그 경계는 굵은 직선으로 그어져 있지 않다. 사실과 의견의 경계는 해변을 닮았다. 쉼 없이 몰아치는 파도에 덮이지만, 끝내 바다에 빨려 들어가지 않는 땅이다.그 해변에서 기자는 사실을 모래알 단위로 잘게 부수어 분석(analysis)하고, 그 연관을 해석(interpretation)하며, 복잡한 관계를 설명(explanation)하여, 독자에게 맥락(context)을 제공한다. 이 네 범주는 의견
취약계층에 대한 미용 서비스는 주로 복지시설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미용 봉사장을 여는 형태로 제공된다. 동네 미용실이 인력을, 복지시설이 공간을 제공한다. 그런데 미용 봉사가 주로 복지시설에서 진행되면서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은 소외되고 있다. 신체장애로 시설 방문이 어려운 노인들은 스스로 머리를 자른다. 미용 서비스가 봉사자의 자발성에 의존하면서 프로그램이 쉽게 사라지기도 한다.
인생에 대한 답을 찾고자 카메라를 들고 나선 7명의 PD.5악장은 운동을 사랑하는 박영숙(76) 씨의 이야기다. 박영숙 씨는 은퇴 후 운동이라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운동으로 일주일을 꽉 채운 요즘이 가장 행복하다. 그에게 가장 좋은 시절은 다름 아닌 ‘지금’이다. 올해 봄 웃음이 유난히 환했던 그를 만났다.(기획·촬영·편집: 문준영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