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려는 욕구가 있다. 이때 정치는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두의 목소리를 골고루 반영해야 비로소 공평하다. 민의를 공정하게 반영하는 의사결정 제도를 탐색하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나마 합의된 것이 대의민주주의다. 대의민주주의는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선거로 뽑아 이들이 정치를 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대의민주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충북 제천과 충남 홍성, 경기 구리를 비롯한 전국의 공공도서관에서 성교육·인권 관련 도서를 폐기해달라는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제천시에서 민원이 처음 발생한 7월 6일 이후 두 달이 지난 지난 4일에도 제천시립도서관 서가에서는 민원이 들어온 몇몇 도서를 찾아볼 수 없었다. 제천시립도서관 어린이자료실 사서는 “민원이 들어온 책들은 아직 검토 중이라 관내 열람이 불가능하다. 언제 대출이 가능할지 정확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단체가 제천시 공공도서관에 열람 제한, 대출 중지, 폐기를 요구한 도서는 모두 117종이다.
<지난이야기>정진야학은 1986년 충북 제천 대명상호신용금고 지하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제천 유일의 검정고시 야간학교인 정진야학은 지난 37년 동안 오롯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봉사로 운영됐다. 지난 5회에서는 정진야학의 큰언니, 78세 김동금 학생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40년 넘게 충북 제천과 단양, 강원도 원주에서 야학을 만들고, 가꾸고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시민이 가꾼 정진야학’ 마지막 편에서는 정진야학 졸업생이자 현 교사 정종근 씨의 이야기를 싣는다. 저녁 6시 30분, 충북 제천 남현동 주민자치센터에 위치한 정진야학 고
지난 6일, 유럽연합이 디지털시장법(DMA)으로 특별 규제를 받게 되는 기업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DMA는 거대 IT기업이 플랫폼을 이용해 시장을 독점하지 않도록 막기 위한 법입니다. 이 법을 어기면 연 매출의 최대 2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하는 등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됩니다. 모두 7개 기업이 심사를 받았는데, 삼성만 빠지고 최종 명단에는 애플과 메타, 아마존을 비롯한 6개 기업이 포함됐습니다. 처음에는 삼성을 플랫폼 기업으로 보고 심사 대상에 포함했지만, 심사 과정에서 스마트폰 제조사로 보고 특별규제 대상에서 뺐습니다. 삼성도 ‘삼성 인터넷’처럼 플랫폼 역할을 하는 앱들을 갖고 있지만, 타사 플랫폼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낮고 개방적이라고 본 겁니다. 세차게 내리는 시사용어 소나기, 이번에는 빅테크기업을 규제하는 법 ‘DMA’입니다.
“기후위기가 일자리와 거주 공간을 위협하고 생명의 위기로 닥쳐오는 동안 정부는 스스로의 역할을 포기했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은 온실가스 뿜어대며 미국까지 날아가서는 유엔(UN)기후정상회의에 참석도 안 했습니다. 당치도 않은 부산엑스포 구걸을 했다고 합니다. (이에 앞서) 문재인 정권은 그 엑스포 핑계로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추진해,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파괴의 문을 열었지요.”지난 23일 오후 2시 서울 시청역과 숭례문 일대에서 ‘923기후정의행진’이 열렸다. 지난해와 비슷한 3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지난 21일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집행위원장 장해랑, 이하 DMZ영화제)가 CGV 고양백석 7관에서 폐막식을 진행하고 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DMZ영화제에서는 총 54개국에서 제작한 147편의 작품을 상영했으며 DMZ에 인접한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에서 진행되었다.장해랑 집행위원장은 단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다큐멘터리의 시대정신과 본질에 더 천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물으며 영화제를 기획해나갔다고 말했다. 또한 ‘다큐멘터리, 오늘을 감각하다’라는 슬로건에서 엿볼 수 있듯이 다큐멘터리는 현실 속 모든
한국의 병원은 문턱이 낮다. 지난 7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을 보면, 한국의 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횟수는 연간 15.7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가계가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 비중도 2011년 34.9%에서 2021년 29.1%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의료 장비와 병원의 병상수 역시 OECD 평균보다 많다. 이 정도면 겉으로 드러나는 한국은 의료 선진국임이 틀림없다.하지만 겉보기에 번듯한 의료 선진국 한국은 안으로는 곪아가고 있었다. 지난 3월, 대한소아청소년의사
[사라진 꿀벌] ① '꿀벌 킬러' 농약, 4대강과 지하수에서 검출꿀벌이 사라졌다. 이 벌통도, 다른 벌통도 마찬가지였다. 취재팀은 지난 4월 27일 충북 제천시에 있는 홍공진(70) 씨의 양봉장을 찾았다. 홍 씨는 지난 겨울 벌통 300군 가운데 약 270군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피해를 입었다. 지난 5월 4일 방문한 충북 청주시에 있는 김 모씨의 양봉장도 비슷했다. 전체 330군 중 260군의 벌통에서 꿀벌이 겨우내 사라졌다.이와 같은 꿀벌 집단 실종 현상은 2021년부터 전국적으로 발생했다. 한국양봉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2023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사회가 총체적으로 변화해야 하는 시기, 미술관들은 ‘지속 가능한 전시’를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술관들은 ‘자본집약적 전시’로 행사 한 번마다 석고벽, 현수막 등 5톤(t) 트럭 4대가량의 폐기물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제로웨이스트(쓰레기 배출 최소화)’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해상운송, 전시물품 재활용, 홍보물 디지털화 등을 시도하는 미술관이 등장했습니다. 해외 작품 운송 대신 실시간 중계부산시 사하구 하단동에 있는 부산 현대미술관은 2021년 5월 4일부터 22일까지 <지속 가능한 미술
"그냥 시간 남으니까 치우는 거지 뭐. 골목이라 (담배)꽁초도 많은데 청소도 잘 안 해줘. 풀 나 있고 하면 보기 안 좋으니까. 시간 있는 사람이라도 치우면 좋잖아." '빌라 관리자냐'는 질문에 신현대(79) 씨는 이렇게 답했다. 제천 고속버스터미널 바로 뒤에 있는 ‘고속연립’에 사는 신 씨는 이 연립의 관리인이나 마찬가지다. 물이 새는 지붕도, 칠이 벗겨져 보기 흉한 외벽도 그가 주도해 보수했다. "지붕은 3년 전에, 외벽은 1년 전에 했지. 세대가 몇 개 안 되니까 내가 돌면서 돈 걷어서 했어. 그냥 두면 누가 와서 살고 싶겠냐
국내 4대강과 지하수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이하 네오닉) 계열 농약 성분들이 높은 빈도와 농도로 검출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네오닉계 농약은 꿀벌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탓에 유럽 연합에서 실외 사용이 전면 금지된 농약이다.취재팀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미향(무소속) 의원실을 통해 단독 입수한 국립환경과학원의 2021년, 2022년 연구용역 보고서를 보면, 국내 4대강에서 네오닉계 농약인 이미다클로프리드(IMI)와 티아클로프리드(THD) 등 2종이 검출됐다. 지하수에서는 IMI, 클로티아니딘(CLO), 티아메톡삼(T
지난 5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인도의 모디 총리는 자신을 ‘바라트의 총리’라고 적은 초대장을 회원국들에 보냈습니다.정상회의 석상에서 사용한 명패에도 바라트로 표시했고, 대통령이 주최한 G20 만찬 초대장에도 나라 이름을 바라트라고 표시했습니다.이 때문에 인도가 튀르키예처럼 공식적으로 국가 이름을 바꿀 것인지 관심을 모았습니다.이번에 등장한 ‘바라트’는 산스크리트어로, 인도인 사이에서 국호로 사용되고 있는 명칭입니다.영문판과 힌디어판 헌법 1조에도 국가에 대한 설명으로 인도와 함께 명시되어 있습니다.인도는 국민들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 글입니다.그리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명령에 따라 흙을 빚어 인간을 만든다.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는 생태계를 이루는 인간 외의 생명체들을 만든다. 형은 동생에게 모든 존재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재능을 하나씩 부여하라고 명한다. 사슴에게는 천적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가늘고 날렵한 다리를, 늪에서 먹이를 구하며 사는 악어에게는 억센 이빨을 부여한다. ‘뒤늦게 생각하는 자’라는 의미인 에피메테우스는 그만 인간에게 줄 능력을 깜빡하고 만다. ‘앞을 내다보는 자’인
2021년 9월 17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원엠스페이스(1M SPACE)에서 여성환경연대(상임대표 이안소영) 주최로 ‘제6회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현장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40여 명이 함께한 이날 행사는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의 홍승은 작가 사회로 진행됐습니다. 홍 작가는 페미니즘을 통해 자신이 변화한 과정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행사에 참석한 윤현정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가 비장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2020년 여름 긴 장마와 태풍, 산사태, 홍수 등 기후재난은 모든 곳을 쓸고 지나갔습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 현황 분석을 보면, 2021년 우울증 환자는 93만 3481명이다. 2017년과 비교해 35.1%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긴 시기다.지난해 2월, ‘터치유’는 “여러분의 마음, 안녕하신가요.”라며 첫인사를 건넸다. 많은 사람이 원래의 일상을 잃어버린 지 2년째가 되던 해였다. ‘터치유’는 <한국일보>에서 격주 목요일 발행하는 뉴스레터다. ‘치유하는 터전’이라는 뜻과 독자의 마음을 감동(Touch you)
2014년에 개봉한 넷플릭스 영화 <카우스피라시>(Cowspiracy)는 축산업이 기후변화 원인의 51%,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원인의 91%를 차지한다고 주장합니다. 대학생 김혜림 씨는 이 영화를 보고 육류 소비가 기후위기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후 김 씨는 덩어리 고기를 덜 먹는 정도로 육식을 줄였지만, 완전채식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다 2020년 8월 경기도 동두천시의 한 도계장에 가본 후 육식을 뚝 끊게 됐다고 합니다. 김 씨는 이렇게 회고했습니다.“닭을 실어 나르는 트럭에 작은 케이지(닭장)가 여러 층 쌓여있
2009년 첫 출범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집행위원장 장해랑, 이하 DMZ영화제)가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DMZ영화제는 오늘부터 21일까지 경기도 고양특례시와 파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DMZ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이번 영화제에서 ‘세계 유일의 분단현장인 DMZ에서 DMZ의 시선을 세상을 응시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단비뉴스>의 편집국장 김동연 PD, 영화를 좋아하는 이정우PD에게 DMZ영화제 기대작을 물었다. 두 사람은 각각 2편씩, 총 4편의 다큐멘터리영화를 소개하며 이유를 덧붙였다. 인간 본연의 감정에 대해 질문하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