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날은 더 더워지고 폭풍우는 더 많이 내릴 텐데, 자연의 이치를 우리가 무슨 수로 막겠어?"2018년 8월 13일 강원도 강릉시 안현동 경포진안상가에서 만난 상인 박정숙 씨는 일주일 전 기습적으로 쏟아진 폭우 피해에 대해 묻자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꾸했습니다. 같은 달 6일 새벽 3시 무렵부터 한 시간여 동안 집중적으로 내린 비는 진안상가와 마주 보는 경포호수를 범람시켰고, 이 물벼락은 박 씨가 25년째 운영하고 있는 건어물 판매점을 그대로 덮쳤습니다.가게에는 무릎 높이까지 물이 들어차 오징어·젓갈 등 판매 상품과 집기들이
“독일 농촌에서는 이익을 공유하는 등 지역주민들이 재생에너지 도입에 참여하고, 농지를 경작과 에너지 생산 두 용도에 이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법으로 지원하는 것이 연구되고 있습니다.”한국탈핵에너지학회가 지난 1일 ‘독일 농촌의 재생가능에너지’를 주제로 연 온라인 강연회에서 문기덕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클라인마흐노우시 기후보호담당관이 이렇게 말했다. 독일 농촌에서는 주민들이 에너지 협동조합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에 참여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사례가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그늘이 져도 작물 성장에 문제가 없는 경작지 위에
지난 2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경운동 불교환경연대 그린담마홀 강당에서 ‘축산업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과 대안’을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 40여 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한국환경회의가 주최한 이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농식품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이 기후위기 대처에 복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논의했다. ‘먹거리 전환’이 ‘에너지 전환’만큼 중요 조길예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대표는 ‘국제사회에서 축산업이 기후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먹거리 전환이 에너지 전환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아침 7시 서울 방배동 사당역 1번 출구 옆 공영주차장.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둑한 거리에 회색 후드티셔츠와 검은 패딩, 노란색 바람막이 등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은 손팻말이나 깃대, 깃발 등을 들고 있어 출근 버스를 기다리는 직장인들과는 확연히 달라 보였다.이들은 ‘탄소중립위원회 해체 및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기후위기 전북비상행동’ ‘발전노조 발전비정규직대표자회’가 함께 준비한 '기후정의버스가 간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었다. ‘새만금 신공
“대기업 이윤 아니고, 정의로운 전환 보장하라.”“탄소성장법 폐기하고, 기후정의법 제정하라.”“기후대응 발목 잡는 관료·기업 정신 차려라.”영국 글래스고의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환경운동가들이 ‘강력한 실천’을 각국 대표단에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등 국내에서도 동조 집회가 열렸다. 청소년, 환경, 인권, 노동 등 다양한 시민단체로 구성된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이날 서울, 인천, 청주, 창원, 부산 등 전국에서 ‘기후위기 세계공동행동’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집회와 행
지난달 25일 서울 동교동의 한 ‘패스트패션’ 의류매장. 생산과 유통, 소비의 수명이 짧고 유행에 민감한 의류를 취급하는 이곳은 가을·겨울용 옷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20대 여성 두 명은 5만9900원짜리 체크무늬 셔츠의 치수를 고르고 있었다. 니트(뜨개옷), 플리스(양털 재킷), 경량패딩(얇은 누비옷) 등 신상품이 매대에 가득했다. ‘가격 인하’ 문구가 붙은 제품들은 대부분 가격이 십만 원 이내였다. 이곳에서 청바지를 산 직장인 추모(31) 씨는 “옷을 고를 때 디자인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며 “패스트패션이 환경에 안 좋다는
손수레 두 대 분량보다 많은 당근 436킬로그램(kg)이 ‘기후재난의 위험’을 환기하며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 쏟아졌다. 환경단체 청소년기후행동 소속의 10대 활동가와 대학생 등 49명은 22일 오전 10시부터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글로벌 기후파업’ 집회를 열고 ‘당근 쏟기’ 등 퍼포먼스와 참가자 발언 등을 1시간가량 진행했다. 집회는 온라인 참가자를 위해 줌 화상회의로 생중계됐다. 10대와 대학생 등 ‘온실가스 감축목표 재설정’ 요구 다음 달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기후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 등으로 한국이 ‘기후악당’ 비난을 받는데 책임이 큰 두산중공업(주)이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인 청년 기후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형사고발과 함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특히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개선을 중시하는 ‘ESG 경영’을 홍보하고 있어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0일 환경단체인 청년기후긴급행동(대표 강은빈 오지혁) 등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 8월 9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강은빈(24) 청년기후긴급행동 대표와 이은호(32) 녹색당 기후
“공적금융이 오히려 우리 산업구조 전환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공적금융이 재생에너지에 관한 투자를 늘려,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산업구조를 만들겠다는 정책적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야 합니다.”지난달 30일 오후 3시 서울시 여의도동 글래드호텔에서 ‘한·독 탄소중립 2050: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금융’ 세미나가 열렸다. 주한독일대사관과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국제환경기구 클라이밋 트랜스패런시가 공동주최한 이 세미나에서 기후솔루션 윤세종 변호사는 ‘한국 공적금융의 화석연료 투자’ 발제를 통해 이같이 비판했
평소에는 눈에 띄지도 않던 쓰레기였다. 막상 주워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달리니 사방에 쓰레기가 보였다. 담배꽁초, 사탕 봉지, 플라스틱 음료병... 한 번에 열 발자국을 가기가 힘들었다. 쉴 새 없이 무릎을 굽혀가며 쓰레기를 주워 비닐봉투에 넣었다. 따가운 볕을 등지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니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평소였다면 오르막길을 감안하더라도 3킬로미터(km) 거리는 15분 내에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오전 11시부터 충북 제천시 신월동 세명공원에서 쓰레기를 줍고 분리배출까지 하다 보니 3km 달리기가 낮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사회 전체가 총체적으로 변화해야 하는 시기, 미술관들은 ‘지속 가능한 전시’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미술관들은 ‘자본집약적 전시’로 행사 한 번 마다 석고벽, 현수막 등 5톤(t) 트럭 4대 가량의 폐기물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제로 웨이스트(쓰레기 배출 최소화)’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해상운송, 전시물품 재활용, 홍보물 디지털화 등을 시도하는 미술관이 등장했다. 해외 작품 운송 대신 실시간 중계부산시 사하구 하단동 부산 현대미술관은 지난 5월 4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지속 가능한 미술관:
“작년 여름 긴 장마와 태풍, 산사태, 홍수 등 기후재난은 모든 곳을 쓸고 지나갔습니다. 제가 살던 울산에도 태풍이 찾아왔습니다. 태풍은 온 동네의 창문을 다 깨버렸고, 전봇대를 무너뜨렸고, 신호등은 꺾이게 했고, 정전을 하루 종일 일어나게 만들었으며, 차들을 파손시켰고, 심지어는 원전의 가동을 멈추게 했습니다. 저는 그날 태풍 하나로 우리의 시스템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제가 살아가는 곳은 전혀 안전하지가 않았습니다. 기후위기 속에서 무너질 것이 너무나도 당연해 보였습니다. 저는 돈도 없고. 사회적 권력
대학생 김혜림(22·서울) 씨는 넷플릭스 영화 <카우스피라시(Cowspiracy)>를 보고 육류 소비가 기후위기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영화는 축산업이 기후변화 원인의 51%,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원인의 91%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이후 김 씨는 덩어리 고기를 덜 먹는 정도로 육식을 줄였지만 완전 채식을 하진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8월 경기도 동두천시의 한 도계장(닭을 도살하는 곳)에 가본 후 육식을 뚝 끊게 됐다.닭을 실어 나르는 트럭에 작은 케이지(닭장)가 여러 층 쌓여있는데, 그 안에 갇힌 닭들은 몸을 제대로
“기후위기 대응이 절박한 만큼, 노동자의 고용과 일자리를 지켜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서 노동자의 일자리 보호를 강제할 정책이 전혀 보이지 않아요. 좋은 일자리 규모와 전체 고용 유지를 위한 노력보다 구조조정을 전제로 한 상태에서 전직을 지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19일 오후 2시 서울 관수동 전태일기념관 2층 공연장에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주최한 ‘제1차 2021 정의로운 전환 연속 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에서 ‘한국의 정의로운 전환 논의 분석’ 발제를 맡은 정보영 연구원(정의로운전환연구단)은 노동
"지금 대선 예비후보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논쟁을 하고 있습니까?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구조를 어떻게 바꿔야 할 것인가, 그러면 어떤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기존 일자리는 어떤 게 없어지나, 직업이 없어질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새로운 비전을 주나...대선 후보들이 그런 얘기는 하나도 하지 않고 새만금에 공항을 만든다, 흑산도에 공항을 만든다, 온실가스 늘어나는 일만 벌이니 말이 됩니까."12일 오후 2시 서울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제8차 국가위기포럼에서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이 ‘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과 고속로 개발로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재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소설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19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후위기그린뉴딜연구회 주최로 열린 ‘파이로프로세싱과 고속로 개발의 허구성’ 세미나의 발표를 맡은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경제학부 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장 교수는 30여 년간 원자력정책을 연구해온 전문가다. 이날 세미나에는 줌(Zoom) 화상회의를 통해 우원식,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정민 전 원자력안전위원장, 일반 시민 등 20
“전 세계의 사례를 다 뒤져봐도 SMR(소형모듈원전)을 상용화시킬 수 있는 근거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12일 오전 8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후위기그린뉴딜연구회 주최로 열린 ‘국내외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논리의 배경과 실상’ 세미나의 발표를 맡은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줌(Zoom) 화상회의를 통해 윤준병,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정민 전 원자력안전위원장, 일반 시민 등 30여 명이 함께했으며 무소속 양이원영 의원이 사회를 맡았다. 재생에너지 늘면서 대형원전 유지 어려워져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