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오후 2시 서울시 노원구 상계3·4동 수락산 자락 별빛마을에 사회복지재단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의 자원봉사자 100여 명이 모였다. 초등학생을 동반한 50대 부부와 대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봉사자들은 초록색, 자주색 등의 조끼를 입고 3.6킬로그램(kg)짜리 연탄 대여섯 장씩을 지게에 진 채 언덕길을 올랐다. 이들은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 곳곳에 녹이 슬고 벽에는 낡은 판자가 덧대어 있는 집들을 돌며 연탄을 배달했다. 1965년 서울 청계천 철거민들이 산림청에서 가구당 10여 평 임야를 대여받아 정착한 별빛마을에는 무허가주택이 대다수고, 150여 가구 중 44가구가 아직 연탄을 땐다.
지난달 1일 오전 8시 경북 영주시 휴천동 강원연탄. 200평 남짓한 공장 안에서 연탄을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고, 시커먼 석탄 가루가 뿌옇게 흩날렸다. ‘시끄러운 음악 수준’인 84데시벨(dB) 이상의 소음이 내내 귀를 괴롭혔다. 출하 대기장에서는 연탄 소매업자 10명이 갓 나온 연탄들을 3.1톤(t) 트럭에 싣고 있었다. 1972년 문을 연 이 업체는 2018년까지만 해도 하루 최대 8만 장까지 연탄을 생산했지만, 현재는 2만~3만 장 정도로 생산량이 줄었다. 매출액은 연 40억 원 정도인데 재고 물량과
강원도 태백시 장성광업소와 삼척시 도계광업소 등 국내에서 가동 중인 4개 탄광의 채탄 위치는 평균 지하 650m다. 장성광업소는 최대 1000m까지 내려간다. 탄광노동자들이 과거 ‘막장’이라 부르던 채탄 작업장까지 내려가는 데만 도보, 엘리베이터 등을 포함해 40분에서 1시간이 걸린다. 37년간 장성광업소에서 석탄을 캐고 5년 전 정년퇴직한 추교열(65) 씨는 지하 채탄장의 온도와 습도를 생생하게 기억한다.“작업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땀이 온몸에서 흐르죠. 장화에 땀이 가득 차 질척이기 시작하고요.”고온·탄가루 속 지하 수백 미터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전환이 시대적 과제가 된 가운데 화석연료산업의 노동자, 지역주민, 소비자 등이 부당한 피해를 보지 않게 배려하는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도 중대한 숙제로 떠올랐다. 국내에서 가장 값싼 연료인 연탄은 전국의 8만여 빈곤 가구가 ‘생존 연료’로 쓰고, 26곳의 공장에서 고령의 저임금노동자가 생산하며, 그 원료인 석탄은 광업소 4곳에서 ‘골격계나 진폐 환자가 되어가는’ 탄광노동자가 캐고 있다. 는 정부의 탈석탄 정책이 이들 연탄 소비자, 노동자, 지역주민 등에게도 정의로운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