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오전,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진도 앞바다를 항해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MBC를 시작으로 YTN, MBN, SBS, KBS는 세월호 승객이 전원 구조되었다는 뉴스 속보를 띄운다. 사실이 아니었다. 사건 발생 후 이틀 동안 방송사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작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한다.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16일 당일 실제로 구조작전에 투입된 잠수사는 고작 16명이었다. 다음날인 17일, KBS는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체육관을 방문했다는 뉴스를 내보낸다. 영상 속에는 가족들이
‘대리언 갭’(Darien Gap). 콜롬비아와 파나마의 접경 지역에 있는 열대우림이다. 길이는 160km, 폭은 50km에 달한다. 살인과 강간을 일삼는 무장 강도가 활개치고 독사와 산사태 등 각종 위험이 도사리는 탓에,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예로부터 미국으로 향하는 수많은 이민자가 남아메리카에서 북아메리카로 넘어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이 ‘죽음의 정글’을 가로질렀다.캐나다 출신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겸 다큐멘터리스트 나디야 드로스트(Nadja Drost)는 2019년 대리언 갭을 건너는 이민자 행렬에
※이 글은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주택가의 한 골목길. 카메라가 두 갈래의 길을 정면에서 비춘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세모난 모양의 단층 주택을 기준으로 왼편 길은 야트막한 언덕길이고, 오른편 길은 가파르게 경사진 계단길이다. 왼편에는 남자아이가 서 있고, 오른편에서는 여자아이가 계단을 몇 걸음 올라서서 남자아이를 내려다보고 있다. 두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 열두 살이다. 남자아이는 눈썹이 짙고, 쌍꺼풀 없는 긴 눈이 차분한 분위기를 풍긴다. 여자아이는 양 갈래로 머리를 땋고 멜빵 청바지를 입었
인터넷 시대가 시작되면서 글과 영상의 무제한 유통이 가능해졌다. 언론사는 24시간 언제나 기사를 온라인에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에서 저널리즘의 목적 역시 다양해졌다. 어떤 언론사는 원초적인 흥미를 자극해 조회수를 올렸다. 또 다른 언론사는 기존에 실행하지 못했던 전달 방식을 고민했다. 그들은 독자의 동작에 반응하는 쌍방향 시청각 매체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기사를 만들어 저널리즘의 지평을 넓혔다.‘저널리즘의 기본원칙’ 8장은 기사 흡인력과 독자 관련성에 관해 다룬다. ‘저널리즘은 최선을 다해 중요한 사안을 흥미롭게, 그리고 독자
직업 활동을 표현하는 말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먹고산다’라는 말은 아주 오래전부터 흔하게 쓰는 표현이다. 글 쓰며 먹고산다는 사람, 운전해서 먹고산다는 사람, 노래로 먹고산다는 사람. 자신의 직업을 설명할 때 이만큼 상대에게 쉽게 전달되는 표현은 드물다. 올해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모은 메가 히트작, 영화 <파묘>에는 다양한 모습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등장한다.주인공 김상덕(최민식)은 풍수사다. 때로는 지관(地官)이라 자신을 칭하기도 한다. 현대사회에서 풍수지리설은 미신, 혹은 유사 과학 정도로 치부되며 위세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➀ 서문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② 1장: 저널리즘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③ 2장: 진실; 첫 번째 그리고 가장 혼란스러운 원칙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④ 3장: 기자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⑤ 4장: 사실 확인의 저널리즘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⑥ 5장: 기자의 독립성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⑦ 6장: 권력을 감시하고 목소리 없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제공하라 한때 디지털 기술은 민주주의의 충직한 아군처럼 보였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2018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병역법 제5조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법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고,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같은 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종교적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2심 판결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듬해 12월 국회는 대체역법을 만들었고, 2020년 10월부터 대체복무자들이 36개월 교도소 합숙 복무를 시작했다.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는 도입 후에도 논란이 계속됐다.
성은 부끄러운 것인가?대한민국에서 성(性)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성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성욕은 끼니때가 되면 배가 고프고, 밤이 되면 잠이 오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인데도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성을 탐구하려는 시도는 거부된다. 마치 성(城)과 같은 두터운 벽이 성(性)에 관한 논의를 막고 감추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공공연하게 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라는 사회적 통념 속에서 성장해 성인이 된다. 과연 성은 은밀히 감추어야 하는 부끄러운 것일까? 성에 대해 솔직해지는 것은 도덕적으로
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➀ 서문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② 1장: 저널리즘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③ 2장: 진실; 첫 번째 그리고 가장 혼란스러운 원칙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④ 3장: 기자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⑤ 4장: 사실 확인의 저널리즘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⑥ 5장: 기자의 독립성1964년 미국 퓰리처상 심사위원회는 수상 분야에 ‘탐사보도’(investigative report) 부문을 새로 만들었다. 탐사보도 분야의 신설은 저널리즘에 새로운 역할을 강조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하철을 기다리는 인파가 담긴 화면이 흐릿하게 보인다. 길게 늘어선 줄 사이로 분주히 걸어가는 사람도 있다. 장면이 전환되자, 승객들이 승강장에 들어선 만원 열차에 하나둘 타기 시작한다. 여전히 화면 일부는 흐리게 보인다. 이어진 장면도 마찬가지다. 콩나물시루처럼 모인 인파를 머리 위에서 촬영한 장면, 걸어가는 시민의 뒷모습, 다시 비좁은 열차에 몸을 집어넣는 이용객들을 담은 컷도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인다.이 영상은 지난 1월 19일 가 보도한 <'지하철 5호선 연장' 중재안 내놓은 정부…인천은 '반발'>의 일부다.
‘노란봉투법’ 등 노동 문제를 다룬 언론 보도가 갈등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복잡한 맥락을 담지 않은 기사가 특정 시기에만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갈등 해결이 요원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도 관행의 배경으로는 정치에 집중한 정쟁 보도와 다양한 입장을 담지 않은 단순 보도 등이 지목됐다.세명대 저널리즘연구소와 전국언론노조는 지난 1월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토론회를 열고, 지난 한 해 동안 신문과 방송이 보도한 ‘노란봉투법’ 기사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토론회는 세명대 저널리즘연구소와 전국언론
泰山不辭土壤 故能成其大 - 사기, 사마천춘추전국시대, 진나라에는 시황제가 통일제국을 만드는 일을 도운 외국 출신 유능한 인재가 많았는데, 어느 날 시황제가 이들을 추방하는 축객령(逐客令)을 실시했다. 초나라 출신으로 자신도 추방의 대상이었던 책사 이사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시황제에게 축객령을 거두어드릴 것을 설득하는 상소문을 올린다. 이 상소문이 유명한 간축객서(諫逐客書)다. 泰山不辭土壤 故能成其大. 태산불사토양 고능성기대. 간축객서의 한 구절이다. 태산은 한 줌의 흙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높은 산이 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① 서문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② 1장: 저널리즘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③ 2장: 진실; 첫 번째 그리고 가장 혼란스러운 원칙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④ 3장: 기자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⑤ 4장: 사실 확인의 저널리즘저마다의 사실과 의견이 범람하는 시대다. 기술은 온라인에서 글과 영상의 무제한적인 유통을 가능케 했다. 정당, 기업, 시민단체 등 사회 조직은 물론 일반 시민까지 온라인에서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한다. 그중 일부는 자신과 관련된 일을 기사의 외양을 갖춰 배포하기
방심위가 가짜뉴스를 심의하겠다고 나서자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방심위가 가짜뉴스를 심의할 법적 근거와 심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기사에 ‘심의 중’ 표시를 달면 진위를 따지기 전에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일부 심의위원 주도로 심의가 계속 이어지고 의결 없이 포털 기업에 ‘심의 중’ 표시를 요청하는 공문까지 보낸 사실이 알려지자, 방심위 내부와 언론계에서 가짜뉴스 심의에 반대하는 성명문을 발표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인기폭발’, ‘흥행질주’, ‘신드롬’ 등은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홍보하는 기사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문구다. 홍보성 기사는 배우와 감독, 줄거리 등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흥행요소까지 짚어주면서 사람들이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끼도록 만들어준다. 짧은 길이에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홍보 기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있다. 바로 시청등급이나 프로그램의 유해성에 관한 정보다. 프로그램의 기본정보에 해당하는 시청등급을 알려주지 않는 홍보성 기사, 콘텐츠가 담고 있는 유해성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 언론의 보도 방
‘기강 잡힌’ 미디어 사투리최근 소셜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화제가 된 영상이 있다. 바로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지만의 줄임말)이 게재한 ‘미디어 사투리 기강 잡으러 왔어예’이다. 지난달 29일 업로드된 해당 영상은 20일 기준 조회 수 176만 회를 기록, 댓글 수만 3,400개가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에서 대구 경북 지역의 사투리를 가르치는 유튜버 강민지는 인터넷 강의 일타 강사의 모습으로 미디어에서 어설프게 사용되는 대구 경북 지역의 사투리를 바로잡는다.그는 영상에서 “안녕하시소”라고 인사하
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➀ 서문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② 1장: 저널리즘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③ 2장: 진실; 첫 번째 그리고 가장 혼란스러운 원칙저널리즘의 기본원칙 ⓸ 3장: 기자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저널리즘의 본질은 사실 확인의 규율이다.’ <저널리즘의 기본원칙> 저자들이 제시한 저널리즘의 세 번째 원칙이다. 이를 다룬 4장 ‘사실 확인의 규율’의 분량은 이 책의 여러 챕터 가운데 가장 많다. 저자들은 일관된 사실 확인의 규율만이 저널리즘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고 역설한다.저널리즘의 객관성은 어떻게 달성될